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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쌍용차 노동자는 억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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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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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귀족노조가 인수해서 경영 한번 해봐라." 최근 어려움에 처한 쌍용차 관련 기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댓글 반응이다. 신규 투자에 인색한 대주주나 시장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경영진의 실책 등에 대한 비판은 찾아보기 어렵다. 정말 쌍용차가 어려워진 것은 노조 때문일까. 쌍용차 노조를 '강성'이라 바라보는 시선은 2009년 쌍용차 사태 때문이다. 대규모 정리해고에 반발한 노조가 평택공장을 70여일간 점거했고, 경찰특공대가 진압에 나서며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당시 노조와 경찰의 충돌은 사회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노동자들은 새총으로 볼트와 너트를 쐈고, 경찰은 헬기로 옥상에 최루액을 쏟아붓는 모습이 뉴스를 통해 중계됐다. 노조는 경찰의 공장 진입을 막기 위해 공장 입구에서 자신들이 만든 차를 불태웠고, 각종 장비와 시설로 바리케이트를 쳤다. 우리 현대사의 아픈 장면 중 하나이고, 쌍용차 내부적으로도 상당한 트라우마다.  쌍용차 노조는 이런 악몽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다. 경영 정상화 직후 민주노총 탈퇴를 결의했고, 10년째 파업 없이 임금 삭감과 복지 축소 등 사측의 자구안에 적극 협조해왔다. 다시 말해 '과거는 맞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지칭하는 '강성노조'나 '귀족노조'의 모습을 조금 더 자세히 따져보자. 첫째로 여론과 대외 환경, 사회적 가치 등을 무시한 채 조직의 이득을 최우선시한다. 회사 실적이 나빠져도 임금인상과 복지 확대, 성과급 인상을 요구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기업 이미지가 어떻게 되건 원하는 바를 관철하기 위해 사무실과 공장을 점거하는 등 물리력도 서슴지 않는다. 이들은 자신보다 어려움에 처해있는 이들의 목소리에 입을 닫는다. 이것이 두 번째 요건이다. 파견근로자나 하청의 어려움 등 비정규직 문제는 별개로 친다. 취업 시장이 얼어붙는 시국에 '고용 안정'을 명분으로 자녀 세습, 정년 연장을 요구하며 자신들만의 성을 쌓아올린다.  그렇게 이권만 챙기다 보면, 누가 더 많은 파이를 가져갈지 내부 다툼이 발생하기도 한다. 만약, 가동률이 떨어지는 공장이 있다면 함께 상생하기 위해 일감을 나눠서야 하는 게 일반적인데, 자신의 일감을 빼앗길 수 없다며 공장별 근로자 간 다툼이 발생한다. 동료의 기본급보다 내 초과 수당이 더 중요해서 생기는 문제다. 결국 이들의 행동은 '이기심'이라는 단어로 요약된다. 반면, 쌍용차 노조는 다른 행보를 보여왔다. 가장 먼저 단행했던 건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의 탈퇴였다. 쌍용차 노조는 2009년 9월 조직형태 변경(상급단체 탈퇴)을 결의했다. 조합원 찬성률은 73%에 달했고, 2010년부터 어떤 노동단체에도 속하지 않은 개별 기업노조로 전환해 지금에 이르렀다.  이들은 올해로 11년째 파업이나 쟁의행위 없이 임금협상을 마무리지었다. 새 출발을 선언한 첫 해에는 노조 핵심 권리 중 하나인 임단협 전권을 회사에 일임했고, 여러 차례의 임금 동결과 복지 축소에도 동의해왔다. 자동차 업계 노·사간의 법리다툼을 촉발시켰던 통상임금 문제도 가장 먼저 매듭지었다. 이후로도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거리두고 있다. 경영 정상화와 관련된 입장문을 낼 때마다 "복수노조가 허용된 쌍용차에서 17명 소수 조합원이 포함된 금속노조의견이 다수의 기업노조 의지보다 우선되어선 방향성이 왜곡될 소지가 크다"고 견제하고 있다. 소수로 전락한 금속노조측의 목소리가 지금껏 개선해온 새 노조에게 '강성노조' 프레임을 씌우진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최근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도 적극 협력하고 있다. 임금협상 주기를 3년으로 늘리고, 기술직은 50%씩 2개조, 사무직은 30%씩 3개조로 편성해 매월 1개 조씩 순환 무급휴업에 돌입했다. 매년 150여명이 정년퇴직하는 가운데, 5년간 신규 채용을 하지 않기로 합의하는 등 인력 감축과 관련해서도 안정적으로 연착륙하고 있다는 평가다.  앞서 언급한 강성·귀족노조의 요건과 비교해보자. 쌍용차 노조는 어려운 회사 환경에 자신들의 권리인 임단협을 일임하고, 복지축소와 임금 삭감에 적극 협조했다. 이 과정에서 파업도 없었다. 고통 분담을 위해 대규모 무급휴직에도 합의했다. 결국, 회사를 떠난 동료들이 11년 만에 다시 출근할 수 있는 기회까지 만들어냈다. 과연 그들을 강성·귀족노조라고 부를 수 있을까. 오랜 기간 상생을 실천해왔던 것과는 별개로 회사 사정은 그리 좋지 않다. 매각협상은 지지부진하며, 일각에서는 재입찰까지 거론된다. 열심히 일한 죄 밖에 없는 근로자들은 얼마나 더 추운 겨울을 견뎌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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