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피아 > 아반떼 (2007.12~2008.03)
2007년에 면허를 취득하고 나서 더욱더 운전의 재미를 본 저는 감을 잃기 전에 어떻게든 차를
한대 사자는 마음으로 당시에 고연봉 아니 고월급을 줬던 무역회사에 취직을 했습니다 ㅋㅋㅋ
비록 아르바이트 였지만 우즈베키스탄 형들과 함께 청소기 3000개 씩 컨테이너에 싣고 내리고를
반복하며....추운 겨울을 버티니 통장에 월급은 쌓였고 그 중 일부는 부모님께 용돈 드리고
당시 치킨 한마리가 12000원 이었는데도 불구 매일 치킨을 먹으며 나름 부유하게? 살았습니다ㅋㅋㅋ
여기서 잠깐! 치킨 한마리 먹으며 부유? 모지? 라고 생각하실수 있겠지만..
제 고향이 경기도 광주 곤지암 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치킨 한마리 먹기가 매우...힘든 동네죠.
심지어 배달도 없었던.......
여튼...그렇게 돈 을 모으고 어느정도 남은 돈으로 중고차 아니 똥차를 하나 사서 굴러만 가더라도
차 는 있어야 할거 같다는 생각에 인터넷에서 매물을 찾아봤습니다 ㅋㅋ
그때 마침 곤지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분당 수내동 초밥집에 일을 하게 되어서 차가 필요했고
해서 조금 급하게 알아봤습니다.
출처 : 네이버
인터넷 사이트를 뒤져뒤져 어느 한 사이트를 들어가게 되었는데
아니 세피아가 70만원? 으로 나오는게 아닙니까 ㅋㅋㅋㅋ
오! 이거 딱 좋다 라는 생각에 바로 상사에 전화를 했습니다.
신호가 얼마 안가고 바로 직원이 전화를 받았습니다.
직 : 안녕하세요, oo 모터스 입니다. 전화 잘 주셨어요! 매물 있습니다!
나 : 네?? (아니...제가 무슨차 라고 얘기도 안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사이트에서 세피아를 봤는데요
직 : 아 네에 세피아요? 있어요! 마침 매물이 막 들어온게 있어서 판매중입니다.
나 : 그런데요, 사이트에는 이정도 A급을 70만원에 판매한다고 나와있는데 정말 맞나요?
직 : 아 그럼요, 저희는 실매물을 가지고 판매하고 있습니다! 걱정마시구요. 보러 오시려면
바로 오시면 됩니다.
그리고 매물이 빨리 나갈수도 있으니까 얼른 오세요~~
나 : 네. 그런데 제가 사는 곳이 곤지암 이라는 곳 인데 거기 위치가 어디인가요?
직 : 아 여기는 강남구 율현동 이라는 곳 입니다 네이버에 한번 쳐보시겠어요?
나 : 음...거리는 좀 되는데 여기서 가려면 대략 1시간 반은 될듯 한데 괜찮을까요?
직 : 괜찮습니다! 오셔서 편히 보시고 구매하시면 됩니다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왜 쪼개지)
나 : 네 그러면 제가 지금 바로 출발 하겠습니다!
직 : 네 이따뵙겠습니다!
그렇게 약 3시간 뒤......
집에서 버정까지 15분 내려감 > 배차 간격이 무려 40분인 버스를 겨우 시간 맞춰서 탐 >
곤지암터미날 까지 이동 30분 소요> 곤지암터미날 에서 잠실 가는 버스탐 > 약 1시간 20분정도 소요 >
율현동 도착
곤지암 가는 시간도 꽤 걸리는데 강남 율현동 이라니요....여튼 고생 고생해서 도착했고
도착 해서 연락을 했던 딜러 번호로 전화를 했습니다.
그런데,,,,그런데,,,,,,,,,모두가 다 아는 예상...?
전화를 받지 않습니다. 응//////////// 모지 이 Shake 는...
한 5번 정도 거니까 그제서야 받았고
직 : (목소리가 한껏 업되어 있는) 아 고객님 오셨어요!
나 : 아 네 전화를...왜 안받으시는..저 자동차 매매장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직 : 아 죄송합니다 제가 고객 응대중 이어서요 어디쯤이세요?
나 : 매매장 입구...라니까요!?
직 : 네네 그러면 제가 일단은 다른 고객 응대중이어서 저희 직원 한명 보낼게요!
