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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아우디 e-트론 GT, '유유자적'한 운전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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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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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화 시대, 배터리 및 전기모터 기술과 플랫폼의 공유를 한층 더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에서는 대표적으로 포르쉐 타이칸과 아우디 e-트론 GT가 기술 공유 사례로 꼽힌다. 혹자는 동일한 뼈대가 사용된다는 점에서 "껍데기만 다른 차가 아니냐?"고 묻는다. e-트론 GT와 타이칸을 모두 경험해보기 전까지 누구나 그런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직접 두 차량을 경험해본 결과, 뼈대뿐 아니라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지만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이란성 쌍둥이랄까. 앞서 시승한 포르쉐 타이칸에 이어 국내 출시를 코앞에 둔 아우디 e-트론 GT를 독일 현지에서 만나봤다. 먼저, 외관이다. e-트론 GT는 'GT'란 이름에 걸맞게 '멀리 달릴 수 있는 고성능 차'인 그란 투리스모의 특징을 곳곳에 녹여냈다. 밑바닥에 거대한 배터리가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을 만큼 낮고 넓게 깔려있는 차체를 비롯해 원활한 공기 흐름을 위해 모난 데 없이 매끈한 차체까지 차에 몸을 싣기 전인데도 먼 거리를 오래 달릴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샘솟는다. 전기차 시대가 도래한 이후 아우디 디자인 아이덴티티였던 육각형의 싱글 프레임 그릴은 더 이상 본연의 역할을 하지 않는다. 다만, 여전히 디자인 요소로 차량 전면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릴 내부는 벌집을 재해석한 무늬가 새겨져 있다. 마치 독일 분데스리가의 바이에른 뮌헨 홈구장인 '알리안츠 아레나'를 닮아 더 눈길이 간다. 그릴 하단에는 타이칸에 탑재된 것과 동일하게 생긴 레이더 및 라이다 센서 뭉치가 탑재됐고, '조명 맛집' 아우디답게 양옆에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를 옵션으로 제공한다.  옆면은 매끈한 곡선의 미가 여기저기 조화롭게 자리잡고 있다. 앞서 타이칸의 디자인이 독특하고 강렬했다면, e-트론 GT은 부드럽고 아름답다. A필러에서 시작된 유려한 라인은 루프를 지나 트렁크 리드까지 매끄럽게 흐른다. 어느 한 곳 모나지 않도록 세심하게 빚은 덕에 공기 저항 계수는 0.24cd에 불과하다. 브랜드 스포츠카인 R8(0.35cd)보다도 훨씬 공기역학 성능이 뛰어나다. 뒷문에서 휀더를 지나 테일램프 바로 위까지 이어진 두툼한 곡선은 보디빌더의 떡 벌어진 어깨를 연상케 한다. 뒷면은 좌우로 길게 이어진 테일램프를 중심으로 화려한 테일램프가 적용됐고, 범퍼 아래쪽에는 디퓨저가 존재감을 더해준다. 다만, 이 디퓨저의 형상이 공기역학 성능에 큰 도움이 될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트렁크 리드 끝에는 가변 스포일러가 적용되어 다운포스를 더해준다. 리어 스포일러는 타이칸처럼 두 단계로 전개되며, 지붕을 따라 부드럽게 이어지던 공기 흐름을 이용해 보다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지원한다. 실내도 타이칸과는 완전히 다르다. 타이칸이 포르쉐 기존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완전히 뒤바꿨다면, e-트론 GT는 아우디의 디자인을 자연스럽게 계승했다.  중앙 대시보드가 왼쪽으로 살짝 기울어져 운전자 중심의 실내가 구성됐다. 아우디 버추얼 콕핏 플러스는 센터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왼쪽에는 디지털 계기판이, 아래쪽에는 공조 장치 조작계가 탑재됐다. 디스플레이 주변은 유광 검정 플라스틱으로 마감해 통일감을 준다. 한눈에 아우디 차량임을 알 수 있는 구성이다. 과거를 계승한 인테리어는 보기와는 달리 속내만큼은 미래를 지향하고 있다. 무두질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오염 물질이 발생하는 천연가죽 대신 인조 가죽과 캐스케이드, 그리고 다이나미카 극세사 소재로 시트커버를 구성했다. 여기에 플라스틱병에서 추출한 폴리에스테르 섬유와 천 가장자리 자투리 섬유 등을 활용했다. 카펫과 바닥 매트는 폐기물과 직물, 폐어망에서 추출된 재활용 나일론 섬유인 에코닐로 제작했다. 차량에 오르면, 가장 먼저 낮은 시트 포지션이 느껴진다. 덕분에 스포츠카를 타고 있다는 느낌이 물씬 든다. 