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원래 PHEV나 전기차(테슬라 제외) 쪽에 관심이 많았었어서요.. 더군다나 향후 출시될 e트론GT가 드림카이기도 하구요... 이미 이번에 e트론의 전시차가 생기자마자 출시 직후에 전시장 방문해서 구경은 하고 왔었습니다...
그러나 첫인상은 그리 강렬하지 않더군요...
그냥 매끈한 신형 아우디SUV 정도의 느낌(??)이고.. 뭔가 겉모습에서 강렬하게 다가오는 점은 그다지 크지 않았습니다. 사이드 미러가 없어지고 대신 카메라가 부착된 거 정도를 빼고는요...
어차피 제가 지금 차량알 바꿀 생각은 아니었기 때문에 그 이후 잊고 지내고 있었는데요... 시승이 시작된 후 들리는 호평들이 제법 많을 걸 듣고는 이 차가 어떤지 갑자기 더 궁금해졌네요... 그러던 중 그저께 갑자기 시간이 생겨서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아우디 딜러분께 부탁해서 e트론을 시승해보게 되었고.. 제 개인적인 느낌을 몇 자 적어보겠습니다..
1.외부 디자인
일단 다시 만나 e트론은 제가 좋아하는 화이트 컬러여서인지 디자인도 좀 더 호감이 가더라구요~ (역시 아우디는 화이트~~^^) 그치만 역시나 전기차로서 기존의 차량과는 혁명적으로 다른 모습은 별로 없고 위화감도 적습니다.. 이게 저는 오히려 장점으로 느껴지구요~^^
어색한 점은 처음에도 봤던 사이드 미러를 카메라로 대치해서 내부에 모니터로 띄운다는 점이 있는데요.. 저는 솔직히 이게 신기하고 미래적으로 보이긴 하지만 그렇게 큰 장점인지는 모르겠더라구요... 운전시 작동이나 적응은 더 어색하구요...^^;;;
2.내부 디자인
내부는 더더욱 위화감 없이 그냥 기존의 아우디 신형 외관입니다.. 기어노브가 좀 특이하고 멋지게 바꼈지만 이건 적응하기 힘들지 않았습니다. 기존의 아우디 오너들 뿐만 아니라 비교적 신형의 차량을 운전하시던 분들은 별 다른 설명 없이도 직관적으로 차량의 기능을 조정할 수 있게 만든 센터페시아는 매우 훙륭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운전석 시트와 요추받침대는 제 M5 시트보다는 덜 편했습니다(이건 e트론의 시트가 별로라기 보다는..M5의 시트가 워낙 좋아서인 듯 합니다..^^;;;)
뒷좌석도 넓고 편한 착좌감을 제공하지만.. 등받이 조정이나 좌석의 앞뒤 움직임을 제공하지는 않는게 아쉬웠습니다.
3.적재공간(트렁크)
일단 e트론의 차체는 Q6를 위해 개발되던거라 하더라구요.. 그래서 외부/내부/적재 공간이 모두 Q5보다는 크고 Q7보다는 작은 딱 그 사이즈 입니다. 이 사이즈에는 만족감이 매우 높은게... 기존에 Q5 운행시에는 적재공간이 작아서 불만이... Q7을 시승해볼 때는 차량이 너무 커서 버겁다는 느낌이 별로였는데요.. 딱 그 중간 사이즈이다보니 공간활용과 차량운행시 불편함을 줄인 굉장히 만족감 높은 사이즈였습니다.
특히나 Q5비교해서 트렁크가 꽤 커져서... 골프백 기준으로 여성용이나 요즘 많이 사용하는 경량백으로는 4개를 모두 실는데 전혀 문제가 없어보였습니다. (다만 풀사이즈 캐디백이라면 기껏해야 3개 들어갈듯요..)
하여튼 Q5 대비 깊어진 적재 공간은 무척 반가웠고 트렁크 바닥을 위로 열면 추가로 자질구래한 것들을 넣을 수납공간이 따로 있어서 트렁크를 깔끔하게 쓰기에도 좋았습니다.
