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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제

"아직도 집안 물 다 못 빼.. 앞날 막막" 서울 폭우 피해지역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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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맨8Lv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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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저씨 영정사진만 들고 뛰쳐나왔지 뭐예요.” 11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만난 최경실(62·여)씨는 폭우 이후 경기 시흥에 있는 동생 집에 머물다 돌아왔다고 했다. 최씨는 물에 젖은 집기 등을 밖으로 빼놓고 있었다. 최씨 남편은 일주일 전인 지난 4일 지병을 앓다 세상을 떠났다. 지난 8일 남편 삼우제(장례를 치른 후 3일째가 되는 날 지내는 제례)를 준비하다 물난리를 만났다. 최씨는 “오후 11시에 제사를 지내려고 다 준비해뒀는데, 오후 9시쯤 갑작스레 빗물이 집에 흘러넘치면서 몸만 빠져나왔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어떻게 살아나가야 할지 잘 모르겠다”며 “대치동에서 청소 일을 하고 있는데, ‘비로 집이 침수됐다’고 말해도 업체에선 이를 안 믿고 일하러 나오지 않는다고 다그치기만 한다”고 눈물을 흘렸다. 115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큰 피해를 입은 서울 관악·동작·서초·강남구 등 폭우 피해 지역을 취재진이 이날 직접 돌아보니 주민들은 피해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구청직원들과 군인, 자원봉사자들도 수해 복구 작업에 투입돼 구슬땀을 흘렸다. 관악구에서는 구청직원 700명, 군인 500명 등이 동원됐다. 복구 작업의 첫 번째 단계는 물에 젖은 집기와 가전제품, 가구 등을 꺼내 버리는 것. 일가족 3명이 반지하에서 사망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한 신림동 일대 골목엔 주민들이 꺼내놓은 쓰레기들로 가득 차 있었다. 매트리스에서부터 냉장고, 세탁기, 가스레인지, 의류 등이 뒤엉켜 골목에 쌓였다. 아직 집에 들어온 물을 다 빼지 못해 양수기로 빗물을 빼는 주민들도 많았다. 신림동 한 빌라에서 임대업을 하는 80대 노부부는 지하 1층 집에서 물을 퍼나르다 한숨을 쉬었다. 노부부는 “지하 1층에 4가구가 살고 있었는데 네 집에 들어있던 모든 생활용품을 못 쓰게 됐다”며 “4가구 중 3가구는 집을 빼겠다고 하는데 당장 이들에게 줄 보증금도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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