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美 제재 우려해 러시아 헬기 16대 구매 협정 파기

필리핀 정부는 미국의 제재 가능성을 우려해 러시아 군용 수송헬기 16대 구매 계약을 파기했다고 델핀 로렌자나 전 필리핀 국방장관이 27일 밝혔다. 로렌자나 전 장관은 지난달 30일 임기가 끝나기 전 로드리고 두테르테 당시 대통령이 승인한 127억 페소(약 2992억원)의 Mi-17 헬기 인수 계약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그렌자나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러시아와의 갈등 악화로 필리핀이 협상을 진행할 경우 미국이 불쾌감을 표시, 제재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보안 관리들이 이러한 필리핀의 결정을 알고 있었으며 필리핀 군용으로 비슷한 중장비 헬리콥터를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로렌자나는 두테르테 대통령 밑에서 국방장관을 지냈으며,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신임 대통령에 의해 옛 군사기지를 비즈니스 허브로 탈바꿈시키는 역할을 맡은 정부기관을 이끌도록 임명됐다. 호세 마누엘 로무알데즈 워싱턴주재 필리핀 대사도 "러시아로부터 헬리콥터를 사들일 경우 미국의 적대국대응법에 따라 필리핀이 제재를 받을 수 있어 구매 협정이 취소됐다"고 말했다. 필리핀 군 관계자는 이 헬기 계약이 이미 체결된 상태여서 취소 결정이 내려진 뒤 '해지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체결된 구매 협정에 따르면 러시아의 다목적 헬리콥터는 약 2년 후 필리핀에 첫 인도될 예정이었다. 필리핀은 러시아제 헬리콥터를 구입해 전투는 물론 종종 태풍 등 자연재해로 타격을 받는 필리핀의 수색 및 구조 작업, 의료 후송 등에 사용할 계획이었다고 필리핀 관리들은 말했다.

필리핀, 美 제재 우려해 러시아 헬기 16대 구매 협정 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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