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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제

한밤 중 "내 돈 내놔" 폭탄 전화'..'e심'이 심어줄 '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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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맨8Lv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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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지난 3월 휴대전화 번호를 바꾼 뒤 매일 밤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발신자들은 예전에 번호를 쓰던 박 씨를 찾더니 "빌린 돈을 갚으라"며 독촉했다. 박 씨가 가입한 주식 관련 스팸 문자까지 받았던 그는 결국 번호를 다시 바꿨다. 다음달 국내 스마트폰 'e심'(eSIM) 서비스가 상용화되면 번호이동이 쉬워진다. 이와 함께 번호의 기존 주인을 찾는 전화·스팸 문자가 늘면서 불편함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출시될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Z플립4·폴드'4에는 'e심' 모듈이 탑재돼 폰 1대로 번호 2개를 쓸 수 있게 된다. 유심과 e심을 함께 쓰는 '듀얼심'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QR코드로 파일만 내려받으면 'e심' 설치…집 안방서도 '번호 이동' e심이 단말기·통신사에 본격 도입되면, 소비자의 편의성이 증대될 것이라고 정보기술(IT) 업계는 입을 모은다. 'e심'은 QR코드를 통해 통신사 프로그램 파일을 내려받는 형태다. 따라서 매장을 가지 않고도 집 안방에서 새 번호를 받을 수 있다. 다만 번호이동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지는 만큼, '전화번호 재활용 제한 기간(에이징 기간)'을 기존의 28일에서 더 늘릴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있다. 한 달 안에 쇼핑몰·은행 등 곳곳에 등록한 번호를 변경하기 어려워, 예전 연락처 주인의 흔적이 완전히 지워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사업하는 사람들의 경우 엄청나게 많은 연락을 받아야 한다"며 "통신사들이 번호 변경시 일정 기간 번호 이동 안내 서비스를 무료로 지원하긴 하지만, 소비자들이 (서비스가 필요해도) 추가 신청을 하지 않은 경우도 많아 '에이징 기간' 연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모바일 스팸 신고가 폭증한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옛 번호 주인이 차단하지 않은 스팸 문자를 새 번호 이용자가 그대로 겪어야 하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스팸차단 애플리케이션(앱) '후후'를 운영하는 KT 계열사 '브이피'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스팸 신고 건수는 886만건으로 역대 분기 최다 수준을 찍었다. 전년 동기 대비 127만건 증가한 결과다. ◇기존 번호 주인 찾는 불필요한 연락 늘 듯…업계 "에이징 기간 연장 어렵다" 하지만 이동통신사 입장에서는 에이징 기간을 늘리는 것은 쉽지 않다. 번호가 묶여 있는 만큼 신규 가입자를 확보할 기회가 줄기 때문이다. 통신사 자체가 가진 '번호 자원'도 그리 많지 않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받은 자료(5월 기준)에 따르면, SK텔레콤은 보유한 번호의 88.5%가 개통됐다. KT는 75.1%, LG유플러스는 77.4%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LTE 버전 스마트워치나 태블릿PC를 쓸 때도 통신사 네트워크에서 하나의 단말기로 인식돼 '010' 형태의 번호가 주어지는 상황이라 새롭게 제공할 번호가 사실상 고갈된 격"이라며 "통신사 입장에선 '번호 재활용 금지 기간'을 최대한 짧게 가는 게 이득"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쓰지 않는 새로운 번호를 통신사에 제공해야 한다고 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기업마다 새로 지급할 번호 건수를 책정하는 기준을 수립하는 것 또한 녹록지 않을 것"이라며 "통신사가 신규 번호를 (소비자에게 먼저) 배정하는지 확인하기도 상당히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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