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자유주제

옥천 결혼이주여성들이 쏘아올린 작은 공

울트라맨8

Lv 116

22.08.16

view_cnt

669

“돈 몇푼 때문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며 잘 살려고 왔다는 사실을 시간이 증명해주겠지, 나라도 잘 살면 되겠지 하고 믿었습니다. 온몸에 상처를 떠안고 살아가는 친구들을, 결국 자식과 생이별하는 가슴 절절한 이야기를 애써 외면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1년, 2년, 어느덧 14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이주여성의 현실은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기로 했습니다. 우리에겐 권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옥천군 결혼이주여성협의회’를 만들었고, 100명이 넘는 이주여성의 뜻을 모았습니다.”(부티탄화 옥천군 결혼이주여성협의회 회장) 충북 옥천군 결혼이주여성협의회는 2020년 초 이주여성 당사자들이 직접 꾸린 비영리 민간단체다. 현재 옥천군 결혼이주여성 423명 중 120명이 협의회 회원이다. 이 단체 결성은 시혜와 동정의 대상으로 여겨지던 결혼이주여성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스스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노동력 확보나 혼인율을 높이는 수단으로 취급되기를 거부하고 ‘나’ 자체로 존중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이주여성 권리선언이기도 했다. 결혼이주여성협의회는 지난해 11월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책자를 펴냈다. 표지에는 〈우리가 만든 우리 이야기〉라는 제목이 한국어·베트남어·중국어·일어·영어·태국어·네팔어 등 7개 국어로 적혀 있다. 결혼이주여성들은 이 책을 준비하면서 각자의 고통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인권·혐오의 문제임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7월에는 〈어딘가에는 싸우는 이주여성이 있다〉가 세상에 나왔다. 〈우리가 만든 우리 이야기〉에 올해 6·1 지방선거 당시 협의회가 이주여성 정책을 요구하면서 지역사회에서 펼친 활동, 협의회 결성 과정 등의 내용을 덧붙인 책이다. 결혼이주여성들은 2권의 책이 나오는 과정을 거치면서 더 당당해지고 단단해졌다. 주간경향은 지난 8월 8일 옥천공동체허브 ‘누구나’에서 부티탄화 회장(39)을 만나 협의회를 만든 이유, 이주여성의 삶과 노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베트남 타이빈에서 태어났고, 2009년 한국에 왔다. 한국에 있던 베트남 친구들의 소개로 남편을 만나 국제결혼을 했다. 국적 취득 뒤 개명하는 경우도 있는데 나는 아버지가 지어주신 베트남 이름을 그대로 쓰고 있다.” -옥천에서 결혼이주여성으로 살면서 어떤 차별을 경험했나. “많은 사람이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아니라 태어난 곳에 더 관심이 많은 듯하다. 피부색을 보며 내가 태어난 나라가 얼마나 가난한지, 집이 얼마나 가난했는지, 그래서 얼마를 받고 시집을 왔는지, 지금도 베트남에 얼마를 송금하는지 아무렇지 않게 물어보곤 한다. 처음 봤는데도 친한 사이인 것처럼 반말을 한다. 한 농민 아저씨가 나를 ‘월남’이라고 부른 적도 있었다. ‘저도 여기서 사는 사람인데 월남이라고 부르지 말고 존중해주세요’라고 이야기했다.” -〈어딘가에는 싸우는 이주여성이 있다〉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대부분의 이주여성들은 집에서 모국어 침묵을 강제당했다. 아이가 한국어를 잘 배워야 한다며 엄마의 언어를 배제하는 것이다. 엄마가 주 양육자임에도 엄마의 언어가 배제된 채 자란 아이들은 엄마와 깊은 소통을 나누지 못하고 결국 이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다.’ “국제결혼가정에서 이주여성이 모국어 쓰는 걸 반대하는 경우가 많다. 엄마가 아이와 모국어로 대화한다고 아이의 한국어 수준이 떨어지는 게 아니다. 옥천에서도 아이가 두가지 언어를 모두 잘하는 사례가 있다. 한 이주여성은 임신했을 때부터 아이와 모국어로 대화했다. 그 아이가 현재 초등학교 2학년인데 학교·학원에선 한국어, 집에서 엄마랑 이야기할 때는 엄마의 모국어를 쓴다. 학교에 들어갔을 때 한국어 수준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협의회는 어떻게 만들게 됐나.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운영조직 중 하나인) 다문화가족협의회라는 곳이 있다. 그 협의회 회장에게 임원을 하고 싶다고 했더니 그분이 당황하면서 ‘여자는 안 된다’고 했다. 남자(결혼이주여성 배우자)만 의견을 내고 결정할 권한이 있다면 다문화가족협의회가 아니라 ‘다문화남편협의회’ 아닌가. 당사자인 이주여성을 존중하지 않는 구조가 너무 답답했다. 남편들을 통하지 않고 직접 우리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생각해 결혼이주여성협의회를 꾸리게 됐다. 지역사회에서 결혼이주여성들이 당사자 단체를 만든 건 처음인 걸로 안다. 아직 사무실 공간, 인건비, 활동비도 없고 열악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제 다문화 관련 행사에서 우리에게도 발언권이 생겼다.” 2019년 6월 11일 당시 정헌율 전북 익산시장은 다문화가족 대상 행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생물학적·과학적으로 얘기한다면 잡종강세라는 말도 있지 않으냐. 똑똑하고 예쁜 애들을 사회에서 잘못 지도하면 파리 폭동처럼 문제가 될 수 있다.” 이 발언이 알려지면서 사회적 논란이 커졌고, 2주 뒤인 6월 25일 시민사회단체들이 익산시청 앞에서 시장 발언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철효 전북대 사회과학연구소 전임연구원 등이 지난해 발표한 논문(‘결혼이주여성의 수행적 시민권: 익산시장 이주민 비하 발언 규탄 시위의 경험’)에 따르면, 행사를 기획한 단체들이 예상치도 못할 만큼 많은 수의 결혼이주여성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고, 기자회견은 분노와 항의를 표출하는 집회와 시위로 순식간에 확대됐다. 이를 두고 ‘결혼이주여성들이 집단적으로 무엇인가를 요구하며 사회에 등장한 최초의 순간’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옥천 결혼이주여성들이 쏘아올린 작은 공

