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트론GT를 출고받은 날짜가 작년 12/22 이더군요.. 등록일은 12/21이구요 ㅋ
뭐 아닐수도 있지만.. 제가 딜러한테 듣기로는..
유명 유튜버이신 잇썹님이 차량 정식 출고 1~2일 전에 먼저 차량을 출고받으셨고.. (나중에 이트론GT오너 단톡방에서 들은 바로는 그 분이 저보다 더 늦게 계약을 넣긴 하셨더라구요)
그 이후 정식 출고된 차량 중에는 제가 첫 출고인 것 같아서.. 저 혼자서는 자칭 국내 2호차로 생각 중입니다..ㅋㅋ
어쨌든 우리나라에서 자칭 이트론GT를 두 번째로 길게 타고 있는 사람으로서.. 태생상 비교가 될 수밖에 없는 타이칸과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제 일천한 경험 안에서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이 점을 젤 많이 궁금해 하시는 것 같길래요 ㅋ)
일단 다들 아시듯이..
타이칸과 이트론GT는 실질적으로는 다른 옷을 입은 쌍둥이 같이 거의 같은 차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게..
포르쉐가 첫 전기차를 개발하면서 만든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J1플랫폼을 가져다가 아우디에서 차량의 앞+뒤 외부 디자인과 인포테인먼트와 계기판 등의 인테리어만 살짝 손봐서 만든 차라는 점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니까요.
다행히도(?) 이트론GT에는 포르쉐에서 그대로 차체를 가져왔음을 느끼게 해주는 요소들이 곳곳에 많습니다. 문짝은 두 차종이 아예 같은걸 공유하는 것 같고.. 파노라마 글래스 루프의 크기와 모양도 동일하고.. 시트도 아우디 것이 아닌 포르쉐 것을 그대로 납품 받아서 붙여놓은 것 같고.. 밖에서 보는 차체의 옆 실루엣은 거의 그냥 같은 차 수준이고..
앞 유리와 뒷 유리, 뒷 트렁크 뚜껑, 리어 스포일러와 충전구의 모양과 뚜껑 뿐만 아니라 앞뒤 휀더도 거의 공유되는 부품 같습니다. 또한 앞 트렁크의 모양과 크기도 동일하고.. 심지어 앞트렁크 옆에 끼워져 있는 공구함(?)에는 PORSCHE라고 쓰여 있습니다. 이건 아마도 다분히 고의적인 것 같습니다. ㅋㅋ
이 밖에도 아우디 자체의 것을 가져온 걸로 보이는 인포테인먼트와 차량 MMI에도 포르쉐의 잔재가 남아 있어서..
회생제동을 자동으로 설정해놔도 시동을 껐다켜면 다시 디폴트 값인 수동으로 변환된다던지.. 시트열선의 등과 엉덩이의 온도 배분 변경이 안된다던지.. 등등 아우디의 다른 이트론 모델에서는 다 되는 편의기능이나 세팅이 이트론GT에는 안되는게 몇 개 있는데.. 이건 대부분 더 불편한 점이라 약간의 단점이라고 봐도 될 것 같네요.
어쨌든 차량 MMI와 인포테인먼트를 포르쉐의 것을 그대로 가져오지 않고..
필수 물리 버튼도 여러개 살려놔주고.. 에어컨 송풍구도 수동으로 해주고.. 기본적인 조작(원래도 같은 점이 많았지만)은 포르쉐보다는 아우디 차량에 거의 가까워서.. 적응하기 쉬웠던 점은 저에게는 장점이더라구요 ^^
나중에 들으니 포르쉐의 신형 인포테인먼트에서 작동 오류가 제법 있는 것 같던데.. 이트론GT에서는 이런걸로 맘 고생한 건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까지가 눈으로 보이는 부분의 공통점이었다면.. 진짜 공통점(이라고 쓰고 혜택이라고 읽습니다)은 주행성과 승차감에 대한 것들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이트론GT를 사전예약을 해둔게 2021년 1월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이 날이 이트론GT 사전예약 첫 날이었습니다 ㅋ
어쨌든 차량을 예약해두고는 시승도 못해보고 차를 출고하게될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트론GT 대신 타이칸 시승을 3차례 해봤었고.. 이트론GT를 출고 받은 후에도 PWRS(포르쉐 월드 로드 쇼)에 참가해서 거의 반나절 동안 타이칸과 타이칸 투리스모의 거의 대부분 트림의 차로 용인 써킷을 달려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름 비전문가인 사람 중에는 두 차종을 모두 가지고 있는 오너를 제외한다면.. 나름 두 차를 경험해본 사람이라 생각하는데요...
