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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끝나면 꼭 가야 할 자동차 여행지-미국편⑪[황욱익의 로드 트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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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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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호 호수를 떠나 남부 캘리포니아 어바인까지 일정에 생각보다 큰 차질이 생겼다. 중간에 예정에 없던 버지니아 시티와 타호 호수를 들렀기 때문이다. 리노를 출발해 어바인까지 이동하는 거리는 대략 1000km 정도 된다. 예정대로 유명 해안도로인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PCH)를 이용하면 1300km 정도인데, 이동에만 하루를 잡았다. 새벽에 출발해 저녁 무렵에는 어바인에 도착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이 날 하루 차에서 보낸 시간이 22시간 정도였다. 어바인에 도착해 개인정비를 위해 하루 쉬는 일정이 있었으니 다행이었다. 곧장 다음 스케줄이 있었으면 전반적인 일정에 큰 차질을 가져올 뻔 했다. #PCH, 사실은 1번국도가 아니다 미국 서부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서부 해안도로인 PCH를 달려보는 것을 위시리스트에 담아두는 경우가 많다. 워낙에 미국을 상징하는 도로이기도 하고, 한쪽은 절벽, 한쪽은 광활한 태평양을 두고 있다 보니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풍광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PCH의 본선 구간은 남부 캘리포니아의 오렌지카운티에서 시작해 위로는 몬터레이, 아래로는 샌디에이고까지 이어지는 구간이다.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건 PCH를 1번 국도로 안다는건데, 미국의 1번 국도는 뉴욕에서 플로리다까지 이어지는 도로를 뜻한다. 정확히는 캘리포니아 1번 도로에 포함된 2차선 해안도로가 PCH다. PCH가 포함된 캘리포니아 1번 도로는 총 1056km로, 위쪽으로는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를 지나기도 한다. 우리는 새크라멘토와 샌프란시스코, 세계적인 클래식카 이벤트가 열리는 페블비치를 거쳐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 몬터레이에서 PCH에 올랐다. 직선이 가득한 고속도로를 벗어나 해안도로에 들어섰을 때는 온갖 세상 걱정을 다 떨쳐낸 듯 가벼운 기분이 들었다. 오른쪽으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태평양이 펼쳐졌고, 왼쪽으로는 기암괴석이 가득한 절경이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낭만만 있는 건 아니었다 PCH는 도로 폭이 매우 좁다. 왕복 2차선의 구불구불한 국도인데, 아름답긴 하지만 생각보다 여유가 있는 모습은 아니었다. 중간에 차를 세울 수 있는 공간도 거의 없고, 휴게소나 주유소는 찾을 수 없었다. PCH를 다녀온 사람들의 포토 스팟 대부분은 빅스비 브릿지나 록키 브릿지 근방인데, 이유는 간단하다. 중간에 차를 세울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곳이 여기 뿐이기 때문이다. 한국이야 경치가 좋은 국도변에 주정차를 쉽게 할 수 있지만 미국이나 일본, 유럽의 경우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도로 폭이 생각보다 좁아 주정차 자체를 아예 할 수 없는 곳이 대부분이다. 경치에 취해 달리기를 약 1시간 반. PCH에 들어서고 약 100km 쯤 왔을 때 우리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난관을 만났다. 공사로 인해 도로 자체가 폐쇄된 것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우회도로가 있겠거니 생각했지만 PCH에서 다른 도로와 연결되는 곳은 생각보다 가깝지 않았다. 