4.주행성능
차에 타서 출발하면서 제일 좋은 점은 역시나 전기차 특유의 고요함 및 초반 강한 토크로 여유있는 거동을 보인다는 점이었습니다. 특히나 매끄러운 승차감을 주면서도 물렁거리지는 않는 에어서스펜션 세팅이 지금껏 제가 타 본 어떤 SUV보다도 맘에 들었습니다. 또한 기존 전기차(특히 테슬라)의 경우 엔진 소음이 없어서 기타 다른 소음(노면음, 픙절음 등등)이 더 강조되서 들리는 단점을 이트론에서는 거의 이상적으로 억제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방음이 엄청났고... 외부랑 단절된 고요함이 첫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계속 시내주행을 하면서의 제일 와닿는 느낌은 묵직한 진중함이었습니다. 차가 빠르게 가속됨에도 불구하고 가볍고 경망스럽게 치고 나간다기보다는 묵직하고 고급스럽게 나아가는 느낌이었고.. 이는 배터리 때문에 늘어난 하중(공차중량이 무려 2.6톤)과 잘 세팅된 에어서스펜션의 영향도 컸으리라 짐작합니다.
다만 이 중량 때문에 빠르게 가속된 후 브레이킹 시에는 6P의 대용량 브레이크에도 불구하고 가볍고 편안한 제동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이 무거은 중량 때문에 구불구불한 와인딩에서는 속도를 내기가 불안했습니다. 비록 다른 SUV에 비해서는 배터리가 차량 하부에 탑재되어 무게 중심이 낮다고는 하나 무게에서 오는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는데는 역시 한계가 느껴지더군요...(M5에 비해서요....^^;;;;;)
이 차가 전기차이기 때문에 1회 완충을 했을 때 갈 수 있는 거리의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테고, 300km를 겨우 넘는 인증거리는 좀 많은 실망을 주기는 했으나.. 아우디측 설명으로는 현재까지 나온 차량 중 가장 뛰어난(?) 회생 동력 능력으로 주행 중 배터리 재충전하여 짧은 인증거리를 만회할 수 있다고 하네요. 이에 대해서는 완충 후 배터리가 다 닳을 때까지 타본 것은 아니어서 제가 뭐라 판단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의 경우 1주에 500km 정도의 주행거리를 평균적으로 다니기 때문에 1주일을 2회 완충으로 커버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저에게는 크게 문제가 되는 인증거리는 아니었습니다. 물론 맘 편한 거리는 아녀서 아쉽기는 하고... 결국엔 3회는 완충을 해야 맘편하게 다닐 것 같기는 합니다.
이 정도로 제 시승 느낌은 줄이려 합니다..
저에게 이 차를 살 의향이 있냐고 묻는다면 저는 Yes입니다. 기존에 타봤던 Q5와 타고 싶어했던 Q7의 사이에 위치하는 적절한 크기와 전기차라는 신문물에 대한 동경뿐만 아니라 현재 아우디의 이트론 판매 정책이 아우디코리아는 노마진, 딜러사는 1%마진으로 보조금 안나오는 현 상황을 커버하려는 것도 구매자 입장에서는 좋아보입니다. 그리고 평생 한 번 밖에 못받는다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도 일단 다음을 위해 세이브 해놓을 수도 있구요~~^^
다만 큰 차의 운전을 극도로 싫어하시는 와잎님의 반대를 뚫을 자신은 없네요....^^;;;;
제 경험이 혹시라도 e트론을 고려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됐길 바랍니다~~ 그런데 제가 차에 미쳐서 정작 사진도 한 장 못 찍고 그냥 와버렸네요...쩝....^^;;;;
(아래 검은색 이트론 사진은 닭트넘님이 댓글에 올려주신 사진을 보시기 편하시게 본문으로 올렸습니다~~ 감사합니다 닭트넘님~~^^)
p.s. 아참 깜빡잊고 완전 중요한걸 안적었는데요...
이트론 구매하는 사람들에게 일단 올해까지는 완전 무료로 발렛충전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하네요. 미리 예약만 하면 차가 있는 곳으로 사람이 찾아가서 차를 가장 가까운 매장으로 가져간 후 충전을 해서 다시 가져다 준답니다. 한 달에 몇번까지 된다고 하던데 잘 기억이... ^^;;; 제가 아우디 딜러분께 이트론 설명 들은 내용 중 젤 맘에 드는 내용이라고 극찬을 했습니다~~^^
그리고 충전 바우처 100만원권 기본 제공에 개인 충전기 무료설치 또는 추가 바우처 200만원을 해주는 프로모션도 진행중이라네요... 이 내용도 맘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아우디/포르쉐/폭스바겐 매장에는 고용량 고속 충전기를 설치해서 아우디 차량을 충전 할 수 있다고 하네요.. 이건 현재까지는 포르쉐/아우디/ 향후 폭스바겐 모든 차종을 아무 매장에서나 충천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것도 꽤나 솔깃했습니다~~^^
현재 이트론은 보증기간을 5년으로 연장하는 상품도 있다고 하던데 비용 여부를 깜빡잊고 안물어봤네요. 그리고 배터리팩은 8년/16만km 보증이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