옥천 결혼이주여성들이 쏘아올린 작은 공

사이트 방문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가장 먼저 댓글을 남겨보세요
자유주제

강원 2757명 신규 확진..일주일 전보다 2천명 줄어

강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일주일 전보다 크게 줄었다. 16일 도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확진자는 2천757명이다. 시군 별로는 원주 700명, 춘천 480명, 강릉 445명, 동해 156명, 홍천 140명, 속초 138명, 삼척 95명, 화천 86명, 횡성·양양 각 64명, 양구 61명, 영월 60명, 정선

울트라맨8|22.08.16
like-count0
commnet-count0
view-count679
22.08.16
자유주제

수면무호흡증 양압기 한 달 써보니[정용인의 생활 속으로]

G47.3. 이번 기획을 하며 처음으로 알게 된 질병분류코드입니다. 기자는 저 질병에 걸린 질환자입니다. 감량 등 적절한 처치를 하지 않으면 평생 안고 가야 할지도 모르는 질병입니다. 저 코드의 질병명? 수면무호흡증입니다. “아마 십중팔구는 양압기를 써야 한다는 판단이 나올 겁니다.” 기자의 코와 목 상태를 진단한 이비인후과 의사의 말입니다. 약 두 달

울트라맨8|22.08.16
like-count0
commnet-count0
view-count683
22.08.16
자유주제

대전·세종·충남 밤사이 최대 78.5mm 비..호우특보 해제

대전·세종·충남 지역에 전날 밤부터 16일 새벽까지 곳에 따라 많은 비가 내렸지만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16일 기상청에 따르면 15일 오후 6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논산 78.5mm, 부여 66.8mm, 대전 65.5mm의 비가 내렸다. 특히 논산에는 새벽 2시에 시간당 70mm에 가까운 비가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밤사이 정체전선이 남하하

