모닝으로 고민 시작해 결국 G70 계약, 의외로 금액 차이 작았던 이유

자동차 살 때 ‘보태보태병’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차량을 구매할 때 ‘경차 OO을 살바에는 돈 조금 더 보태서 중형차 △△을 사지’라는 소비 심리가 일어나는 현상을 빗댄 말입니다. ‘보태보태’ 심리가 발동하면 결국 처음 설정한 차량 예산을 훨씬 상회하는 선택을 하게 되죠. 그중에서도 제네시스 G70은 국산차 중에선 젊은 층의 마음을 사로잡는 20대의 ‘현실’ 드림카로 통하는 차량입니다. 사회초년생 인턴 기자가 제네시스 스포츠형 세단 G70의 시동을 걸어봤습니다. 차량은 중고차 구독업체 더트라이브(www.thetrive.com/vehicles)에서 협조 받았습니다. 더트라이브는 선납금 없이 월 이용료만 내면서 타다가 6개월 이상이면 해지할 수 있는 차량 구독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용료에는 자동차세 등 각종 세금이 들어 있습니다. 시승한 차량은 제네시스 G70 3.3 터보 어드밴스드 모델입니다. 사륜구동의 2018년식이죠. 색상은 비크 블랙입니다. G70은 어드밴스드와 슈프림 모델로 나뉘는데, 상위 등급인 슈프림은 뒷좌석 열선시트, 전동식 파킹 브레이크, 차음 유리 등의 옵션이 추가돼 있습니다. 이 차량은 현재 더트라이브에서 6개월 이상 내가 원하는 기간 한 달 89만원 구독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신차로 하면 쏘나타보다 저렴한 가격인데요. 상태가 어떤지 샅샅이 들여다 봤습니다. ◇2030 노리는 제네시스의 엔트리 모델 제네시스 G70의 전측면부. /더비비드 G70은 제네시스 라인업의 엔트리 모델입니다. 가장 저렴한 모델이라기보단 스포츠 세단의 성격을 가진 차종으로, 작은 차체 대비 강력한 주행 성능을 갖춘 것이 특징입니다. G70은 2017년 첫 출시해 작년 첫 페이스리프트를 거쳤는데요. 페이스리프트는 자동차 골격은 유지하되 외관 디자인을 부분적으로 변경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자동차 뼈대 생산에 필요한 금형까지 완전히 바꾸는 ‘풀체인지’는 아직 거치지 않아 이전 모델인 2018년식인 시승 차량도 세련돼 보입니다. 차량 전면부는 기존의 다른 제네시스 차량과 비슷한 디자인을 유지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묻어납니다. 제네시스의 ‘패밀리 룩’ 디자인이라고 하면 보통 두 줄의 전조등과 커다란 격자 무늬 라디에이터 그릴이 떠오르는 데요. 그 중 격자 무늬 그릴이 눈에 띕니다. 제네시스 G70의 뒷모습. /더비비드 G70은 전면 범퍼 부분에 선형 크롬 소재를 사용해 강하고 날렵한 인상을 풍깁니다. 차체가 크지 않다보니 좌우 폭이 부족해 전조등은 전면에서부터 측면까지 길게 빠진 모습입니다. 후미등도 다른 제네시스 차량 대비 확연히 작아 스포티한 분위기를 더합니다. 후면에서는 고배기량 차량의 특징인 듀얼 머플러(배기구)도 보입니다. 측면을 보면 금방이라도 도로로 튀어나갈 것만 같은 날쌘 모습입니다. 제네시스가 전체 차종 중에서 가장 역동성을 강조하는 차량이 바로 G70인데요.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 차량 높이를 다른 세단 차량보다 낮게 설정한 것이 한눈에 보일 정도입니다. 계주 경기 출발선에서 몸을 낮추고 달릴 준비를 하는 육상 선수를 연상케 합니다. ◇현대자동차와 다른 한 끗 제네시스 G70의 운전석. /더비비드 실내로 들어왔더니 다른 세단형 차량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스포츠카’ 느낌이 들었습니다. 특히 1열은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가면 머리를 부딪칠 정도로 시트 포지션이 낮아 허리를 숙여 들어가야만 했죠. 실제로 운전석에 앉아 창 밖을 바라봤을 때 시야각도 좁았습니다. 보닛이 끝까지 안보이고 도로가 잘 안보여 운전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좌석에 앉아보니 시트는 푹신하지 않고 단단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시트 모양도 전체적으로 운전자의 허리를 감쌀 수 있게 설계된 모습입니다. 