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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제

또 2년만에 '강남 워터파크'..서울시는 수방예산 900억 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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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맨8Lv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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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8일)는 가게가 잠겼고 오늘은 전기가 안 들어오네요.” 9일 오전 9시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인근 한 빌딩 앞에서 만난 상인은 이렇게 말하며 1층 가게에 발목까지 들어찬 빗물을 쓸어냈다. 신발 위에 검은색 비닐봉지를 덧대 신은 그는 “오늘 장사를 망쳤다”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지하 4층에 지상 11층 규모의 이 빌딩은 ‘물 폭탄’이 쏟아진 전날(8일)부터 건물 전체 전기가 나가 입주 상인들은 가게 문을 열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건물 관리소장은 “정전 신고를 했더니 구청에서 100군데 넘는 데서 신고가 들어와 언제쯤 복구가 될지 모른다고 했다”며 한숨을 쉬었다. 강남역 인근 다른 가게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10번 출구 근처 빌딩 1층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정모씨는 “가게가 침수돼 하루 만에 1000만원 넘는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정씨 가게에는 비에 젖은 피로해소제 수십병이 나뒹굴고 있었다. 저지대가 많은 강남역 일대 인도에는 전날 퍼부은 비로 인해 화단 등에서 떠밀려온 흙이나 모래가 가득했고 도로 곳곳이 파손됐다. 이날 오전 8시쯤 강남역 일대를 청소하던 서울 서초구 ‘서리풀 청소기동대’의 손형길씨는 “인도에 쌓인 쓰레기를 치우려고 평소보다 1시간 일찍 출근했지만 끝이 없다”고 말했다. 집중호우가 잦아진 2000년대 이후 강남역 일대는 서울의 대표적인 상습 침수 지역이 됐다. 2010년 9월과 2011·2012년 7월 집중호우로 강남 일대가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온라인 등에선 ‘강남 워터파크(수영장)’라는 오명도 얻었다. 서울시는 2015년 ‘강남역 일대 및 침수취약지역 종합배수 개선대책’을 발표했지만, 2020년 8월 11번 출구에서 흙탕물이 분수처럼 솟구쳐 오르는 등 큰 피해가 난 데 이어 2년만에 다시 물에 잠기면서 근거 없는 ‘2년 주기설’마저 회자되는 상황이다. 상습 침수의 근본 원인으론 강남역 일대의 지대가 낮고 오목한 항아리 지형이 꼽히고 있다. 순식간에 고인 물이 빠져나갈 길을 찾지 못한 채 차오르는 이유다. 10번 출구 근처 한 일식집 업주는 “언덕을 타고 빗물이 내려오는데 가게 앞 하수구가 역류하면서 곧바로 침수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인근 업주도 “도로 빗물받이나 하수구가 제 기능을 못하는 게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시간당 100㎜가 넘는 비가 강남 지역에 쏟아져 하수도 등 제반 시설이 감당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강남 지역의 시간당 최대 강우 처리 용량(85㎜)을 훌쩍 넘어선 어쩔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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