이 결과 제 결론은 '두 차종의 주행 성능과 승차감의 차이를 비전문가가 느끼기는 쉽지 않다'입니다
아우디 입장에서는 포르쉐의 외계인(?)들이 브랜드 최초의 전기차를 만들면서 기존 포르쉐 오너들 뿐만 아니라 온세상 사람들에게 욕을 안먹기 위해 한땀한땀 공들여서 빚어놓은 빠릿한 주행 성능과 핸들링 세팅을 굳이 손을 댈 필요도 없었을테니... 주행 성능 관련된 공통점은 오히려 쉽게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승차감에서까지 두 차종이 거의 비슷한 느낌인 것은 저도 의외였습니다. 물론 주행 성능과 핸들링의 상당 부분이 하체 세팅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함부로 손을 대기는 힘들었을 것 같네요.
그래도 이트론GT를 출고받기 전에 찾아 봤던 여러 전문가들의 동영상 리뷰에서 언급하기도 했고, 차량의 네이밍에 굳이 표기한 GT로서의 특성 상... 이트론GT의 승차감이나 하체 세팅이 타이칸보다는 좀 소프트한 느낌일 거라고 생각했었는데요.. 제 결론으로는 일단 "아닙니다".
오히려 PWRS 다녀온 날 써킷에서 타이칸으로 달릴 때는 더 매끈하고 부드러운 승차감이었는데.. 제 이트론GT로 갈아타고 집으로 가는 길에 다 단단하고 통통 튀는 느낌이어서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는 아마도 타이어 공기압과 타이어 예열상태나 타이어의 종류에 따른 차이로 짐작됩니다.
이후에 제 차에서 공기압을 살짝 낮춰주니 제가 PWRS에서 경험한 타이칸의 승차감이 비슷하게 구현되는 것 같더라구요.. 그리고 요즘 윈터타이어로 바꿔 끼우니 확실히 승차감이 살짝 소프트해졌었습니다.)
그러므로...
타이칸을 시승해보시고 3-chamber 에어서스펜션이 만들어주는 매끈하고 부드러운데 탄탄한 그 신기한 승차감이 맘에 드신 분이시라면 이트론GT의 승차감도 좋아하실겁니다. ^^ 하지만 타이칸의 승차감이 좀 탄탄한 느낌이라 좀 더 소프트하길 바라는 분이시라면 이트론GT도 선택하시면 안될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느꼈던 두 차종의 공통점이라면.. 이제부터는 제가 느낀 이 두 차종의 차이점도 몇 가지 써보겠습니다.
1. 브랜드빨 : 절대 무시 못합니다. 이건 더 비싼 브랜드에 대한 막연한 동경, 허영심 같은게 아니고.. 포르쉐라는 브랜드가 지난 수 십년간 이 세상의 많은 차덕후들에게 왜 드림카일까?? 라는 큰 명제에 자신있게 "아니다"라며를 무시할 수 없다면 당연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본인 스스로에게 '그 돈이면 타이칸을?' 이라는 질문을 던지시고.. 이에 대한 대한 확고한 생각이 있으신 분만 이트론GT를 사시는걸 추천 드립니다.
2. 하지만.. 이트론GT는 최소한 우리나라에서는 브랜드빨을 약간은 상쇄시켜주는 엄청난 희소성과 디자인도 만만치 않은 장점이자 차이점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알기로는 출시 후 약 1년이 된 이트론GT가 지금까지 국내에 출시된 차량 대수가 시승차 포함 500대가 채 안되는 갈로 알고 있습니다. 이는 노말, 프리미엄, RS 세가지 트림을 모두 합한 물량입니다. 아마도 거의 롤스로이스급 희소성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ㅋ
그리고 이트론GT의 오너임을 주변에 알리게 되면.. "나도 디자인'은' 타이칸보다 더 이쁜 것 같아"라며.. 애써 납득해주는 착하고 공감능력 뛰어난 고마운 지인들을 제법 발굴하실 수 있을겁니다. ㅋ
물론 디자인은 개인 취향의 문제라.. 타이칸의.디자인을 휠씬 더 선호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
3. 가격 및 기본 옵션 : 많이들 아시듯이 포르쉐는 판매 방식와 제작에 있어서 그들 스스로는 커스터마이징이라고 부르고 우리는 옵션장난이라고 부르는 선택옵션에 의해서 차가 많이 달라지지요. 타이칸도 예외는 아닙니다.
