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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제

28년 환경정치학 강의한 교수의 조언 "기후위기 내 탓 보다 중요한 건.."

울트라맨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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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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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대덕구 미호동에 자리 잡은 '미호동넷제로공판장'. 1층 문을 열고 들어서면 제로웨이스트샵이 펼쳐지고, 2층으로 올라서면 에너지전환해유 사회적협동조합(아래 해유)이 운영하는 넷제로도서관이 열려 있다. 환경 분야 도서, 자본주의 사회를 비판하는 도서들로 빼곡히 채워진 공간에 새로운 서가가 마련됐다. <녹색평론>부터 환경분야·인문사회도서 200여 권들로 빼곡히 채워진 서가를 마련하게 한 이는 바로 권혁범 대전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다. 이달 말에 은퇴할 예정이니 이제는 학자라 소개하는 것이 맞겠다. 기후위기 시대, 넷제로를 일구는 미호동넷제로도서관에 책 기증을 한 그를 지난 5일 만났다. "진보 개념, 확장되는 중" - 대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29년 학생들을 가르치셨어요. "1994년 대학에서 처음 일을 시작했으니, 28년 반을 교수로 있었네요. 일단은 만세를 외치고 싶은 심정이 들어요. 특히 행정적인 일로부터의 해방감이 있죠. 대학이 신자유주의 정책에 의해 휘둘리면서 대학의 본래 역할을 잃어버린 측면이 커요. 사무 관료적인 행정 절차는 언제든지 창조적이고 비판적인 지식인들에게 억압적인데 그 부분에서 해방된 게 좋아요. 아쉬움이 드는 건 학생들을 만날 수 없다는 부분이고요. 강의 철학 중 하나가, 방학 끝나갈 무렵 설레지 않으면 당장 교수 그만둬야 한다는 건데, 28년 동안 설레지 않았던 적이 없어요." - 주로 생태·여성·지역·인권 등과 관련한 강의를 하셨어요. "대학에서 생태·환경·인권 분야가 비주류로 분류되죠. 신자유주의적인 발상 탓에 비판정신을 길러내는 인문학과 기초 사회과학이 대학에서 천시받는 거죠. 외국에서 국제 정치·경제 및 제3세계의 발전·저발전 연구를 하다가 1993년도에 귀국했어요. 그때는 환경에 중심을 둔 연구는 아니었는데, 한국의 개발 중심 성장 속에 자연환경이 파괴되어온 광경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어요. 그걸 계기로 대학에서 '환경평화정치론'이라는 과목을 개설하게 됐어요. 현재는 '세계환경정치론'으로 과목 이름이 바뀌었고, 지난 학기까지 그 강의를 했네요. <민족주의와 발전의 환상>, <국민으로부터의 탈퇴>, <민족주의는 죄악인가> 등의 책들도 썼고요. 젠더문제 의식도 강해서 <여성주의, 남자를 살리다>라는 책을 쓰고 <성과 문화의 정치학>이라는 강좌도 개설해서 학생들과 치열하게 토론했지요." - 진보적 비주류 정치 의제들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반영되었을까요, 강의하면서 사회의 변화를 느꼈나요. "무엇보다도 '진보'의 개념이 확장되고 다양한 길로 분화되어 나아갔다고 봐요. 기존 진보의 억압성과 획일성에 대한 반성으로 탈진보적 세력도 커졌구요. 양심적 병역거부만 해도 이전에는 군대에 갔다 온 많은 남성이 말도 안 된다며 매우 적대적이었지만, 지금은 대체복무제가 생겼잖아요.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아직 제정 전이지만 퀴어퍼레이드를 접하면서 희망적인 기대가 생겼어요. 주한미국대사가 와서 '이것은 인권이다'라고 선언했으니, 퀴어퍼레이드를 욕하는 수구 진영도 난감해지는 상황이 되는 거고요. 보수정권이 들어서긴 했지만, 전반적인 흐름에서는 긍정적인 변화도 있다고 봐요. 국가인권위원회·인권단체·성평등·환경에 대한 관심과 그걸 추구하는 단체도 많이 생겨나고요. 비정규직 문제는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숙제죠. 비정규직 노동자를 계속 양산하는 추세로 흐르고 있으니, 오히려 퇴행했다고 봐요. 노동자뿐 아니라 농민 등 소외계층이 계속 차별에 노출된 상황은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예요." - 교수님의 강의나 책을 보면 환경문제는 곧 정치문제라고 생각하시는 거 같아요. "중요한 건 공동체의 문제가 될 때 정치적인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는 거예요. 환경문제를 공동체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개인의 습관이나 태도의 문제로만 몰잖아요. '내 탓'이라고만 생각하면, '공동체의 문제'라는 사실은 사라지죠. 물을 아껴 쓰자, 자연을 후손들에게 물려주자, 허리띠 두르고 개천 청소하면서 자연을 보호하자 등등 이런 말만 하지 말고요. 정책·제도·법 등을 포괄하는 정치·경제 구조가 있잖아요. 이 구조적인 문제 의식을 갖고 환경문제에 접근해야 해요." - 환경문제의 이슈와 양상이 시대적으로 변하고 있는데, 흐름을 짚어주신다면요. "환경문제 자체를 '공해 추방' 정도에서 바라보던 시대가 있었지요. 70·80년대보다는 사회의 관심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비주류 의제 중 하나로 바라봐요. 개인적으로 비판적인 시각이 좀더 강해요. 기후위기가 대중의 관심을 끌기가 어려운 건 단기적으로 이 문제가 눈에 잘 안 보인다는 점이에요. 폭염과 폭설을 말할 때, 이게 기후위기 때문이니 해결하자고 해봐야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이 될까요? 온실가스 배출량을 수치화해서 전달한다고 해도 온실가스 배출량과 기후위기의 연관성을 바라보지 못한다면 마찬가지예요. 논리적으로 다가가는 것의 한계가 있을텐데, 조금 더 창조적인 전달 방식이 없을까 고민하고 있어요."
28년 환경정치학 강의한 교수의 조언 '기후위기 내 탓 보다 중요한 건..'

28년 환경정치학 강의한 교수의 조언 '기후위기 내 탓 보다 중요한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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