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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 칼럼] 속 터지는 자동차 회사 "반도체·배터리·운영체계 직접 만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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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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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없는 기업 없고 어려움 없이 성장하는 기업 없습니다. 하지만 요즘 자동차 업계가 겪는 어려움은 가벼운 성장통 그 이상입니다.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을 뿐만 아니라 어느 특정 회사만 겪는 어려움이 아닌, 업계 전체의 어려움이기 때문이죠. 과연 무엇이 이들을 심한 두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걸까요? #1 반도체가 없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반도체가 부족해 차를 조립 못 하고 있다는 소식은 이제 더는 새로운 뉴스가 아닙니다. 우리나라 현대자동차뿐만 아니라 북미, 아시아, 유럽 등에 공장을 두고 있는 거의 모든 자동차 회사 공장이 반도체 때문에 돌아가며 멈추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한창 어려움을 겪을 때보다 손해의 규모가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심각합니다. 반도체 가뭄의 직접 원인으로 코로나19를 많이 이야기하죠. 코로나바이러스가 세상을 덮치며 생산 활동과 소비 활동 모두에 큰 영향을 끼쳤고 자동차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2020년 2분기의 경우 북미와 유럽의 자동차 거래량은 말 그대로 곤두박질한 수준이었습니다. 판매량이 언제 회복될지 모르는 가운데 각 업체에서는 반도체 재고를 줄이는 등 버티기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하반기부터 판매량이 빠르게 회복됐습니다. 또한 반도체가 많이 필요한 전기차는 코로나19로 인해 오히려 더 많이 팔리기까지 했습니다. 부랴부랴 공급을 늘려달라 요청했지만 이미 가전 쪽 수요 폭증과 맞물려 병목 현상이 빚어지면서 평상시보다 훨씬 더 긴 시간을 기다리게 됐습니다. 핵심 부품이 없으니 조립을 못 하고, 당연히 출고는 지연될 수밖에 없습니다. 기관들에 따라 최대 60~80조원의 엄청난 손실을 자동차 회사들이 입을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합니다. 2022년 하반기나 돼야 반도체 대란이 해결될 것이라는 얘기도 있지만 보쉬 회장은 아예 내년 전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을 하기도 했습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도 역시 거의 모든 반도체를 수입해 쓰는 상황이다 보니 정부까지 나서 이 문제를 풀어보려 하지만 당장 뾰족한 방법이 안 보입니다. 특히 차량 전자장치 제어를 위한 반도체 MCU와 같은 핵심 부품은 대만 업체 TSMC가 세계 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TSMC의 상황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520억 달러를 투자하면 7~10개 정도의 반도체 생산 공장을 미국 내에 만들 수 있다며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습니다. 반도체 주도권을 다른 곳에 빼앗기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EU도 가만히 있지 않았죠. 그간 적당히 거리를 두던 반도체 생산에 적극 나서기로 했습니다. 유럽연합은 10년 안에 세계 반도체의 1/5를 유럽에서 생산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렇게 각국 정부까지 반도체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선 것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의 반도체 수요는 지금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늘게 됩니다. 자칫 자동차 산업 전체가 소수의 반도체 기업에 의해 울고 웃고, 눈치를 보는 등의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상황만은 막아야 한다는 걸 이번에 절감한 것입니다. #2 배터리 직접 만들고 말지 지난 4월 현대차는 경영실적 발표 자리에서 전기차용 배터리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내부 생산 얘기 나온 지 조금 됐지만 그동안 한다 안 한다 말만 무성했지 그 실체가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최고위급 임원이 직접 배터리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공개한 것입니다. 독일의 폭스바겐은 이미 올 초 차량용 배터리를 직접 생산하겠다고 밝혔고 유럽에만 총 6개의 공장을 건설할 계획입니다. 또한 폐배터리를 재활용하는 공장까지 마련하는 등, 완전한 배터리 독립을 위한 시동을 켰습니다. 