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아이콘으로 돌아온 Audi

아우디는 자신만의 길을 개척할 때 가장 빛을 발합니다. 다른 독일 브랜드들이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대표 모델(폭스바겐 골프, BMW 3시리즈, 포르쉐 911, 메르세데스 S-클래스)로 정의되는 것과 달리, 아우디의 위대함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찾아왔습니다. 바로 아무도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틈새를 공략한 “헤일로카(halo car)”를 통해서 말이죠.

1980년대 **콰트로(Quattro)**는 아우디를 기술 혁신의 선두주자로 만들었고, 올-알루미늄 A8은 BMW, 벤츠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TT는 아우디가 디자인 리더임을 세상에 알렸고, R8은 세계 최고 수준의 스포츠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죠.

하지만 이런 혁신적인 모델을 선보인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2011년 첫 A7이 그 역할을 했다고 주장할 수도 있지만, 이미 메르세데스가 CLS로 개척한 길을 따랐을 뿐이죠. 진정한 의미의 마지막 헤일로카는 거의 20년 전인 2007년의 R8이었습니다.

컨셉 C, 아우디의 'TT 모먼트 2.0'

아우디도 이 사실을 깨달은 듯합니다. 최근 게르노트 돌너 CEO는 "우리는 이제 제 궤도에 올라야 한다"고 말하며, 내부적으로 "TT 모먼트 2.0"이라 불리던 새로운 컨셉카, 컨셉 C를 공개했습니다. 이는 기존의 커지는 그릴, 분리된 헤드라이트 등 아우디의 평범해진 디자인 방향과 완전히 결별하는 파격적인 행보입니다. 컨셉 C는 과거의 영광을 오마주합니다. 1995년 컨셉카에서 영감을 받은 TT의 디자인 요소, R8의 사이드 블레이드, 2000년 로제마이어 컨셉의 흔적까지 엿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 아우디 디자인 총괄로 부임한 마시모 프라셀라는 컨셉 C를 통해 "크게 외칠 필요 없이도 들릴 수 있고, 과도함 없이도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 차는 동질화된 세상에서 독보적이면서도 즉각적으로 아우디임을 알 수 있는 디자인을 보여줍니다.

"컨셉"이라는 이름에 속으면 안 됩니다. 이 차는 거의 양산형에 가깝습니다. 곧 출시될 포르쉐 718 박스터, 케이맨과 같은 플랫폼을 공유할 것으로 예상되며, TT가 4세대 골프를 기반으로 탄생했듯이 플랫폼 공유는 나쁜 일이 아닙니다.

컨셉 C는 또한 아우디가 고객과 미디어의 불만을 경청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아우디라는 이름 자체가 창립자 아우구스트 호르히의 성을 라틴어로 번역한 것으로, '듣다'라는 의미의 'audire'에서 유래했다는 점에서 매우 적절하죠.) 최근 아우디는 물리적 버튼과 스위치를 터치패드로 대체하며 사용자 경험을 망쳤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컨셉 C의 인테리어는 물리적 컨트롤을 복원했고, 터치스크린은 작아졌으며, 과거 MMI 디스플레이처럼 접을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플라스틱 엠블럼도 금속으로 되돌아왔습니다. 모두 원래 그래야 했던 대로죠. 아우디는 과거에 품질과 훌륭한 디자인의 상징이었지만, 최근 몇 년간 그 명성을 잃었습니다. 다행히도 그들은 자신들의 실수를 빠르게 깨달은 듯합니다.

컨셉 C는 좋은 신호탄이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아우디는 A5, A6, Q4, Q5의 페이스리프트를 더 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 현재 아우디의 전기차는 나아지고 있지만, 인테리어와 외관 디자인이 충분히 뛰어나지 않습니다. 지금 가장 잘 팔리는 모델들은 오히려 A3, Q7, Q8 같은 기존 모델들입니다. 아우디는 훌륭한 스포츠카를 넘어, 대량 판매될 나머지 라인업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연간 200만 대 판매라는 야심찬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겁니다.(아우디 코리아 잘 좀 하자) 콰트로, A8, TT, R8 같은 전설적인 차들이 다시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전설을 뒷받침할 든든한 라인업도 함께 말이죠. 아우디는 위대해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 듯합니다. 이제는 그것을 실행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