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한 현차보다 낮다니, 포르쉐 카이엔이 내는 연간 자동차세 수준

끝없는 논란 ㅎㅎ 배기량 클수록 오르는 자동차세 부과방식 기술 발전으로 고가의 친환경 차 늘자 조세 역전 현상 발생 국회에서 차량 가액 기준으로 조세 부과하는 방안 발의되기도 자동차를 운용하는 데 쓰이는 유지비, 한 달에 얼마나 들까요. 요즘 자동차 가격도 비싼데 연료비, 보험료, 수리비, 세금 등 한두 푼 드는 게 아닙니다. 차 유지비용이야말로 ‘티끌 모아 태산’이 아닌가 싶은데요. 그중에서도 매년 부과되는 자동차세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자동차세 매기는 기준 우리나라의 자동차세는 배기량을 기준으로 매겨진다. /게티이미지뱅크 자동차세는 차량 소유자에게 부과하는 지방세입니다. 국가 및 지자체가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관용차를 제외하고는 차 소유주 모두가 냅니다. 현행 자동차세는 엔진의 배기량에 세액을 곱한 값과 지방 교육세율 30%를 더해 산출합니다. 세액은 자동차의 종류와 영업용 여부에 따라 상이하죠. 예를 들어 1000cc 이하의 비영업용 경차는 cc당 80원, 1600cc 이하는 140원, 1600cc 초과는 200원의 세액이 적용됩니다. 배기량이 클수록 세금을 많이 물리는 구조입니다. 배기량이 없는 전기차에는 연간 13만원의 자동차세가 부과되죠. 세율은 같은 차량을 오래 탈수록 내려갑니다. 차령(자동차를 사용한 햇수) 3년 이상부터는 세액이 매년 5%씩 최대 50%까지 차감됩니다. 자동차는 다른 재산과 달리 점점 가치가 떨어진다는 점을 반영했죠. ◇포르쉐 카이엔보다 현대 팰리세이드가 자동차세 더 낸다고 현대자동차의 준대형 SUV 팰리세이드는 연간 100만원가량의 자동차세를 낸다. /현대자동차, 게티이미지뱅크 자동차세를 부과하는 목적은 두 가지입니다. 재산적 가치에 과세하는 ‘재산제적 성격’과 도로 유지•환경보전비용 등 공익사업경비의 일부를 요청하는 ‘부담금적 성격’을 가지고 있죠. 문제는 1967년부터 이어져 온 자동차세 부과기준입니다. 오늘날에도 ‘배기량을 기준으로 재산의 가치를 매기는 것이 맞느냐’에 대한 논란이 불거진 건데요. 자동차 기술은 엔진의 배기량을 줄이고 성능은 향상하는 방향으로 발전돼왔습니다. 과거에는 차가 비싸면 배기량이 필연적으로 컸지만, 이젠 아닌 거죠. 직접 예시를 들어볼까요. 출고가 3606만원의 현대 팰리세이드(3778cc)는 98만2000원의 자동차세를 냅니다. 1억1120만원짜리 포르쉐 카이엔(2995cc)은 77만8700원으로, 팰리세이드보다 26%가량 저렴하죠. 1억4560만원인 포르쉐의 전기차 타이칸은 13만원 뿐입니다. 국산차보다 훨씬 비싼 수입차 사이에 조세 역전 현상이 일어난 겁니다. ◇자동차세 개편 할 수 있나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자동차 과세 방식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자동차를 살 때 내는 개별소비세와 취득세는 차량 가격을 기준으로 매깁니다. 부과기준이 다른 자동차세는 매년 찾아오는 납부 시기마다 국민적 불만이 속출하고 있죠. 사실 배기량 기준의 과세방식에 대한 개정 시도는 10년 전부터 있었습니다. 2011년 정부가 자동차세 과세 기준에 대한 공청회를 열기도 했고요. 당시에는 지방의 세수 감소 문제로 무산됐습니다. 고급차에 물리는 세금이 늘고 중•소형차의 자동차세가 줄면, 고급차 소유주가 많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세금이 몰리기 때문입니다. 지동차세가 지방 재정의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지자체일수록 반대가 심했죠. 2021년에도 새로운 자동차세 부과 기준을 반영한 지방세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 문턱을 넘진 못했습니다. 차량 가액을 기준으로 자동차세를 정하고 탄소 배출량을 따져 세제 혜택 폭을 결정하는 방식이었는데, 마찬가지로 지방세 감소 우려가 문제였습니다. 자동차세 개편을 위해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도 필요합니다. 양국 합의문에서 한국 정부가 단독으로 자동차세를 수정하지 않는다는 내용에 합의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