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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제

피지 정부, '은혜로교회' 비호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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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맨8Lv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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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한겨울, 당시 21살이던 이서연 씨는 엄마를 따라 피지로 갔다. 피지는 한여름이었다. 은혜로교회 신도들이 막 피지로 집단 이주를 시작했을 때다. 서연 씨의 어머니는 은혜로교회 신도였다. 그때만 해도 서연 씨는 은혜로교회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 그저 어머니가 건강 문제로 피지에 정착하려는 줄 알았다. 서연 씨는 어머니의 피지 정착만 돕고 한국에 돌아올 계획으로 2주 후 귀국하는 왕복 비행기 티켓을 예매해 피지로 갔다. 피지 공항에 도착하자 낯선 사람들이 공항에 모녀를 마중나와 있었다. 어머니는 서연 씨에게 한 번도 피지 여행에 다른 누군가가, 특히 이단 교회가 관련돼 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다. 어머니는 마중나온 사람들에게 자신과 서연 씨의 여권까지 건넸다. 2주가 지나 출국날이 다가왔을 때, 서연 씨가 귀국하려고 하자 어머니는 여권을 버렸고 한국행 귀국표도 취소됐다고 말했다. 서연 씨는 한국으로 도망쳐야겠다고 결심했다. 크리스마스 기부 모금 활동을 하고 있던 현지 경찰의 전동차를 얻어타고 근처 파출소를 거쳐 거기서 가장 가까운 나부아 경찰서로 갔다. 은혜로교회 사람들도 도망치는 서연 씨를 잡기 위해 경찰서까지 쫓아왔다. 서연 씨는 피지 주재 한국대사관에 연락했고, 피지 경찰의 도움을 받아 대사관까지 이동했다. 은혜로교회 사람들은 대사관까지 서연 씨를 쫓아왔다. 우여곡절 끝에 서연 씨는 다음날 귀국편 비행기에 탈 수 있었다. 한국 대사관 직원은 몸만 간신히 도망쳐 나온 서연 씨에게 한국 공항에 도착하면 택시를 타라고 10만 원을 줬다. 여름 옷을 입고 도망친 서연 씨에게 12월의 한국 날씨는 너무 추웠다. 이후 서연 씨는 친구들에게 간신히 연락해 택시를 타고 공항을 빠져나왔다. 서연 씨는 뉴스타파·OCCRP 취재팀과 인터뷰에서 이 날을 회상하며 “살면서 이렇게 비참했던 적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정모 씨(61) 역시 힘들게 피지를 탈출했다. 2016년, 아내와 함께 피지에 간 정 씨는 얼마 되지 않아 한국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신옥주 목사가 정 씨에게 한국에 가고 싶은지를 물었고, 정 씨는 그렇다고 했다. 그러나 귀국 허용은커녕 심한 폭행이 돌아왔다. 신 목사는 공개 예배 시간에 정 씨를 불러 세웠다. 은혜로교회 간부 나모 씨가 정 씨의 얼굴을 때리기 시작했다. 2018년 신옥주 사건 관련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나 씨는 뒷걸음치는 정 씨를 쫓아가며 20~30회 폭행했다. 이후 정 씨가 달아날 것을 우려해 은혜로교회는 그의 거주지를 옮기고 매일 밤 다른 교인들 한가운데서 잠을 자게 하면서 감시했다. 이후 정 씨는 겨우 피지 주재 한국대사관에 접촉해 한국으로 도망쳐 나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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