나 : 네? 직접 나오시는게 아니구요?
직 : 직원 한테 설명 해놓았으니까 차 보고 계시면 금방 가겠습니다.
나 : ......아...네 알겠습니다.
직 : 차 보고 있으세요~~ 뚝...
그러고 약 5분? 뒤에 초롱이 같은 분이 한분 오시더군요!!?
여기서 초롱이라 함은 범죄도시3 를 보신분은 아실겁니다.
초 : 혹시 세피아 보러 오신분?
나 : 네 맞습니다. 그 김oo 직원분이 못 나오신다고..
초 : 지금 응대중이여서 제가 나왔습니다 가시죠!
나 : 네
초롱이 분이 저를 상사 사무실로 안내를 하였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자리에 앉으니 커피를 타주셨고 한잔 마시면서 차 얘기좀 하자고 하시더군요.
근데 저는 마음이 급했고 빨리 차를 갖고 가야겠다는 생각에 바로 본론 부터 얘기를 했습니다.
나 : 저 세피아는 언제 볼수 있나요? 차가 마침 있다고 해서 왔는데요
초 : 아 세피아요? 어떤거 보셨죠?
나 : 94년식 하얀색 세피아 였고 무사고에 블라블라~~ 가격은 70만원 이었구요.
초 : 아 네엡 잠시만요 (화일철 뒤적 뒤적) 앗.......이거 어쩌죠?
나 : 왜...왜요?
초 : 이거 방금 전에 다른분이 와서 사가셨는데........
나 : .................(다 시 얘 기 해 주 겠 니? 초롱아?) 무슨 말씀이신지
초 : 이거 고객님 오시고 나서 저희가 이동중에 누가 이미 구매를 했네요?? 흐흐흐흐흐 (얘도 쪼갬)
나 : 저기요.........말잇못............제가 분명 사이트에서 보고 전화를 해서 매물 있냐 가면 볼수 있냐
등등 다 물어봤는데 이게 무슨 개빵당시츄에이션? 이신지?
초 : 이미 사간건 저희도 어쩔수가...없네요
나 : 아니 그럼 팔리면 팔렸다고 얘기를 주실수도 있는거고 아 됐구요.....세피아 갖고 오세요
저는 봐야 하니까.
초 : 없는걸 저보고 어쩌라는건지...이미 판매 되었다니까요?
나 : 흠.......그럼 처음에 전화 받은 직원분 전화좀 해볼게요......(직원 전화 안받음) 하아
이 사람들이 장난치나..
저는 당시 20대 초반이기도 해서 초롱이 같은 분이 무서운? 생각보다는 제가 겁이 없었죠.
너무 화가 나고 열이 받아서 먹고 있던 커피를 바닥에 껸지고 책상을 뒤엎었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난장판 시작..
사실 술만 안먹었을 뿐이지 정형돈 모드 였습니다ㅋㅋㅋ
(지금 생각해보면 초롱이 한테 안 맞은게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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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 세피아 갖고 오라고...요 네? 장난하세요?
초 : 고객님..고객님..? 진정하시고 제 말 좀 들어보세요.
나 : 됐구요. 세피아 갖고 오시라니까요? 이거 명백한 사기? 이게 그 뉴스에 나오는 허위매물? 아니에요?
당신들 딱 걸렸어. 지금 사람 가지고 장난 하시나..
초 : 고객님 진정 ...진정 하시구요....아니면 세피아 보다 더 좋은거를 싸게 드릴게요!? 네?
나 : ????????????????네???????????? 무슨 ....?
초 : 세피아 는 어찌됐던 제가 죄송한거니까 아반떼 어떠신지. 97년식 아반떼가 마침 딱 하나 있었는데
이거 사실 다른 손님들 한테도 잘 안보여주고 있었거든요. 97년식 아반떼 자주색에 수동기어고
무사고 에 1인소유. 아 그리고 무엇보다! 여성분이 타셨던거라 한번 보실래요?
키로수는 23만 키로 입니다!
나 : (급 흥분이 가라앉음) 음......그런가요? 그럼 가격은요? 세피아랑 똑같이 70만원 인가요?
초 : 아 이거는 세피아보다 3년뒤 연식이라 아무래도 가격이 좀 있는데, 고객님께는
특별하게 ..에잇 그냥 100만원에 드릴게요 ㅋㅋㅋㅋ 가져가세요!
