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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제

풍요에서 빈곤으로, 카 문화 2편

KilmerLv 84
조회 수1,953

호황이 절정이던 일본 1980년대 말. 도쿄 부동산 다 팔면 미국 땅 전부를 노려볼 수 있겠다는 농담반 진담반이 나오던 시절입니다. 세계 증시 시가총액 상위권을 일본 기업이 휩쓸고 세계 은행 순위도 일본 독무대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주택개발 사업과 정치권과의 연줄이 드러나고 총리까지 개입된 돈 비리가 폭로되어 집권당 지지율 훅 내려갑니다. 독재나 다름없던 여당이 휘청거리자 반대당이 힘을 얻고 비전문가들 경험없는 경제문외한 대거 등용됩니다. 또, 하필이면 부동산 버블 잡겠다고 금리를 빨리 올립니다. 1980년대 중반 미국이 일본 견제하느라 서독, 영국, 프랑스와 손잡고 일본 수출 그만 유리하라고 엔화절상시킨 적 있는데 그때문에 기업들이 연구개발은 않고 땅장사를 하고 있었던 터라 타격이 두배됩니다. 빌린돈 못갚고 줄도산하고 감축바람 붑니다. 1990년. 일본경제 폭망하기 시작합니다. 증시와 부동산 떡락하고 기업들도 이익내기 힘들어집니다. 완전 잘나가다 5년만에 그렇게 불황에 접어들어 결혼도 안하고 애도 안낳고 삼십년 저성장합니다. 온탕에서 냉탕으로 빠르게 옮겨가면 저정도급은 아니겠지만 한국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얼마전까지 대호황이었다가 2023년 냉기 가득한 새해를 맞이했기 때문입니다. 1990년 청년 일본인들은 내집마련과 주식투자를 위해 열심히 살다가 자포자기가 됩니다. 그래서 펀카로 분류되는 차들이 인기끌고 문화로 자리잡습니다. イニシャル D 한국에서 이니셜디로 알려진 두터운 팬덤을 보유한 만화 시리즈도 90년대에 등장합니다. 고성능 소형차들에 대한 목마름이고 보급형차를 성능보강하는 개조문화 발달하여 제조사들도 그런 파생모델 잔뜩 내놓습니다.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습니다. 저런 펀카문화는 무엇을 희생하여 이뤄지는건지요? 이성교제 줄어들고 내집마련 포기에서 비롯됩니다. 작은 주거공간 월세살이 초식남 등장. 초식남이라는 단어는 나중에 생기지만 그 원형은 저때 생기고 있던 것입니다. 돈들이 없고 가정을 꾸릴 생각도 줄어드니 일본 본토에서 많이 팔리는 모델들이 점차 소형화됩니다. 뒷좌석 배려형 차종들이 줄어듭니다. 2021년 판매 기준 일본내 1위 야리스, 2위 루미, 3위 코롤라로, 캠리나 어코드가 끼질 못합니다. 3편은 불황이 낳은 또 다른 자동차 시장의 왜곡, 일본 렉서스의 안착 배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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