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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제

다루기 힘든 옻, 천년혼 불어넣는 김성호 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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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맨8Lv 116
조회 수1,215

수십 겹의 옻을 입은 학과 나비들이 보는 각도에 따라 오묘한 빛을 발산하며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뽐낸다. 흡사 유리구슬이 박힌 것처럼 매끄러운 자개장 표면은 나뭇결이 고스란히 드러나 살아서 숨을 쉬는 듯하다. 몇 년이면 썩어 문드러지기 십상인 목재도 옻칠 보호막을 입으면 거뜬히 천년을 버텨낸다. 습도가 높으면 수분을 빨아들이고 낮으면 내뿜는 옻 고유의 성질 덕이다. 청주 외곽인 상당구 정북동 작은 시골 마을 어귀에는 '해봉공방' 이라고 이름붙은 아담한 2층 작업장이 있다. 충북도 무형문화재 27호인 칠장 기능보유자 김성호(65) 선생의 옻칠 작업을 하는 곳이다. 김씨는 "해봉은 '바다 해'와 '오를 봉'을 쓰는 호면서 법명"이라며 "바다에서 나는 조개껍데기 자개와 산속 옻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4일 취재진이 찾아간 작업장에는 개량한복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김씨와 머리 희끗희끗한 만학도 두 명이 잘 다듬은 목재에 붓으로 진갈색 옻을 입히는 옻칠작업을 하고 있었다. 맞붙은 전시장에는 자개장과 여러 가지 옻 그림, 그리고 앙증맞은 식기, 수저 등 기물류가 반짝반짝 빛을 내며 손님을 맞았다. 김씨는 "은퇴 후 옻칠을 배우겠다며 고생을 자처한 분들"이라고 함께 작업하는 나이 든 제자들을 소개했다. 칠장은 옻나무에서 채취한 수액을 용도에 맞게 정제해 기물 등을 칠하는 장인을 일컫는다. 독성 강한 옻을 다루는 것 자체가 힘들지만, 채취한 원액에서 수분과 나무 부스러기, 벌레 같은 불순물을 걷어내는 작업도 만만찮다. 일단 옻나무에서 채취한 진액은 삼베로 싸서 이물질을 제거한다. 그러고는 다시 햇볕에 말려 적당량의 수분을 날려 보낸 뒤 남은 입자를 곱게 개 정제한 옻을 만든다. 정제 옻은 색깔 있는 돌가루를 섞어 여러 가지 색으로 표현하거나 모시나 삼베에 겹겹이 입혀 원하는 공예품을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활용된다.

[충북 장인열전] 다루기 힘든 옻, 천년혼 불어넣는 김성호 칠장[충북 장인열전] 다루기 힘든 옻, 천년혼 불어넣는 김성호 칠장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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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FowardLv 102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