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글다음글
자유주제

몽골에서 '평화달리기'를 하는 러시아인을 만났다

HYUNDAI 로고 이미지BMW 로고 이미지
울트라맨8Lv 116
조회 수782

고조선유적답사단 일행이 20일 동안의 몽골여행 중 가장 힘든 고비인 고비사막을 드디어 벗어나 몽골 서쪽으로 들어서면서 만난 첫 번째 도시는 홉드다. 제법 도시다운 맛을 풍기는 홉드는 청나라 때 만주인들이 군사기지를 세운 이후 몽골 서부 지역의 무역, 상업, 행정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차에 기름을 보충하고 식자재와 물을 사러 마트에 갔더니 대한민국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어 한국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었다. 시내 중심가에는 몽골인들이 즐겨 신는 신발인 '고탈'이 동상처럼 세워져 이방인의 눈길을 끈다. 몽골인들은 장화를 '고탈'이라고 하는데 여름용은 가죽과 천을 재료로 하고 겨울용은 가죽과 펠트를 사용한다. 겨울에는 고탈 안에 털실로 짠 양말을 신고 혹한을 이겨낸다. 소가죽으로 만드는 고탈은 좌우에 여러 가지 장식을 하는데 장수를 상징하는 무늬를 넣는다. 예를 들어 남자의 경우 8, 12, 14, 15 또는 33개의 장식 패턴이 있다. 신발의 코 부분이 하늘로 솟아있어 승마할 때 편리하며 밑바닥은 평평하다. 모래나 자갈로 이뤄진 울퉁불퉁한 고비사막을 벗어나 서쪽끝 도시 바양울기까지는 포장도로라 빨리 달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장애물이 없어 도로변 경치를 구경하며 졸고 있는데 앞서가던 차가 길옆으로 비켜선다. "또 고장났나?" 하며 차를 세워 도로변에 내리니 성화봉을 든 서양인이 도로변을 달리다 우리를 보고 웃는다. 세계 평화를 희망하며 달리는 러시안 마라토너 멀리 보이는 4천미터급 산정상에 눈이 쌓여있고 강한 바람 때문에 일행은 점퍼까지 입었는데 반바지만 입고 도로변을 달리는 사람의 사연이 궁금해 영어로 물으니 "러시아인으로 세계 평화를 꿈꾸며 달리고 있다"고 한다. 티셔츠에는 '평화달리기(Peace Run)'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고 인자한 웃음을 지어보내는 러시아인에게 "우크라이나과의 전쟁을 반대하느냐?"고 묻고 싶었지만 서로가 갈 길이 바빠 물어보지 못했다. "몽골 수도 울란바타르를 경유해 여기까지 달려왔다"고 해서 깜짝 놀라 "혼자서 여기까지 달려왔느냐?" 물었다. 그는 웃으며 "캡틴과 일행이 승용차를 타고 뒤따라오며 예정된 순서에 따라 성화 주자가 바뀌어 달린다"라고 대답하며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까 영어로 된 명함을 준다. 명함에 적힌 '평화달리기'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이들 단체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나와있었다. 한국도 방문했었던 '세계 평화 달리기'는 국제적인 행사로서 참가자들은 올림픽 성화와 같은 성화봉을 가지고 릴레이 형식으로 지구 방방곡곡을 방문한다. 이 행사는 나이, 성별, 직업, 국적, 종교 같은 벽을 뛰어넘어 공존하는 따뜻한 마음들을 나누고 상호간에 마음을 열어 국제적인 우애로 연결하고자 하는 행사이다.

몽골에서 '평화달리기'를 하는 러시아인을 만났다몽골에서 '평화달리기'를 하는 러시아인을 만났다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가장 먼저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