최근에는 스텔란티스그룹이 이탈리아 밀라노에, 닛산은 공장이 있는 영국에 각각 자체 배터리 공장을 세울 계획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렇게 되면서 기존의 배터리 생산 기업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길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배터리 생산 노하우에서 앞선 화학 기업들과 완성차 업체들 협업이 다양한 형태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장 포드와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서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했고, 폭스바겐이 지분 20%를 인수한 스웨덴 배터리 업체 노스볼트 역시 고급 배터리 셀 생산을 할 계획입니다. 포르쉐의 경우 그룹 차원의 배터리 생산과는 별도로 고성능 전기차 배터리를 자체적으로 생산할 계획을 세웠고, 테슬라는 독일 배터리업체 ATW오토모티브를 인수해 독일 베를린에 짓고 있는 공장 등을 통해 배터리 외부 의존도를 줄이는 작전을 실생하게 됩니다. 이렇듯 전기차 배터리를 놓고 자동차 기업들은 자체 생산, 합작회사 설립, 지분 투자, 기업 인수 등의 다양한 방법을 통해 배터리 자급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반도체처럼 외부의 의존도를 줄여 생산부터 마무리까지 모든 과정을 자신들의 주도로 해나가겠다는 뜻입니다. 배터리 생산 기업들과 매번 힘든 협상을 해나갈 필요도 없고, 자신들의 자동차에 맞는 배터리 시스템을 온전히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돈 많은 완성차 업체들이 이 길을 마다할 이유는 없습니다. #3 자체 운영체제 개발, 그 힘든 길을 가려는 이유 자동차는 갈수록 굴러다니는 스마트폰, 굴러다니는 컴퓨터처럼 되고 있습니다. 더는 엔진 잘 만들고, 변속기 잘 만들고, 뛰어난 기계적 조합 능력으로 잘 달리는 차를 만들면 되던 시대가 아닙니다. 차를 소비하는 소비층은 점점 디지털 기기에 익숙해지고 있으며, 자동차에도 이런 첨단 정보통신 기술 적용이 필수적인 일이 됐습니다. 안전을 위해서라도, 또 편의를 위해서라도 자동차 디지털화는 당연한 것이 됐습니다. 그런데 전통적인 자동차 생산 기업들은 이런 정보통신기술에 투자를 게을리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테슬라 같은 곳은 자동차 운영체제를 개발하는 등, 이 부분의 지배력, 경쟁력을 높여갔습니다. 품질 논란이 있지만 테슬라의 뛰어난 운영체제만큼은 기존의 자동차 기업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지금까지도 테슬라는 인포테인먼트와 자율주행 프로그램 등, 종합적인 차량 관리 프로그램 운영에서 가장 앞서 있는 곳으로 여겨집니다. 폭스바겐그룹의 헤르베르트 디스 회장은 테슬라의 배터리 성능이 아닌, 업데이트를 통해 배터리 용량을 개선하거나 여러 기능을 끌어올리는 것에 놀라움을 나타낸 바 있고, 과연 원하는 만큼 이른 시간 안에 차이를 좁힐 수 있을지 고민이라며 속내를 여과 없이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더는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한 전통적인 자동차 기업들이 자체 운영체제 개발을 위해 엄청난 돈을 투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독일의 경제지 비어을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들이 이미 충분히 시스템을 다룰 줄 아는 다른 IT 기업의 도움을 거부하고 자신들의 운영체제를 만들려는 이유는 뭘까요? 자신들만의 색깔을 보여주기 위함입니다. 앞으로 자동차는 기계 엔지니어링에 의한 평가 못지않게 소프트웨어, 첨단 기능에 의해 평가받는 일이 더 잦아질 것입니다. 그때 자신들만의 디지털 서비스, 경쟁력을 통해 브랜드 정체성을 분명히 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고 여긴다는 게 해당 기사의 핵심 내용이었습니다. 벤츠만의 디지털 서비스, 아우디와 BMW, 포르쉐만의 첨단 디지털 색깔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돈이 얼마가 들든 아이텐티티 확립을 위한 디지털 체제 완성, 이게 지금 독일 업체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는 꼭 프리미엄 브랜드만의 고민은 아닙니다. 토요타도, 현대차도 운영체제 독립을 위한 계획을 마련했습니다. 일부는 협업을 통해, 아니면 아예 IT 기업을 인수해서라도 첨단 디지털 자동차 시대를 대비하려 하고 있습니다. # 자급만이 살길이다 반도체, 배터리, 그리고 운영체제 등, 현재 자동차 업계가 고민하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크게 3가지 방향에서 살펴봤습니다. 이것의 핵심은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빨리 시스템으로 독립화 할 수 있느냐’입니다. 완전히 독자적으로 가든, 아니면 협업을 통해서든, 완성차 업체들은 자급 체계를 만들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외부 영향 없이 독립적으로 사업을 이어가길 원합니다. 이에 지금 사활을 걸었다고 보면 됩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보아 온 자동차 세상이 아닌, 전혀 다른 형태의 자동차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변화를 생생하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들은 이 변화를 온몸으로 지금 맞고 있습니다. 어떤 곳은 버티지 못해 쓰러질 것이고, 어떤 곳은 우뚝 솟아 업계를 지배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자급을 위한 자동차 업계의 생존 경쟁, 이는 또 다른 형태의 전(錢)의 전쟁이기도 합니다. 과연, 누가 살아남을까요?
[이완 칼럼] 속 터지는 자동차 회사 "반도체·배터리·운영체계 직접 만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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