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rdict
정통 오프로더를 전기로 경험할 수 있는 유일한 G바겐
GOOD
- 전기차 티내지 않는 멋진 디자인
- 압도적인 오프로드 주파 성능
BAD
- 환경부 인증 주행가능거리 392km
- 꿈만 같은 2억 4,260만 원 가격표
Competitors
-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
- GMC 허머 EV SUV
출처 : 모터플렉스
![[모플시승] 메르세데스-벤츠 G580 EQ, '전설, 전기로 달리다'](https://img.getcha.io/webV2/link.png)
[모플시승] 메르세데스-벤츠 G580 EQ, '전설, 전기로 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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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가진 것. 이를 타임 리스라 부른다. 오늘 소개할 차가 가진 핵심가치다. 1979년 출시 이후 45년의 역사를 이어온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 이야기다.
하지만 시승한 G-클래스는 전기차라는 새로움을 담았다. 순수 전기 파워트레인을 얹은 G580 EQ이기 때문이다. 바디 온 프레임 플랫폼 기반 정통 오프로더가 전기 파워트레인과 어떤 조합을 이룰지 궁금증이 앞선다.
G 580 EQ의 외모는 익숙하다. 네모반듯 박스형 실루엣 때문이다.
여기에 곧추선 A필러와 쭉 뻗은 루프라인 그리고 매끈한 차체 표면과 각진 휠 아치까지, 여기에 앞뒤 문 을 열 때마다 드러나는 힌지까지... 아주 오래된 사진 속에서 볼 법한 군용차 모습이다.
전기차임에도 그릴 디자인은 내연기관 G-클래스의 것과 같다.
'철컥' 열리는 힌지 도어를 열고 실내로 들어서면 정통 오프로더 인테리어를 마주할 수 있다.
반듯하고 높게 솟은 대시보드와 조수석 승객을 위한 손잡이 그리고 동그란 송풍구와 큼직한 오프로드 토글 스위치까지 옛 모습이 고스란하다.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하나로 엮은 디스플레이 패널까지 없었다면 2025년에 마주한 신차라고 보기 힘들었을 지경이다.
그럼에도 실내에 사용한 소재 고급스러움은 충분하다.
몸이 닿는 부분은 모두 부드러운 가죽을 바르고 금속 느낌 소재와 카본 트림을 통해 스포티한 감각까지 묻어난다. 게다가 알칸타라 헤드라이너까지 합을 맞췄다. 실내 분위기는 마치 우아한 탐험가를 위한 라운지를 연상케 한다.
다만 실내 공간은 아쉽다. 구형 플랫폼 위에 빚어진 터라 1열과 2열 공간 모두 넉넉히 앉기엔 무리가 있다.
심지어 트렁크 넓이도 큰 짐을 싣기는 어렵다. 그나마 높은 천장 덕에 키가 큰 성인 남성이 앉기에 큰 불편함이 없다는 게 유일한 위안거리다.
G 580 EQ의 파워트레인은 4개의 전기모터를 사용해 최고 587마력을 발휘한다. 최대토크도 무려 118.7kgm에 달한다.
실제 가속 감각은 비현실적인 수준. 제원표에 적힌 0-100km/h 4.7초의 숫자는 다른 전기차에서 겪어 봤지만, G 580 EQ의 우람한 크기와 3톤이 넘어가는 무게(3,060kg)가 합쳐지니 완전히 새로운 가속 경험을 선사한다.
일상적인 영역에서는 출력을 편안하게 쓸 수 있다. 가속 페달을 과격하게 다뤄도 전기 모터에 연결된 감속기가 출력을 서서히 전달하기 때문이다.
다분히 내연기관의 선형적인 토크 밴드를 닮은 듯한 출력 전달이다. 덕분에 전기차 특유의 울컥거림도 없다. 가속 페달을 밟는 즉시 출력을 지면에 전달하고, 끝을 모르고 뿜어져 나오는 고출력은 모든 주행상황에서 쾌적함으로 다가온다.
하체 감각도 마찬가지다. 부드러운 하체는 시내에서 마주할 수 있는 다양한 요철을 너그럽게 흘려 보낸다. 게다가 일정한 속도로 달리는 크루징 상황에선 묵직한 무게로 안정감까지 더한다. 심지어 고속으로 주행하는 중 차체로 들어오는 큰 충격마저 단번에 상쇄해 바디 온 프레임 설계가 가진 불쾌한 잔진동마저 지워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무거운 무게는 급격한 코너 앞에서 속도를 줄이게 만들고 연속된 코너를 돌아 나갈 땐 프레임 위에 얹힌 캐빈이 어정쩡하게 흔들린다. 무게 중심 회복도 더뎌 빠른 코너 공략은 '그림의 떡'이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면 하체를 바짝 조인다. 주행 안정성을 조금이나마 높일 수는 있지만 태생이 육중한 오프로더다.
마법처럼 몸놀림이 가볍게 느껴지진 않는다. 바디 온 프레임 구조의 한계점을 명확히 드러내는 지점이다.
물론 G 580 EQ의 주무대는 오프로드다. 크고 작은 돌들이 울퉁불퉁 박힌 길에서도 거침이 없다. 강도가 높은 탄소 복합 소재를 차체 바닥에 덧대 커다란 돌이 배터리를 직접 공격할 일도 방지한다.
유속이 빠르고 바퀴가 잠기는 물길도 무리 없이 헤치고 지난다. 도강능력이 내연기관보다 150mm나 더 깊은 850mm이나 된다. 이 정도 제원이면 ‘전기와 물은 상극’이라는 일말의 불안도 사라진다.
또 오프로드 콕핏 기능을 활용해 운전자가 지나는 길의 상태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안심하고 주행 중 다가올 위험을 미리 피할 수도 있다.
나아가 G 580 EQ의 정면 경사각 45도(경사도 100%), 측면 경사각 최대 35도(경사도 70%)에 달하는 제원은 웬만한 정통 오프로더도 범접하기 힘든 수준이다.
따라서 오프로드 중 직면하는 거의 모든 경사는 G 580 EQ에게 만만하다. 혹여 정말 한계 상황을 맞이한다면? ‘G-스티어링’, ‘G-턴’, ‘지능형 오프로드 크롤 기능’등의 전자 장비로 극복하면 그만이다.
오프로드 주행을 마치고 돌아 나온 무렵 계기판에 배터리 잔량을 확인했다. 79%. 오프로드에 들어설 때 83% 수준이었으니 불과 4%의 배터리만 사용한 것이다.
서울에서 출발해 오프로드를 마칠 때까지 들인 시간은 총 3시간 13분. 이 중 2시간은 오프로드를 탐험했는데 그 대가로 사용한 전력이 고작 4%라니, 놀라운 효율성이다.
바디 온 프레임의 정통 SUV가 전기차에 어울릴까? 118kWh의 고용량 배터리를 넣고도 환경부 기준 392km를 인증 받은 주행거리는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인가? 모든 궁금증은 풀렸다.
전기 G클래스는 더 험난한 오프로드를 지날 수 있었고 약간의 전력만 소모했다. 기존의 전기차 평가 기준은 전기 G클래스 앞에 무의미했고 전설적인 ‘지바겐’은 전기 파워트레인과 함께 메르세데스-벤츠의 미래를 그려냈다. 정통 오프로더의 지위도 여전하다.
2억 4,260만 원의 무자비한 가격표도 이런 가치를 반영한 숫자이지 않을까?
벤츠 Electric G-클래스 25년식
24,260 ~ 24,260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