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7시리즈 17년식
750Li xDrive 프레스티지 OE
1억 9,690만원

N63 엔진은 BMW가 만든 엔진 중에서 가장 악명이 높기로 유명합니다.
BMW에선 처음 시도하는 직분사 방식의 8기통 엔진으로, 2008년에 기존 N62을 대체할 V8 4400cc 트윈터보 휘발유 엔진으로 나와서, 지금까지 50i, M50i 등등의 엔진으로 계속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M5, M6, M8, X5M, X6M 등등에 들어가는 S63 엔진의 기본이 되는 엔진이기도 하고요.
지금은 많은 제조사들이 채택하고 있는 설계 방식인 HOT-VEE, 즉 트윈터보와 배기 메니폴드를 V 뱅크 내부에 설치한 세계 최초의 엔진이기도 합니다.
유명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만든 가솔린 8기통 트윈터보 엔진, 마냥 좋아보일것만 같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엔진 설계에 근본적인 문제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각종 문제들이 너무 많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일단 오일 소모였습니다. 계속 1리터씩 보충 하라는 경고가 뜨는 말도 안되는 결함이죠. 오너들도 왠만하면 그냥 보충하고 탈텐데, 이게 너무 심했는지 결국 길고 긴 집단소송에 들어갔습니다. BMW가 내놓은 해결책은? 원래 기존 설계 오일량인 8리터에서 1리터를 늘려버린 9리터로 오일량을 바꿨고, 기존의 25,000km 또는 1년의 오일교체 주기에서 16,000km 또는 1년으로 줄였습니다. 근본적인 해결은 안 됐다는 뜻이죠
또한 연료 인젝터도 문제가 많았습니다. 그냥 고장만 나면 모르겠는데, 가끔씩 산산조각 나서 (네.. 연료 인젝터가 박살이 난답니다..ㅋㅋ) 엔진을 사망시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엔진의 생명줄인 타이밍 체인도 문제가 많았습니다. 늘어나고, 끊어지고, 특히 가이드가 박살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시동을 껐을 때 엔진이 뜨거우면 BMW는 팬과 워터펌프를 따로 돌려서 엔진과 터보를 식혀줍니다. 하지만 N63 엔진은 열이 너무 많아서, 팬이 돌아가는 횟수와 시간이 너무 많았고, 이 점은 배터리 수명을 깎아내리는 가장 큰 원인이었습니다. 결국 CCP 내려오기 전까지 서비스 맡길 때 본사 지시로 몰래 딜러에서 배터리를 바꿔줬던걸로 알고 있습니다. 90에서 105인가 120ah로 용량이 더 커진 배터리로 기억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엔진오일 문제인지 아니면 실린더 공정이 불안정한지 실린더 긁힘이 상당히 많이 일어났습니다. 실린더 긁히면 엔진 교체판정 내려집니다. 심지어 G11/G12에도 처음에 본사에서 딜리버리 스탑 내려왔습니다. N63이 달린 모든 G바디 7시리즈들 잠깐 출고 정지. 이유가 뭔가 했더니 특정 실린더에서 긁힘이 발생된다고 ㅋㅋ 끝까지 말썽을 피우네요.
아무튼 가장 큰 원인은 HOT-VEE 설계에 있던 거 같습니다. 엄청난 열을 내는 8개의 실린더들 사이에 또 엄청난 열을 내는 트윈터보와 배기 매니폴드를 낑겨넣었으니, 열관리가 터무니 없이 부족했습니다. 또한 실린터 블록 사이에 방열판이 하나 들어가는데,
이것 역시 결함이 많았습니다. 결국 해외에서는 HOT-Garbage, 즉 뜨거운 쓰레기라는 별명을 얻고 점점 오너들의 불만은 늘어가고, 소비자들은 등을 돌리고, 2014년에 BMW 역사상 보기 힘든 CCP를 실시합니다.
집단소송과 바닥을 치는 이미지에
지친 BMW에서 실시한 자진 ‘리콜’이나 다름 없는 (BMW가 죽어도 리콜이라고 불리는 걸 싫어합니다.) 이 CCP는, N63에 있던 각종 문제들을 해결 해보려고 한 시도였습니다. 40시간이 넘는 작업시간에 연료 인젝터, 스파크 플러그, 진공펌프, 저압 센서, 에어플로우 센서, 배터리, 인테이크 씰, PCV, 각종 라인, 타이밍 체인 등등을 개선품으로 교환하는 대작업이었습니다. 또한 1년 주기 이내에 3번 이상 오일을 교환했으면 어느정도 보상을 해주고, CCP 이후 자체적으로 오일 소모 테스트도 3번을 해줬습니다. 그래도 문제는 계속 많았다고 하더군요.
아무튼 서론이 너무 길었는데, 제 차에 들어간 엔진은 N63TU2입니다. N63이 처음 나오고, 개선된 N63TU가 나오고, 또 다시 한번 개선된 N63TU2 엔진입니다. (TU는 테크니컬 업데이트의 약자입니다.) 이건 G바디에 처음 쓰인 엔진으로, G12 750Li, G30 550i 등등에 장창 되었습니다... 솔직히 저도 오일 감소하는 현상도 겪고 있고, 내릴 때마다 엔진룸에서 느껴지는 열기에 “이거 불 나는 거 아니야?!” 하고 놀랄 때가 많지만, 그래도 어쩌겠어... 하고 그냥 감수하고 타는 편입니다. 저는 엔진오일을 작년 5월 말, 주행거리 4만km 딱 찍은 시점에 펜조일의 유로 플래티넘 5W-30으로 교체 했습니다. 펜조일은 BMW의 순정오일 공급사인 쉘의 북미 전용 브랜드로, 순정오일과 동일한 천연가스 GTL PurePLUS+ 기유에, 유럽차 타겟으로 나온 나쁘지 않은 엔진오일입니다. 근데 엔진오일 교체 시기가 다가온다는 알림이 이번 4월 되니깐 떴고, 문득 궁금해져서 엔진오일 상태를 확인해봤더니 쇳가루가... 신유랑 비교해보고 싶어서 손가락으로 막 문질러봤는데 딱딱한 이물질들이 느껴져서 자세히 보니깐 쇳가루가 있습니다;; 대체 뭘까요. 엔진오일에서 쇳가루가 나온다는게 정상인가요... 심지어 오일 갈고 권장 교체 주기인 16,000km 또는 1년에 한참 못 미치는 9,000km, 11개월 탔습니다.
참고로 제가 저렇게 오일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이유가, 지금 나오는 BMW의 휘발유 차량들중에 유일하게 N63 베이스 엔진이 달린 차들에만 딥스틱이 있습니다. 이유는 뭐... 문제가 많은 엔진이니깐 오너들보고 딥스틱 가지고 오일 잘 확인하라고 그러는 거겠죠..? 아무래도 전자식 측정 방식은 오일 상태도 확인하기 어렵고 오차범위가 좀 넓으니깐요.
저거 발견하고 바로 센터 예약 잡았는데, 업데이트 드리겠습니다. 마음이 좋지는 않네요.
아시는 분이 타시는 F바디 750Li xDrive도 2주 전에 엔진 퍼져서 센터로 실려갔는데. 역시 TU고 나발이고 N63 엔진은 근본적인 문제가 항상 있는 거 같습니다. 같은 설계여도 M에 들어가는 엔진은 부품들을 비싸고 좋은 걸 썼는지 문제가 없는데 말이죠... ㅎㅎ
뭔가 심란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