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갈등·사드·칩4..민간 경제교류 늘려 정치리스크 극복해야

수교 30주년을 맞은 한중관계가 미·중 갈등과 북핵 문제, 양국 국민 간 정서 악화 등 버거운 도전에 직면했다. 한국외대 글로벌안보협력연구센터와 매일경제가 새로운 한중관계 설정을 위해 양국 전문가가 참여한 지상대담을 진행했다. 첫 회 경제·통상 분야로 쑹즈융 중국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 아시아연구소장과 양평섭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황재호 한국외대 교수의 사회로 대담했다. -지난 30년 한중 경제관계는. ▶양평섭=양국 경제협력이 성장과 조정을 거치며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수교시점에 비해 교역은 47배로, 상호 직접투자는 470여 배로, 인적교류는 80배로 늘어났다. 양국은 서로 중요한 중간재 공급자로 자리 잡으면서 상대방의 산업 고도화와 경제안보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관계가 됐다. ▶쑹즈융=중국 통계로 보면 작년 한중 교역액은 3624억달러를 달성했다. 1992년과 비교하면 70배가 넘는다. 연평균 성장률은 15.9%다. 한국의 대(對)중국 투자도 지속적으로 늘어 수교 당시에 1억2000만달러에 불과했으나, 작년 말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중국 입장에서 한국은 중요한 무역 파트너이자 제조 협력의 파트너다. -중국의 시장·산업은 어떻게 변하고 있나. ▶양=중국은 제조강국을 넘어 첨단산업에서도 세계의 공급기지이자 시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한중 경제관계는 '보완적 협력자'에서 '협력적 경쟁자' 관계로 바뀌고 있다. 한중 무역과 투자가 모두 반도체와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 첨단산업의 핵심부품과 소재 중심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미래에는 환경과 디지털, 인공지능(AI), 수소에너지 등 세계의 산업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새로운 분야에서의 협력, 특히 기술개발 협력이 확대돼야 한다. ▶쑹=중국의 시장·산업 개방은 한중 경제협력 발전의 원동력이 됐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상호 시장개방 수준이 높아지면서 경협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이 마련됐다. 중국이 제조공장에서 세계 소비시장, 특히 서비스 시장으로 자리잡아가면서 양국간 서비스 분야의 협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미용과 건강관리 등 생활형 서비스는 물론 의료, 연구개발, 전문 엔지니어링 등 첨단서비스 분야에서도 협력 여지가 크다. -윤석열 정부가 한·중 상호존중을 강조한다. ▶양=상호존중은 경제관계 안정이 정치·외교관계를 공고히 하는 시금석이라는 기본적 사고를 공유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경제적 측면에서 상호존중은 이러한 관계가 지속될 수 있다는 신뢰를 구축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러나 한중 간에는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등 경제외적 갈등때문에 경협이 희생양이 되었던 아픈 경험이 있다. 상호존중은 비대칭적인 경제력을 이용한 경제적 강압을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한중 협력에서 '정경분리' 원칙을 세우고, 이를 지켜나가야 하는 이유다. ▶쑹=양국 교역의 급속한 발전은 서로가 관심사를 중시하고 협력 과정의 차이를 해소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한 '상호존중의 양국 관계'는 실제로 경제무역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의 중요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양국은 서로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다. 외부 요인이 쌍방 사이의 경제 및 무역 관계를 방해하고 손상시키는 것을 막는 것, 그것이 상호존중하는 경제관계 발전의 시발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