다만 4S이상급에서는 3-chamber 에어서스가 기본 사양이라는 점 등등 다른 차종(ex. 911)에 비해 기본 옵션이 그래도 어느정도 갖춰져 있습니다. 그치만 이트론GT(프리미엄) 기준으로 거의 동급인 타이칸4S를 같은 옵션으로 오더할 경우 차량가격이 5천만원 이상 차이난다며 컨텐츠를 올린 유튭 리뷰어의 말을 믿을 경우.. 1.6억을 넘는 가격이기는 하지만 억지로 가성비를 느낄 수 있답니다 ㅋㅋ
(제로백이 이트론GT와 동일한 i4 M50은 거의 반값인 8천 초반인건 안비밀입니다 ㅠㅠ)
4. 그리고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이트론GT에는 동급의 타이칸 대비 마이너스된 옵션이 몇 가지 있습니다. 이게 사실 젤 섭섭하고 신경쓰이는 요소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젤 아쉬운건 요즘은 포르쉐의 전 차급에서 적용 가능한 부스터(?)버튼인데요.. 이트론GT에서는 RS모델에도 이것과 비슷한 역할을 해줄 RS버튼도 안만들어줬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우디의 엔트리 모델에도 다 들어가 있는 S모드(기어를 아래로 한 번 더 당겨서 설정)도 없습니다..ㅠㅠ 계기판에 보면 평소 풀악셀일 경우 쓰이는 파워영역이 100%라면 거기에 추가로 15~20%정도 더 쓸 수 있는 부스터 영역이 나와있는데.. 이 영역의 힘은 런치컨트롤을 사용한 스타트를 할 때만 활성화 됩니다..ㅠㅠ
사실 전기차 특유의 즉답형 초반 토크와 전기차 유이한(타이칸과 이트론GT) 2단 변속기에서 다운시프트가 되기 때문에 가속 성능은 매우 뛰어난 편입니다만... 타이칸에서는 되는 걸 이트론GT에서는 안되게 해놓은 건 좀 빈정상합니다..쩝
이것 외에도 타이칸에서는 다른 포르쉐 모델처럼 PDCC(포르쉐 다이나믹 샤시 컨트롤)라는 옵션 선택이 가능한데요. 이 옵션은 안그래도 뛰어난 포르쉐의 핸들링과 차체강성에 덧붙여서 마법같은 수평이동 코너링을 만들어주는 옵션으로 많은 포르쉐 매니아들의 칭송이 자자한 옵션입니다. 여기까지 얘기하면 예상하셨겠지만 이트론GT에서는 RS에서도 이 옵션이 채용되있거나 선택 가능하지 않습니다.
아 그리고 한 가지 더 있습니다. 타이칸에는 전기 충전구가 손으로 쓰윽 문지르면 자동으로 스르륵 열리는 옵션을 선택이 가능한데 이트론GT에는 없습니다. ㅠㅠ
이게 상당히 쓸데없이 멋있고 감성적인 옵션이라 나름 많이 부럽습니다 ㅠㅠ
아마도 이런 마이너스 옵션 사항들은 같은 그룹 산하의 포르쉐와 아우디가 하극상을 하지않고 나름의 줄서기를 잘 지키게 하려는 의도로 생각됩니다. 어느정도 납득은 되지만 좀 섭섭한 건 어쩔 수 없네요 ㅋ
5 동력성능 : 사실 동력 성능은... 직선 가속력 기준으로 이트론 내에서는 노말과 프리미엄은 동급이며 타이칸의 4S와 엇비슷한 제원이고..
RS와 터보S는 이들보다는 더 빠르고 서로는 엇비슷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에게 중요한 점은.. 이들 다섯 종류의 차량이 모두 배터리와 모터의 성능은 같다는 점입니다.
다만 프로그래밍으로 서로 다른 파워를 내도록 '세팅'되어있을 뿐인거죠...ㅋ
민약 (그럴리는 없겠지만) 제가 이 세팅값을 해킹해서 변경할 수만 있다면..
제 이트론GT로 타이칸 터보S의 파워를 갖게 하는 것도 이론상으로는 가능합니다. 이 점이 저한테는 좀 위로(?)가 되네요 ㅋㅋ
사실 지금의 파워로도 차고 넘쳐서 더 강하게 만들고 싶다는 욕구는 심하진 않습니다 ^^
오히려 예전 M5에서 너무 과한 파워로 버거웠던 느낌이 지금은 살짝 약하져서 편해진 느낌이거든요..ㅋ
그리고 정확한 정보인지 확실치는 않아도 하체 세팅에서도 동일한 3-chamber 에어서스 및 서스펜션 등의 채용으로 차이가 거의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
지금까지...
제가 나름 이트론GT를 1년간 탄 오너로서 비록 전문가는 아니지만.. '짧게 차를 타보고 느끼는 것만으로는 잡아내기 힘들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두 차종의 공통점과 차이점이었습니다~~^^
혹시나 궁금하셨던 분들께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길 바랍니다❤️
저는 포르쉐병 중환자입니다..ㅋ
얼마 전까지도 비록 계약 포기하긴 했지만 대기 중인 911만 2대에 718도 한 대.. 거기에 현재 사전 예약으로 마칸EV도 한 대 예약 중이죠...
이런 제가 그나마 요즘 911에 대한 욕구가 그나마 좀 식었는데요... 제 생각엔 이트론GT덕인 듯 합니다 ^^
저한테는 이트론GT가 포르쉐병 치료제네요...
언제까지 효과가 지속될런지는 모르겠지만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