울트라맨8|22.08.16
like-count0
commnet-count0
view-count885
22.08.16
자유주제

獨 4인 가구, 가스요금 연 65만원 더 내야..에너지기업 살리려 추가 부과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에 파산 위기에 몰린 독일 에너지 기업들을 살리기 위해 독일 가구는 한시적으로 가스 요금을 추가로 내야한다고 로이터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 가스공급 업계들의 합작회사인 트레이딩허브유럽(THE)은 10월1일부터 가스를 쓰는 기업과 가정에 ㎾h당 2.4센트(32원)의 부담금을 추가하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 부담금

울트라맨8|22.08.16
like-count0
commnet-count0
view-count887
22.08.16
자유주제

日 각료들, 또 야스쿠니 신사 참배..서경덕 "韓 무시하는 처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5일 패전 77주년을 맞아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하고 각료들은 직접 방문해 참배한 것과 관련,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한국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서 교수는 16일 소셜미디어(SNS)에서 신사참배 소식을 알리면서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이 일으켰던 크고 작은 침략 전쟁에서 숨진 이들의 혼을 떠받드는 시설로, 특히

울트라맨8|22.08.16
like-count0
commnet-count0
view-count935
22.08.16
자유주제

무좀 탈출기

여성도 취약한 무좀 온몸에 땀이 흐르는 여름이면 불청객처럼 찾아오는 무좀. 뜨겁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무좀 환자들의 시름이 깊어진다. 겨우내 호전된 줄 알았던 무좀이 다시 기승을 부리면서다. 무좀을 일으키는 피부사상균은 특히 고온 다습한 여름에 번식이 활발하게 이뤄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8~2020년 조사 결과 1년 중 날이 따뜻해졌다가

울트라맨8|22.08.16
like-count0
commnet-count0
view-count676
22.08.16
자유주제

광복절 연휴에 18만2천800명 제주 찾아..작년보다 20.9% 많아

16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본격적인 연휴가 시작된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나흘간 항공기와 여객선 등을 이용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총 18만2천800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날짜별로 보면 12일 4만6천906명, 13일 4만9천572명, 14일 4만4천493명, 15일 4만1천829명으로 하루평균 4만5천700명꼴로 제주를 찾았다. 관광협회는 연휴

울트라맨8|22.08.16
like-count0
commnet-count0
view-count663
22.08.16
자유주제

취임 100일 앞둔 尹 대통령, 반전 카드는?..이준석 "尹 성적 25점"

윤석열 대통령, 어떤 메시지를 내놔야 20%대를 기록했던 지지율의 반등 기회를 가질 수 있을까요? 작심 기자회견 이후 여론전을 펴고 있는 이준석 대표는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성적을 100점 만점에 25점이라고 평가했는데요. 이 대표의 말을 김경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대선 당시 자신을 향한 윤 대통령의 욕설이 이른바 '윤핵관'들에게 지령 역

울트라맨8|22.08.16
like-count0
commnet-count0
view-count664
22.08.16
자유주제

뚜루루뚜루♪.."아기상어, 美서 248억 대박" 매출 1년새 6배↑

'아기상어' 등 콘텐츠 제작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 더핑크퐁컴퍼니가 지난해 미국에서만 전년대비 6배 이상 급증한 248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글로벌 진출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더핑크퐁컴퍼니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831억580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671억6800만원) 대비 23.8% 성장한 것

울트라맨8|22.08.16
like-count0
commnet-count0
view-count673
22.08.16
자유주제

8월 16일 미증시 특징주

현지시간 8월 15일 월요일, 새로운 한주가 시작됐습니다. 3대지수가 마침 기분좋게 일제히 상승 마감했습니다. 먼저 섹터별로 확인해보겠습니다. 오늘 장에서는 11개 섹터 가운데 2개를 제외하고 모두 상승했습니다. 필수소비재주와 유틸리티주가 가장 크게 올랐습니다. 반면에 역시나 에너지주가 가장 크게 빠졌습니다. 그럼 바로 이어서 개별 특징주들 살펴보겠습니다.

울트라맨8|22.08.16
like-count0
commnet-count0
view-count860
22.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