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글다음글
자유주제

김관석 교수 "국가 전략 차원에서 한우산업 혁신해야"[

HYUNDAI 로고 이미지BMW 로고 이미지
울트라맨8Lv 116
조회 수1,011

김관석(52) 충북대 축산학과 교수는 도시에서 나고 자랐다. 청소년 시절에는 농업과 축산을 전혀 알지 못했다. 역설적으로 축산에 대한 관심은 그런 성장 과정에서 비롯됐다. 경북대 낙농학과에 입학했다. 공부를 할 때마다 새로운 세상과 조우했다. 생명 현상을 다루는 그 세계는 풍요로웠다. 그 분야의 여러 이슈에 대한 지적 호기심은 무한대로 늘어났다. 그가 시골에서 자랐다면 축산학에 관심을 두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김 교수는 1997~2003년 미국 아이오와주립대에서 석박사 학위 과정을 밟았다. 박사학위 전공은 분자유전학이다. 가축의 성장, 에너지 대사, 면역형질 등을 연구했다. 쉽게 말해 비만과 식욕과 관련된 유전자에 관심을 기울였다. 특히 돼지의 사료 효율성에 주목했다. 사료를 적게 먹고, 분변도 적게 배출하는 유전자에 관한 연구다. 동물의 사료 효율은 종돈회사로선 큰 관심사다. 사룟값을 포함한 생산비가 수익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 비용을 10%만 줄여도 상당한 절감이다. 돼지는 사람과 생리적으로 유사하다. 돼지의 비육과 식용에 관계하는 유전자는 사람에게도 있다. 돼지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비만 치료와 연결되는 지점을 그는 찾아냈다. 미국의 제약사 화이자에서 그의 연구 성과에 주목해 그 효능을 테스트하기도 했다. 유력한 학술 저널에 좋은 논문도 여럿 게재했다. “사람과 동물의 공통점은 3가지다. 유전자(DNA)를 갖고 있고, 생식 활동을 수행하며, 환경에 적응한다는 점이다. 분자유전학은 생명체를 이해하기 위해 유전자를 들여다보는 학문이다. 2000년대 들어오면서 유전자의 구조와 형태가 밝혀진 것이 이 분야 연구에 폭발적인 진보를 가능하게 했다. DNA가 규명됨으로써 인간은 유전자를 조작할 수 있게 됐다. 분자유전학의 길이 열린 것이다. 개체 간의 차이를 DNA 수준에서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생명과 연구 윤리 등 민감한 이슈가 제기되지만, 인간은 생명 현상을 구조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을 갖게 됐다. 내가 택한 학문의 길이 바로 그런 이슈와 맞물려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됐다.” 공장식 축산의 현실을 마주하다 그는 경북대를 졸업하고 양돈장에서 일한 경험도 있다. 그때 공장식 축산의 현실을 목도했다. 동물복지와 환경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축산의 미래가 밝지 않다고 그는 생각한다. 동물복지 운동가들과 독서모임을 갖기 위해 직접 차를 몰아 경기도 지역을 방문하기도 한다. 해럴드 맥기는 그의 책 〈음식과 요리〉에서 이렇게 썼다. 동물로부터 고기를 얻는 데는 2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 방법은 생의 동반자로서 그 동물이 가진 고유한 특성과 가치를 온전히 살리는 방식이다. 황소와 말은 들판에서 부리기 위해, 닭은 알을 얻기 위해, 암소와 양과 염소는 우유와 털을 얻기 위해 키웠다. 그들이 고기로 변하는 것은 오로지 더 이상 본래의 가치를 생산할 수 없을 때다. 동물로부터 고기를 얻는 두 번째 방법은 그 동물을 오로지 고기를 목적으로 사육하는 것이다. 잘 먹이고, 불필요한 활동을 억제해야 한다. 또한 연하고 맛이 순하고 기름진 살코기를 얻기 위해 어릴 때 도축한다. 김 교수에게 축산은 산업 이전에 인류 문명의 과제가 응축된 하나의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토종 소와 돼지에 대한 연구도 그의 이런 문제의식과 연결돼 있다. ‘생의 동반자로서 동물의 고유한 특성과 가치를 온전히 살리는 방식’의 축산을 그는 꿈꾸고 있다.

김관석 교수 '국가 전략 차원에서 한우산업 혁신해야'[한기홍이 만난 사람](5)김관석 교수 '국가 전략 차원에서 한우산업 혁신해야'[한기홍이 만난 사람](5)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가장 먼저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