구글맵을 이용해 여러 번 검색을 해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고, 지금까지 온 약 100km를 다시 돌아 나가야 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워낙에 공사가 많은 도로라 폐쇄되는 구간이 수시로 발생한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왔던 길을 다시 돌아 나가던 중 다른 도로와 연결이 될 것 같은 곳으로 빠졌는데,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양쪽으로는 어른 키를 훌쩍 넘는 옥수수 밭이 끝없이 펼쳐져 있고(공포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그런 곳이다) 민가나 휴게소, 주유소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구글맵을 확인해 보니 전체 경로에서 PCH를 탔던 곳에서 고작 20km를 왔을 뿐이었다. 중간에는 구글맵이 정확한 위치를 잡지 못하는 구간도 있었다. 무조건 큰 길을 따라가려고 했지만, 그 역시도 여의치 않았다. 어느덧 해는 지고 있었고, 2시간가량 헤맨 끝에 겨우 어바인으로 향하는 고속도로에 오를 수 있었다. #22시간, 1300km의 대장정 한숨 돌렸지만 목적지까지 남은 거리가 900km에 가까웠다. PCH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낸 탓도 있지만 이동 경로에서 만난 변수는 생각보다 타격이 컸다. 나중에 현지 코디네이터에게 이런 상황을 설명했더니 미국에서 자동차로 여행할 때는 지역 라디오(한국으로 치면 교통방송 같은)가 매우 중요하단다. 더군다나 지역이 워낙 넓어 우리나라처럼 실시간으로 도로상황이 전달되기가 어렵다고 했다. 우여곡절 끝에 고속도로에 오르긴 했지만 이제부터는 악명높기로 유명한 미국 고속도로의 야간 운전에 적응해야 했다. 구글맵의 안내는 어느 순간부터 전혀 들리지 않았고(고장이나 GPS를 못 잡는 줄 알았지만 정상 작동하고 있었다. 다만 직선만 몇 백 km 이상 이어지다 보니 음성 안내를 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긴장 속에 운전을 하다 보니 피로가 몰려오기 시작했다. 쉐보레 소닉(아베오)은 아무 이상 없이 잘 달리고 있었지만, 문제는 사람이었다. 해는 완전히 졌고 밤이 깊어질수록 직선만 가득한 고속도로는 종종 착시를 일으키기도 했다. 결국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쉬었다 출발하기를 반복했고, 인터체인지를 잠깐 내려와 저녁식사를 해결한 후 지친 몸을 이끌고 어바인으로 향했다. 어바인의 숙소에 도착한 시간은 다음 날 새벽 5시 쯤이었다. 전날 아침 7시에 리노를 출발해 무려 22시간에 걸쳐 1300km를 이동한 것이다.  처음 미국 로드트립을 계획했을 때 하루 최대 이동거리를 400km 정도로 설정했는데, 리노에서 어바인 일정은 하루에 소화하기 힘들었다는 것을 느꼈다. 도로망과 인프라가 잘 갖춰진 유럽이나 일본에서 장거리 이동은 큰 불편함이 없었다는 경험만 생각했고, 결국 수업료를 제대로 지불한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지루한 직선주행을 거쳐 도착한 남부 캘리포니아 혹자는 직선 위주의 미국 운전이 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직선만 몇 백 km 이상 계속되는 운전은 생각보다 피로도가 높고 매우 지루하다. 크루즈컨트롤이 있다고 해도 결국 운전은 사람이 할 수 밖에 없고, 어두워지면 그 피로도는 더욱 높아진다. 또한 고속도로를 제외한(사실 고속도로의 인프라도 아주 좋다고는 할 수 없다) 국도는 생각보다 변수가 많다. 몇 백 km를 이동해도 휴게소나 주유소가 없는 경우도 허다하고, 휴대전화가 제대로 터지지 않는 지역도 생각보다 많다. 여기서 업데이트가 느린 도로상황까지 생각하면 미국 로드트립은 생각보다 여유를 갖고 준비해야할 것이 많다. 북부 캘리포니아를 떠나 도착한 남부 캘리포니아는 분위가가 매우 다르다. 날씨도 훨씬 따뜻하고 유명 영화에 등장하는 장소, 아름다운 해변, 잘 정돈된 도심지 등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애니메이션 카의 모티브가 된 서킷을 비롯해 카즈앤커피의 발상지가 있어 자동차 마니아들의 천국이라는 별칭을 가진 곳이다. 자동차를 즐기기 가장 좋은 여건을 가지고 있다는 남부 캘리포니아는 미국 내에서도 가장 다양한 자동차 문화가 공존했다. 다음 일정에서는 남부 캘리포니아의 자동차 문화를 본격적으로 살펴보기로 했다.  글 황욱익·사진 류장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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