다만, 시트는 일반적인 스포츠카처럼 딱딱하고 비좁지 않고 푹신하며 넉넉하다. 역시 GT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2열 공간은 타이칸과 비슷하다. 머리공간이 살짝 비좁지만, 길게 뻗은 시트 덕분에 허벅지를 편안하게 지지해준다. 타이칸과 달리 시트 구성이나 공간에서 조금 더 여유롭다. 시승차는 e-트론 GT 일반 모델로, 포르쉐 타이칸 4S의 카운터 파트너다. 앞·뒤축 각각 전기모터가 자리 잡아 아우디 사륜구동 시스템인 '콰트로'를 구성한다. 두 개의 모터는 최고출력 350kW(약 476마력), 최대토크는 64.3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여기에 런치 컨트롤을 사용하면 부스트 모드가 발동해 최고출력은 390kW(약 530마력), 최대토크는 65.3kg·m까지 높아진다. 동일한 배터리 용량(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 옵션)의 타이칸 4S와 비교하면 일반 모드 출력은 10kW(약 14마력), 부스트 모드 출력은 30kW(약 41마력) 낮다. 안전 제한 속도도 타이칸보다 5km/h 낮은 245km/h다. 그러나 둘의 차이를 체감하기란 쉽지 않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는 기본 4.5초, 부스트 모드 작동 시 4.1초 만에 주파하는 역동적인 몸놀림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부스트 모드 기준 타이칸과 0.1초 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차량 바닥에는 93.4kWh 배터리가 놓여있으며, 안전 마진을 제외하면 약 85.2kWh의 용량을 활용할 수 있다. 타이칸과 마찬가지로 800V 충전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최대 270kW 출력으로 단 5분 만에 100km를 달릴 수 있는 전력을 받는다. 차를 몰고 곧바로 아우토반의 속도 무제한 구간으로 향했다. 숫자로 확인했던 성능답게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강하게 지면을 박차고 나간다. 계기판에 찍히는 속도는 금세 200km/h를 넘어선다. 날렵한 외관과 뛰어난 가속력으로 짐작했던 것과 달리 편안한 승차감에 살짝 당황스럽다. 타이칸과 마찬가지로 3챔버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됐으나, 세팅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타이칸은 좌우로 이리저리 굽어진 길을 달릴 때 지면을 잘 붙잡도록 최적화된 느낌이라면 e-트론 GT는 고속도로 직선 구간에서 쭉 달릴 때 최적화된 느낌이다. 물론, 그렇다고 코너링 성능은 포기한 채 편안한 주행 감각만 챙긴 것은 아니다. 2.8도까지 회전하는 뒷바퀴를 통해 저속에서는 민첩한 핸들링을, 50km/h 이상의 고속에서는 안정감 있는 코너링을 구현했다. e-트론 GT는 회생제동보다 타력 주행을 통해 배터리를 절약한다. 이런 구성은 뛰어난 공기 역학 설계와 만나 빛을 발한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도 속도가 잘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주행 모드는 효율(Efficiency), 컴포트(Comfort), 다이내믹(Dynamic), 인디비주얼(Individual) 등 네 가지가 마련됐다. Q4 e-트론과 비교하면 필요한 순간 힘을 내주는 오토(Auto) 모드가 없다는 점이 아쉽다. 각 모드별 가속력부터 에어 서스펜션을 활용한 차량 높낮이까지 변화해 도로 상황에 맞춰 다양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인디비주얼 모드에서는 드라이브 시스템과 서스펜션을 조절할 수 있다. 다만, Q4 e-트론에도 적용됐던 스티어링 휠의 무게를 설정하는 기능은 e-트론 GT에 빠졌다. 차량 가격을 고려하면 무엇이든 선택의 폭이 줄었다는 점에서 아쉬운 부분이다. e-트론 GT는 계속해서 200km/h 넘는 속도로 아우토반을 내달렸음에도 전혀 지친 기색 없이 편안한 여행을 만들어줬다. 교통 흐름에 따라 가속과 감속을 반복해도 꾸준한 모습이다. 그러나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고 했던가. 독일 아우토반의 속도 무제한 구간을 한 시간 정도 달린 다음 기록한 최종 연비는 26.3kWh/100km다. 표시연비(19.2kWh/100km)보다 무려 27%나 낮은 수치다. 전기차 특성상 고속에서는 아낌없이 전기를 먹어치운다. e-트론 GT는 편안하게 교통 흐름을 넘나드는 매력이 있는 자동차다. 앞 차를 잡고 싶다는 경쟁심을 불러일으키는 타이칸과는 또 다른 매력이다. 시승 내내 최고속도를 넘나들었지만, 여유롭게 품격있는 자태를 유지할 수 있다. 속도 제약 없이 앞차를 따라 흘러가던 즐거운 기억을 뒤로 남긴 채 충전소를 찾아 떠나며 시승을 마친다.
[시승기] 아우디 e-트론 GT, '유유자적'한 운전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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