고속 주행 시 몸이 흔들리거나 밀리지 않도록 단단하게 지지하는 것은 스포츠카의 전형적인 특징이죠. 내부는 검은색 천연가죽을 사용했는데, 특징적인 부분은 빨간색 바늘 땀으로 개성을 더했습니다. 특히 좌석 전체에 들어간 세로 스티치는 기능적 요소 이상의 심미적 요소를 부각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우리 이렇게 신경 썼어!’라는 제네시스의 외침이 들릴 정도로 고급스러움이 느껴집니다. ◇진짜 오너 드리븐차량이란 이런 것 제네시스 G70의 스티어링 휠. 패들시프트로 주행을 즐길 수 있다. /더비비드 제네시스 G70은 전형적인 ‘오너 드리븐’ 차량입니다. 차량의 모든 기능이 철저하게 1열 운전자 중심으로 맞춰져 있죠. G80이나 G90의 설계와는 확실히 달랐습니다. G70의 1열을 위에서 바라보면, 센터페시아가 운전자 방향으로 약간 기울어져 있는 모습입니다. 실제로 운전석에 앉았을 때도 느껴졌죠. 차량 내부가 마치 운전자를 둘러싸고 있는 형상입니다. 현대 아반떼와 쏘나타 사이의 실내 크기를 가졌지만, 운전석만큼은 좁다는 느낌도 없었고요. 운전대에서 주목할 기능은 바로 패들 시프트입니다. 패들 시프트란 핸들 양쪽에 장착된 기어 변속기로, 핸들에서 손을 떼지 않고 빠르게 변속을 할 수 있어 보통 경주용 차량에 기록 단축 용도로 탑재되곤 합니다. 자동차 애호가들은 부품을 구매해 자신의 차량에 장착하기도 하죠. G70은 경주차만큼의 변속 기능을 제공하진 않지만 그래도 주행의 재미를 느끼기에는 충분히 빠른 응답성을 자랑합니다. 뒷좌석은 그야말로 ‘있으니까 고마운’ 수준입니다. 4인승 차량이라고 하기 민망할 정도로 뒷좌석이 비좁습니다. 들어가서 앉자마자 장거리 2열 탑승은 무리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다행히 2열 시트를 접을 수 있어, 트렁크까지 활용해 짐을 싣는덴 무리가 없겠습니다. ◇동급 수입차보다 섬세한 옵션 제네시스 G70의 뒷좌석 공간. 장거리 탑승하기에는 좁다. /더비비드 제네시스는 G70의 출시 당시 경쟁 모델을 BMW 3시리즈와 벤츠 C클래스로 설정했습니다. 차량의 크기와 출력, 배기량 모두 비슷하게 만들었고, 가격대도 비슷하거나 약간 저렴한 수준으로 설정했죠. 프리미엄 브랜드의 준준형 세단과 경쟁하되, ‘옵션 가성비’와 ‘국내 최적화’를 수입차량과의 차별점으로 삼았습니다. G70 2018년식은 8인치의 내비게이션 모니터를 탑재했습니다. 작년 출시한 부분 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은 10.25인치로 화면 크기가 커졌는데요. 운전석에 앉아보니 모니터가 미세하게 운전석 쪽으로 기울어져 있어 시인성이 좋았습니다. 경쟁 상대로 꼽는 수입 브랜드 차량과 비교했을 때 내비게이션 성능이 확실히 좋다는 것도 G70만의 매력입니다. 국내에 최적화돼있어 핸드폰 지도 기능을 별도로 사용할 필요가 없을 정도입니다. 제네시스 G70의 휠. 스포크 디자인이 멋스럽다. /더비비드 앞좌석 열선, 통풍시트 그리고 뒷좌석 열선시트까지 모두 옵션으로 모두 선택할 수 있다는 것도 경쟁 차량보다 앞서있는 점입니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 기후 특성상 겨울에는 열선시트, 일명 ‘엉따’기능을 쓰고, 여름에는 좌석에 땀이 차지 않도록 좌석 통풍 기능, ‘엉차’기능을 사용해야 하는데요. 유럽 차량들은 유독 시트 옵션에 인색합니다. 2021 BMW 3시리즈도 통풍 시트 옵션이 없어 따로 시공을 맡기는 차주가 있을 정도죠. G70은 다양한 주행보조기능도 탑재하고 있습니다. 전방 충돌방지, 주차 보조, 차선 유지, 속도 유지, 휴대폰 무선 충전 등 운전에 불편함이 없도록 설계했죠. 벤츠 C클래스, BMW 3시리즈와 비교했을 때 비슷한 주행 옵션을 적용할 경우 1000만원에서 2000만원까지 가격이 벌어집니다. 이에 더해, 제네시스는 현대자동차와 동일한 AS 인프라를 누릴 수 있어 수리 과정이 번거롭고 부품값이 비싼 수입브랜드보다 편하게 차량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