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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애스턴마틴 DBX "처음이지만 서툴지 않은 슈퍼 S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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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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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스턴마틴 최초 SUV 'DBX'는 수 많은 우여곡절 끝에 탄생했다. 앞서 브랜드는 신형 SUV부터 전기차와 슈퍼카까지 다양한 미래 신차 계획을 발표했지만, 매출이 반토막 나며 '실탄'이 부족해졌다. 결국 애스턴마틴은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최초 순수전기차 '라피드 E'의 양산 계획을 철회하고, DBX에 집중하기로 결정한다. 이후 회사는 캐나다 억만장자 로렌스 스트롤에게 인수되며 숨통이 트인다. 브랜드 위기 속에 피어난 최초의 SUV DBX를 만나봤다. 처음 마주한 DBX는 라디에이터 그릴부터 존재감을 드러낸다. 거대한 그릴과 상어처럼 툭 튀어나온 콧등이 강렬하다. 대각선에서 바라볼 때는 분명 사나운 인상을 하고 있지만, 정면에서 바라보면 문득 귀엽다는 생각이 든다. 눈매부터 앞 펜더 라인과 주간주행등까지 직선보다 곡선이 더 많이 사용됐다. 콧등 정중앙에 애스턴마틴 로고가 앙증맞게 붙어 있고, 보닛에는 에어 벤트 두 개가 자리잡고 있다. 주간주행등 가운데는 공기흡입구가 있다. 여기로 들어간 공기는 앞바퀴 휠 아치를 거쳐 펜더로 빠져나와 와류 및 양력을 감소시키며, 브레이크 냉각에도 도움을 준다.  정면에서 귀여웠던 얼굴은 발걸음을 옮기는 순간 싹 사라진다. 측면의 낮고 날렵한 패스트백 스타일 실루엣은 가만히 서 있어도 달리는 듯한 인상을 준다. 옆에서 봤을 때 가장 독특한 부분은 트렁크 리드다. 여느 애스턴마틴 차량처럼 툭 튀어나온 트렁크 리드는 재규어 I-페이스부터 코뿔소의 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앞머리 등 별의별 것을 연상케 한다. 범퍼가 감싸고 있는 배기구도 독특하다. 유리로 덮여있는 B필러는 프레임리스 창문과 더해져 깔끔한 인상이다. 팝업 타임의 도어 캐치 역시 매끈한 옆모습을 만드는 데 일조하며, 공기흐름도 개선한다.  거대한 22인치 휠 안쪽에는 6 피스톤 알루미늄 캘리퍼와 강철 브레이크 디스크가 보인다. 노란색으로 색칠된 브레이크 캘리퍼는 화룡점정이다. 차에 오르기 위해 문을 열 때부터 새롭다. DBX는 도어 힌지에 가스 리프트가 탑재되어 마치 트렁크를 여는 듯한 소리가 들린다. 다만, 2억이 넘는 몸값에도 소프트 도어 클로징 기능은 없다. 실내에 오르면 온통 가죽의 향연이다. 시작 가격이 2억4800만원에 달하는 고급차인 만큼 아낌없이 가죽을 두르고 있다. 운전석에 앉으면 SUV답지 않게 낮은 시트 포지션에 한 번 더 놀란다. 부드러운 촉감의 가죽으로 감싸진 운전대를 잡으면 뒤편의 커다란 패들시프터와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시선을 살짝 오른쪽으로 돌리면 10.25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가 있고, 그 위에 시동 및 변속 버튼이 놓여있다. 10.25인치 디스플레이에는 메르세데스-벤츠의 MBUX 시스템이 심어져 친숙하다. 문제는 적용된 MBUX가 구형이라는 점이다. 메르세데스-벤츠 구형 모델과 마찬가지로, 화면 터치 조작이 불가하다. 열심히 다이얼을 돌려 조작해야만 한다. 특히 내비게이션 목적지를 입력할 때 초성·중성·종성을 오가며 한글을 입력하기 매우 불편하다.  또한, 변속 버튼이 P-R-엔진 스타트-N-D 순으로 배치되어 있다. 가장 손이 많이 가는 D 버튼이 운전자로부터 가장 먼 오른쪽에 있다. 몸을 앞으로 숙여 팔을 많이 뻗어야만 누를 수 있을 만큼 멀다. 심지어 보닛을 여는 레버까지도 오른쪽에 있다. 오른쪽에 운전석이 있는 영국 태생임을 여실히 드러낸다. 메모리 시트 버튼도 불만이다. 시트 포지션 메모리 버튼을 차량 문쪽에 배치하는 여타 브랜드와 달리 DBX는 시트 옆면에 의자 조절 버튼과 함께 배치했다. 운전 중 시트 포지션을 살짝 바꾸려다가 메모리 버튼이 눌려 허리가 접히는 경험은 썩 유쾌하지 않을 뿐 아니라 안전에도 위협적이다.  DBX는 스포츠카 DNA를 물려받았지만, SUV 특유의 실용성도 놓치지 않았다. 3060mm에 달하는 휠베이스 덕에 183cm인 기자가 뒷좌석에 앉았을 때 전혀 좁거나 불편함이 없다. 더욱이 1열 시트가 스포츠카처럼 얇게 설계되어 있어 무릎 공간도 극대화됐다. 2열 시트도 적당히 단단해 장거리 여행에도 편안하다. 