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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제

긍정의 눈 떠야 공존의 길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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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맨8Lv 116
조회 수749

그간 한국사회의 이주민 2세대에 대한 관점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사회·경제적 조건에 있는 이들을 방치하면 2005년 프랑스 파리 외곽(방리유) 이민자 소요 사태 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으니 사전에 ‘관리’하자는 쪽에 가까웠다. 이주민 2세대에 대한 그릇된 고정관념 때문이라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고정관념과 다른 이주배경 청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이주배경청소년지원재단 의뢰를 받아 지난해 12월 발표한 ‘이주배경 청소년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이런 대목이 나온다. “이주배경 청소년이 비(非)이주배경 청소년에 비해 모든 측면에서 취약할 것이라는 일반적 생각과 달리, 현실적 측면에서 열악함에도 긍정적이고 건강한 심리적 특성을 지니고 있고, 다문화 수용성이나 통일 관련 의식이 높은 등 매우 긍정적인 집단이라는 점이 객관적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 결과가 중요한 이유는 한국의 이주배경 청소년들이 성장하면 언젠가는 갈등을 유발할 ‘시한폭탄’이라는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이 실제 이주배경 청소년들의 실태와 맞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라며 “정책의 지향점을 모든 사회구성원이 인권을 침해받지 않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보다 긍정적 방향으로 둘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2009년부터 이주배경 아동·청소년 지원활동을 해온 강은이 시흥시 가족센터장은 “패러다임 전환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패러다임 전환이 없으면 이주배경 청년 지원 논의는 지속적으로 역차별 논란에 휘말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사회는 앞으로 이민자를 더 수용할 수밖에 없다. 다양한 인재를 수용해야 하는데 한국에서 교육을 받고 일정 부분 뿌리를 내리고 있는 이주배경 청년들이 가장 적합한 이들이다. 기존에는 이들을 그냥 내버려두면 비행을 저지르거나 하층 노동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므로 어쩔 수 없이 도와줘야 한다는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이들을 적극적으로 양성해 배출한다는 개념으로 시선을 바꿔야 한다.” 엄한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난해 학술지 ‘지역사회학’에 게재한 논문 ‘이민 2세대 개념을 통해서 본 한국의 이주배경 청소년 문제’에서 “2세대 또는 이주배경 개념은 통합의 어려움을 배경으로 등장한 것이기 때문에 부족하고 위험한 존재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러한 표상은 이주배경 주민의 긍정적인 측면을 무시하고 위험성을 과장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오히려 이러한 부정적이고 과장된 인식이 사회에 위협이 되는, 부정적인 양상을 낳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화나 역량강화 전략을 넘어 제3의 존재로서의 특수성을 보존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주배경 청년에 대한 관점 변화의 필요조건은 공교육에서 체계적으로 이뤄지는 ‘다문화교육’이다. 베트남 출신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안혜진씨(26)는 “부모 중 한명이 동남아시아에서 왔을 경우 자녀가 그걸 부끄러워하는 분위기가 있다. 어린 친구가 ‘엄마는 왜 코가 그렇게 생겼어?’라고 묻는 걸 본 적이 있다”며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바꾸려면 아이들이 학교에 다닐 때부터 다문화교육을 제대로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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