나 : (내적 갈등이 매우 있었지만 이미 화는 풀림) 오옷.....그렇다면 일단 가보시죠!
출처 : 네이버
제가 생각한 구아방은 그것도 자주색 같은 경우 당시에는 엄청난 핫한 컬러였으며,
실내 또한 앤틱한 모습!! 저게 벨벳이라고 해야 하는지 앙고라 라고 해야 하는지 무튼..열선 없어도 따수울
재질을 갖고 있었던 저 실내가 그립네요 ㅋㅋㅋ
거기에 기어는 버스나 트럭 부럽지 않은 긴 막대 튜닝의 수동기어!!! 조수석에 탄 사람도 후려칠수 있는
그런 무기같은 기어 였죠 ㅋㅋㅋㅋ 그리고 저정도는 되야 기어 좀 넣어봤다고 했었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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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롱이는 상사와 좀 거리가 있는 어느 모래밭 으로 저를 안내했고, 거기에 흙먼지로 래핑이 되어있는
자주색 아반떼가 보였고 저한테 차키를 주며 시동 한번 걸어보라고 해서 들뜬 마음으로 차 키로
문을 열고 앉아서 시동을 걸어봤는데 잘 걸렸고 라디오 도 켜보니 안테나가 쭈우우욱 위로 올라가며
잘 나오더군요.
그 외에 몇개의 문제점 빼고는 컨디션은 괜찮아 보여 뒤도 안보고 덜컥...계약을 하고 100만원
입금까지 해서 출고를 했습니다.
집에 가는길에 꽤 많이 시동을 꺼트려 당황도 했지만 어찌저찌 잘 집까지 끌고 왔고 제 출퇴근의 발이
되어주었습니다. 그렇게 한..3개월이 지났을까요..?
처음 시동 걸면 RPM이 미친듯이 올라가서 굉음을 냈고, 좋은점은 겨울에 히터가 바로 나왔다는 점..
(미친 생각)
그냥 잠시뿐이겠거니 했는데 점점 심해져서 이상하다 싶어 집 근처 블루핸즈를 가서 점검을
받아보니 블루핸즈 직원분이 묻더군요
직 : 이 차 기존에 계속 타셨던 차 인가요?
나 : 아니요. 중고차로 샀습니다.
직 : 중고차로요? 언제요?
나 : 한 3개월 정도 된거 같은데요
직 : 아니...이런 차 를 중고차로 파는 왜놈들이 있어요?
나 : 네? 그게 어떤말씀이신지
직 : 이거 차 문제 많구요 일단은 지금 RPM 상승은 엔진에 바람이 차서 그런거고 이거 수리하려면
30만원 정도 듭니다.
그거 말고도 누유도 있고 엔진 관련해서 문제가 많아요. 다 고치려면 120만원 정도 견적
나올수 있겠네요.
나 : ...............................좀 더 탈수는 없나요?
직 : 고쳐도 동일 증상이 있을수 있구요 일단 너무 오래됐어요. 거기에 키로수도 많구요..
그냥 폐차 하시는게 나을지도..
나 : 말잇못.......아아...네에
그렇게 발길을 돌려 집으로 가는길..
내 속도 모르고 차는 엄청난 F1 르망 레이스 차 사운드를 내며....이런 저런 생각이 들더군요.
3개월전 생각이 나면서...당시 바람잡이 직원과 초롱이 한테 당했구나 라는 허탈감이 밀려오더군요.
세피아 는 애초에 없었고 세피아 대신 더 비싼 아반떼 를 팔았던 그 두 초롱이들을 잊을수가 없었습니다...
이미 산거라 따질수도 없었고 잘 알지도 모르고 구매한 제가 바보 같기도 했고 그랬습니다.
짜증이 너무 나서 근처 개울에 가서 소리 한번 지르고 물수제비? 를 하며 화 를 좀 삭이고 집에 들어가
부모님께 얘기를 드렸고, 부모님은 인생 공부 한거니까 다음에는 무리를 해서라도 새차를
구매하라고 말씀 주셨습니다.
아반떼는 약 2주 정도 더 타고 이라크 로 수출을 보냈으며, 그렇게 제 첫차는 아련하고도 먼지같은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아반떼야 고마웠다. 이라크에서 잘 있니? 미사일 맞은건 아니지?
* 이글은 100%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이며 인물, 나이, 지역 등 허구가 없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