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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 칼럼] 독일인이 분노한 교통사고 '심신미약 운전자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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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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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독일 수도 베를린의 한 횡단보도 앞. 보행자 신호를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 쪽으로 검은색 SUV 한 대가 시속 100km로 질주했습니다. 의식을 잃은 40대 남성이 운전하던 이 자동차는 결국 그대로 사람들을 덮쳤고 20대 남성 두 명과 60대 여성, 그리고 세 살 짜리 아이가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고 말았습니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지워진 이 날의 사고가 다시 표면 위로 오른 것은 얼마 전 법원의 판결 때문입니다. 2년 반에 가까운 긴 기간 동안 진행된 재판에서 베를린지방법원은 해당 운전자에게 2년의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2년간 운전을 하지 말라고 명령했고, 1만5000유로의 벌금도 부과했습니다. 4명이 사망한 교통사고였지만 운전자가 의식을 잃은 상태였고, 또한 크게 반성하고 있다는 점 등이 판결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독일인이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들이 분노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이유였는데요. 우선 사람이 여러 명 죽었는데 2년의 집행유예가 적절했냐는 것입니다. 해당 소식을 전한 뉴스 댓글 코너에는 많은 네티즌 의견이 달렸는데 추천은 모두 비판적 댓글의것이었습니다. ‘어떻게 2년 후에 다시 운전대를 잡을 수 있도록 했는지 모르겠다. 가해자가 다시는 운전대 앞에 앉지 않았으면 좋겠다 (2b∫2b)’ ‘운전자는 신경과 의사로부터 운전하지 말라는 지시를 수차례 받았지만 그 위험을 알고도 운전해 4명을 죽였다. (Walzing Tilda)’ ‘집행유예라니, 미스터리다(Autofuchs)’ #심신미약 운전 괜찮나? 해당 운전자는 사고가 일어나기 몇 개월 전 뇌전증 증세가 나타나 뇌수술을 받았습니다. 당시 치료를 담당한 신경정신과 전문의는 자신이 의견을 내기 전까지 절대 운전하지 말라고 여러 차례 가해자에게 당부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런 의사의 권유를 무시했습니다. 결국 운전 중 발작을 일으키며 기절했고, 자동차는 통제 불능의 상태가 되고 말았습니다. 또 하나의 비판은 약물 복용에 따른 심신미약 상황에서 운전을 하거나, 이번처럼 의사가 운전을 하지 말라고 소견을 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운전대를 잡는 이들에 대한 어떤 제도적 방지 장치가 없다는 점입니다. 독일 내에서는 오래전부터 이와 관련해 우려가 있어 왔지만 마땅한 해법이 아직까지 없습니다. 일부에서는 의사가 만약 자신의 환자에게 운전 금지를 권하면 이 내용을 경찰에 알리고, 그런 다음 경찰이 공식적으로 해당 운전자에게 한시적인 운전 금지를 통보하는 것도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습니다. 독일이라는 먼 나라의 사고였지만 이런 상황은 언제든 내 주변에서도 일어날 수 있기에 우리 또한 고민해 볼 문제입니다. #음주운전만 위험한 게 아니다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누구나 그 위험성을 알고 있고, 그렇기에 계속해서 처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술을 마시고 운전하는 것 못지않게 위험한 것이 바로 약을 먹고 운전하는 것입니다. 모든 약이 그렇지는 않지만 졸음을 유발하는 성분이 들어 있는 감기약을 먹고 운전대를 잡는 것은 사고 위험을 높입니다. 또 알레르기 비염약, 멀미약 등도 그렇습니다. 따라서 이런 약을 먹고 운전해야 할 때는 의사나 약사의 상담을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도로교통법 45조에도 ‘과로, 질병 또는 약물의 영향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는 운전하여서는 안 된다’라고 돼 있습니다. 이 조항을 좀 더 현실화하고 강화해야 합니다. 그리고 앞서 소개한 독일의 경우처럼 운전해서는 안 되는 사람에게 의사가 운전 금지 소견을 냈을 때 이것이 실효성 있는 권고가 될 수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이제 이제 우리도 이를 공론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질적 제도 마련과 운전자 인식 강화 지난해였죠. 정부는 마약이나 약물을 복용하고 운전하다 사고를 냈을 경우 최대 1억 5천만 원의 사고부담금을 운전자가 내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정도로는 예방효과를 제대로 보기 어렵습니다. 전문가들과 함께 적절한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래서 아예 사고가 나지 않도록 미리 차단을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또한 운전자 스스로, 그리고 사회 구성원 각자가 이런 위험성을 인식하고 조심해야 합니다. 독일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때 일입니다. 검사소 방문과 관련해 문의를 하는 과정에서 지역 공무원은 제게 직접 운전해서 오지 말라고 당부를 했습니다. 가족이 운전을 대신할 수 없다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만에 하나 백신 접종 후 문제가 생겨 운전 중 의식이라도 잃게 된다면 나와 타인 모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이라며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정리해볼까요? 약물 운전에 따른 사고를 막을 수 있는 효과적인 제도가 마련돼야 합니다. 또 의료진의 운전 금지 소견 등에 대한 실질적 조치가 있어야겠습니다. 이를 위한 사회 공론화 과정이 필요합니다. 또한 우리 모두가 가해자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이에 대한 인식을 강화해야겠습니다. 잘 보이지는 않지만 음주운전만큼 위험할 수 있다는 거, 다시 한번 새겼으면 합니다.
[이완 칼럼] 독일인이 분노한 교통사고 '심신미약 운전자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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