기본 트렁크 용량은 632L에 달하며, 트렁크 바닥을 들어 올리면 62L에 달하는 추가적인 적재 공간이 숨어있다. 물론 4:2:4 폴딩으로 적재 공간을 확장할 수도 있다. 차량 내부를 찬찬히 둘러본 후 다시 운전석에 앉았다. 투명하게 처리된 시동 버튼을 눌러 잠들어있던 DBX를 깨웠다. 거친 배기음이 들려오기도 전 유리로 만들어진 시동 버튼의 서늘한 촉감에 놀란다. 배기음은 그 다음이다. DBX는 메르세데스-AMG의 심장을 품고 있다. AMG G 63을 비롯해 애스턴마틴 밴티지 및 DB11 등 이미 여러 고성능 차량에 탑재되며 호평받은 4.0L V8 가솔린 트윈 터보 엔진과 9단 변속기, AWD 시스템이 맞물린다. 벤츠 심장에 애스턴마틴 튜닝 노하우가 더해지며 최고출력은 550ps, 최대토크는 71.4kg·m이다. 최고 속도는 291km/h로 제한됐다.  엔진에는 AMG의 원 맨 원 엔진을 상징하는 서명 대신 영국 웨일스에서 수작업으로 조립했다는 애스턴마틴의 배지와 인증 번호가 붙어있다. 보닛 내부도 흡음재로 꼼꼼하게 감싸놓았다. 주행 모드는 GT, 인디비주얼,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터레인, 터레인 플러스 등 총 6가지가 마련됐다. 일반 차량의 노멀모드와 같은 GT모드로 설정한 후 주차장 밖으로 향했다. 가속 페달에 가볍게 발을 얹자 언제 거친 엔진음을 내뱉었느냐는 듯 아주 부드럽게 앞으로 나아간다. DBX는 적응형 3중 에어 서스펜션이 탑재됐다. GT 모드에서는 마치 고급 세단처럼 부드럽고 편안한 승차감을 구현했다. 물론, GT 모드에서도 가속 페달을 조금만 깊게 밟으면 지면을 박차고 달려나간다. 에어 서스펜션 시스템은 48V 전동식 안티 롤 컨트롤 시스템 및 전자식 적응형 댐퍼와 결합됐다. 덕분에 스포츠 모드를 체결하면, 럭셔리 세단 같았던 부드러운 승차감이 거친 스포츠카의 승차감으로 돌변한다. 애스턴마틴 측 설명에 따르면, 안티롤 컨트롤 시스템이 다이내믹한 주행 상황에서 DB11과 유사한 수준까지 차체 롤링을 억제한다. 실제로 고속도로 진·출입로를 고속으로 돌아도 높은 차고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안정적이다. 에어 서스펜션은 높이 조절도 가능하다. 지상고를 최대 50mm 낮추거나, 45mm 높일 수 있고, 최대 500mm의 도강 능력도 갖추고 있다. 여기에 터레인 및 터레인 플러스 모드까지 활용한다면 온·오프로드를 넘나드는 전천후 고성능 SUV의 매력을 뽐낸다. 스포츠 모드로 설정하면 공회전 상태의 RPM이 높아지며 튀어나갈 준비가 됐음을 어필한다. 8기통 엔진의 진동과 소리도 흥분을 돋우고, 스티어링 휠도 급격히 무거워진다. 최근 시승한 차량 중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이 가장 크게 변한다. 스티어링 휠 조향 비율을 14.4:1까지 설정할 수 있어 스포츠카처럼 민첩하게 머리를 돌릴 수 있다. DBX는 접착식 알루미늄 기술을 적용해 차체가 견고하면서도 가볍다. 공차 중량은 2245kg으로, 강력한 엔진의 힘과 맞물려 5미터 넘는 차체를 움직이는 데 전혀 부담스러움이 없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는 4.5초만에 도달한다. 단수를 높일 때마다 뒤에서 들려오는 배기음이 박진감을 더해준다. 패들시프터를 통해 강제로 단수를 낮추면 뒤에선 여지없이 팝콘이 터져나간다. 어댑티브 3중 에어 서스펜션도 운전의 재미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DBX는 앞바퀴에 285/40, 뒷바퀴에 325/35 사이즈의 22인치 타이어가 적용됐다. 좌우로 널찍한 폭 덕분에 거칠게 몰아도 바닥을 잘 붙잡고 나아간다. 550마력의 고성능 차량임에도 여름용 타이어가 아닌 올 시즌 타이어가 채택됐다는 점이 독특하다. 덕분에 산길이 많고 사계절 날씨가 변화무쌍한 우리나라 환경에도 적합하다. 약 150km를 달리는 동안 6.1km/L의 연비를 기록했다. 막히는 시내부터 뻥 뚫린 고속도로까지 다양한 도로를 달리는 동안 4.0L V8 엔진은 부지런히 기름을 먹어치웠다. 애스턴마틴은 오는 2030년 전차종 전동화를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영국 정부가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를 퇴출시키겠다고 선언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DBX는 애스턴마틴의 마지막 내연기관 SUV가 될 지도 모르는 신세다. 거친 AMG의 심장을 애스턴마틴의 고급스러움으로 포장한 DBX는 브랜드 처음이자 마지막 내연기관 SUV로 남기에는 너무 아쉬울 것 같다.  ※ 해당 차량은 브랜드 및 제작사에서 제공한 시승용 차량입니다.
[시승기] 애스턴마틴 DBX "처음이지만 서툴지 않은 슈퍼 S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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