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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제

당 타이 손 "베트남 전쟁속 달빛아래서 연주..쇼팽과 운명적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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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맨8Lv 116
조회 수722

"쇼팽과 나는 매우 운명적인 연결이 있습니다." 1980년 제10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동양인 최초 우승자가 탄생하자 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당시 이력서에 '모스크바 음악원 재학 중'이라는 단 한 줄밖에 쓰지 못한 22살의 베트남 출신 피아니스트 당 타이 손이 그 주인공이었다. 전쟁의 폐허 속 음악의 불모지에서 온 청년은 처음으로 도전한 콩쿠르에서 기적을 써 내려갔다. 섬세한 연주로 대표적인 '쇼팽 스페셜리스트'로 꼽히는 당 타이 손(64)이 3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16일부터 춘천, 통영을 거쳐 21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선다. 공연을 앞두고 서면으로 만난 그는 "모스크바 음악원에서 유학하며 피아노에 대한 테크닉과 외면적인 틀을 다시 세우는 것을 배웠지만, 내면적인 부분은 (어릴 적) 기적을 통해 이미 채워져 있었다"고 말했다. 쇼팽 콩쿠르가 생애 첫 리사이틀과 협연 데뷔였을 정도로 무대 경험이 전무했던 그였다. 하지만 몸속엔 이미 쇼팽의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인도차이나 전쟁 속 프랑스인들이 버리고 간 피아노로 하노이음악원을 공동 설립한 베트남 1세대 피아니스트인 그의 어머니이자 첫 스승 타이 티 리엔이 그 운명의 끈을 이었다. "1970년 쇼팽 콩쿠르에 초대받았던 어머니는 그곳에서 경험한 음악에 크게 자극 받아 모든 쇼팽 레퍼토리 음반과 악보를 구해왔어요. 당시 전쟁 중이었던 베트남에선 음악을 배울 수 있는 자료가 거의 전무했지만, 저는 쇼팽에 관해선 모든 걸 경험할 수 있었죠. 이 우연한 계기로 나는 내 피에 흐를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쇼팽의 음악을 들을 수 있었어요. 이는 나의 유년 시절을 가득 채우고 음악적 성장을 도왔죠." 포화 속에서도 음악은 놓지 않았다. 1965년 베트남 전쟁이 본격화되며 하노이 음악원 초등과정에 갓 입학했던 7살의 당 타이 손도 어머니와 깊숙한 산속 시골 마을로 몸을 피했다. 물소가 끄는 수레로 공수해 온 피아노는 현도 끊어지고 페달도 망가진 처참한 상태였지만, 어머니와 음악원 학생들, 당 타이 손은 달빛 아래 연주를 이어갔다.

[인터뷰]당 타이 손 '베트남 전쟁속 달빛아래서 연주..쇼팽과 운명적 연결'[인터뷰]당 타이 손 '베트남 전쟁속 달빛아래서 연주..쇼팽과 운명적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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