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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제

AI인재가 없는 이유 "코딩 몇 줄로 답 내는 게 아니라 기본원리 아는 인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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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맨8Lv 116
조회 수852

2014년 응용수학을 바탕으로 최적화 의사 결정을 연구하던 과학자가 난제에 가까운 산학 협력 프로젝트를 만났다. 한 부동산개발 업체가 캐나다 토론토의 한 고층 콘도미니엄을 분양하면서 400여개 가구의 분양 가격을 정하는 과제였다. 가격은 각 가구의 내부 구조뿐만 아니라 방의 갯수, 층수, 전망, 채광 방향 등 여러 복합적인 변수에 따라 각기 다르게 가격 설정을 해야 했다. 최대 매출을 목표로 하되 수요가 특정 가구로 몰리지 않도록 적절한 가격 설정이 필요했다. 당시 세운 가격 설정 도식을 수학적으로 계산하려면 컴퓨터를 만년이나 돌려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다음 해 심층신경망(deep neural networks)을 이용한 학습 방식인 딥러닝을 알게 돼 이를 적용하자 인공지능(AI)이 한 시간 반만에 답을 내 충격을 받았다. 15년차 교수였던 그에게 전환점이 된 사건이었다. 이후 전공 분야인 최적화 의사 결정에 딥러닝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석·박사 과정에서도 쉽지 않은 전공 전환을 이뤄낸 이치근 토론토대 산업공학과 교수의 이야기다. 지난 달 중순 캐나다 토론토대 연구실에서 서울경제와 만난 이 교수는 “인공지능(AI) 연구 바람이 들불 번지듯 일어나고 있는데 기초적인 작동 원리까지 이해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는 접근 방식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요새는 코딩을 다섯 줄만 작성해도 심층신경망(DNN·Deep Neural Network)을 작동시킬 수 있기 때문에 DNN이 무엇인지 정확히 몰라도 답을 낼 수 있는 수준이 됐지만 내부 작동 원리를 모르는 채 훈련된 연구자들을 AI 인재라고 보기 어렵다”며 “기본기 없이 AI를 산업에 적용하겠다고 하면 이는 모래 위에 쌓은 성이고, 국가 차원의 AI 역량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캐나다 토론토는 딥러닝의 부흥을 이끈 제프리 힌턴 토론토대 명예교수를 따라 전 세계에서 AI 연구자들이 모여들어 AI 메카로 자리 잡았다. 한 해에만 일대 대학에서 AI 분야 박사 600여명이 배출되고 있다. 구글을 비롯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등 빅테크 뿐만 아니라 삼성과 LG도 토론토를 AI 인재 거점으로 삼고 있다. 이 교수는 토론토가 AI의 메카로 성장하는 데는 토론토대의 기초 연구에 대한 투자를 비롯해 기본기를 중시하는 연구 문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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