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밴에 하이브리드 얹으니..넥스트 레벨 '패밀리카' 등장

도요타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 2WD "오~" "우와~" 지난달 27일 오전 시승을 위해 도요타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 2WD'를 처음 봤을 때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뒷좌석 문을 열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과장해서 표현하자면 만화책 '드래곤볼'에 등장하는 '시간의 방'의 문을 연 느낌. 날렵한 디자인 때문인지 외부에서 봤을 때는 그렇게 큰 차로 느껴지지 않았는데 문을 열고 2·3열 좌석을 보니 내부가 상당히 넓었다. 2열에 앉아서 뒤로 의자를 젖히고 발 거치대(레그 서포트)를 올리면 마치 안마의자에 몸을 뉘었을 때 느낌과 흡사했다. 3열 또한 키 180㎝인 성인이 앉아도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도요타의 말을 빌리면, 극장식 좌석 배열을 채택했으며 2열은 운전석 대비 38.9㎜, 3열은 2열 대비 18.1㎜ 높아 탑승자에게 탁 트인 개방감을 제공한다. 차알못(차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다 보니 기자가 알고 있는 미니밴은 '카니발'이 전부였다. 연예인들이 이동할 때 주로 애용하는 커다란 '밴'은 다른 세상 차처럼 느껴지는 데 반해 카니발과 같은 미니밴은 관심을 갖고 찾아봤던 친숙한 차였다.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는 카니발에 머물러 있던 미니밴의 범위를 확장시켰다. 특히 국내 최초 하이브리드 미니밴이라는 점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다만 카니발보다는 비싸다. 뉴 시에나 외관을 처음 앞에서 봤을 때는 밴보다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느낌이 강했다. 투박하지 않고 '선'이 앞에서부터 옆 라인으로 이어져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도요타는 이에 대해 "전통적인 미니밴에서 탈피한 대담한 전면 디자인, 전면의 LED 헤드램프와 안개등 모두 측면으로 이어지는 입체적인 측면 디자인"이라고 설명했다. 운전석에 앉아 담당자에게 차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시승을 위해 안전벨트를 매고 시동 버튼을 눌렀다. 시동이 꺼졌다. 뉴 시에나에 대한 설명을 듣던 내내 시동이 켜져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 그만큼 소음과 진동이 작았다. 시동을 켜고 저속으로 운전할 때조차 소음이 느껴지지 않았다. 운전을 하는 동안 콘솔박스에 올려놓은 스마트폰의 진동 소리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소음이 작은 것은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가 갖고 있는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였다.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 2WD를 타고 쓴 기존 시승기를 살펴보면 많은 기자들이 소음이 작은 것에 큰 '감명'을 받은 듯했다.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는 저속 구간에서 배터리가 먼저 작동한다. 속도를 올려도 내연기관차를 탔을 때 들리는 '부르릉'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도요타에 따르면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는 시동을 켜고 어느 정도 속도가 날 때까지 배터리가 주동력으로 사용된다. 이후 엔진이 예열되고 큰 힘이 필요할 때에야 엔진이 작동한다. 그러다 보니 연비가 상당히 좋았다.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 2WD의 복합연비는 14.5㎞/ℓ. 기자는 이날 서울 양재동에서 수원까지 왕복 약 80㎞ 거리를 1시간30분가량 달렸는데 이 가운데 약 45분은 서울 도심, 45분은 고속도로를 달렸다. 고속도로에 차가 많아 정속 주행이 힘들었음에도 연비는 14㎞/ℓ를 가리키고 있었다. 기자의 차가 아니다 보니 신호에 걸렸을 때 기어 상태를 중립으로 두지 못하고 브레이크나 가속페달을 밟을 때도 '감'이 없어 급정거와 급출발이 잦았다. 시승을 한 구간도 처음 가는 길이었던 만큼 방향을 잃을까 두려워 내비게이션 지시에 맞춰 차선도 미리 바꾸면서 브레이크도 자주 밟았다. 기자는 10년째 경유 SUV를 타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고속도로를 수십 분간 정속 주행하지 않는 이상 연비는 10㎞/ℓ를 넘기 힘들었다. 다른 미니밴이 그렇듯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 또한 운전석이 있는 1열보다는 2·3열에 앉는 게 더 매력적이었다. 2열 상단부에는 11.6인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됐으며 최대 62㎝를 움직일 수 있는 슬라이드 시트로 여유롭게 앉을 수 있었다.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의 권장소비자가격은 AWD 모델은 6340만원, 2WD 모델은 6400만원이다(부가세 포함, 개별소비세 3.5%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