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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제

지도·산수화 혼합된 태봉도 세 점 보물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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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맨8Lv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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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실은 자손이 태어나면 태(胎)를 궁궐 밖으로 옮겨 따로 봉안했다. 길지(吉地)를 고르고 안장해 태실(胎室)을 조성했다. 태의 주인이 왕위에 오르면 특별히 석물로 단장했다. 일련의 과정은 의궤(儀軌)에 기록됐다. 태실과 주변 지세의 경관은 어람용(御覽用)으로 그려 왕실에 올렸다. 이를 태봉도(胎封圖)라고 한다. 문화재청은 26일 태봉도 세 건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했다. '장조 태봉도(莊祖 胎封圖·1785)'와 '순조 태봉도(純祖 胎封圖·1806)', '헌종 태봉도(憲宗 胎封圖·1847)'다. 장조 태봉도는 정조 아버지 사도세자의 태실과 주변 풍경을 묘사한 그림이다. 태실은 1735년 경북 예천군 명봉사 뒤편에 마련됐다. 1785년 사도세자로 추존됨에 따라 난간석(欄干石), 비석 등 석물이 추가로 배치됐다. 실록에는 '경모궁(景慕宮) 태실'로 기재됐다. 경모는 크게 사랑한다는 뜻이다. 정조가 비극적 삶을 살다 간 아버지를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짐작하게 한다. 장조 태봉도에는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산수화 조망법이 적용됐다. 태실은 많은 산봉우리가 에워싼 타원형 구도에서 한가운데를 차지한다. 연꽃무늬 지붕돌에 팔각 난간석, 앞쪽 거북형 받침에 표석이 각각 그려졌다. 지명을 써놓은 방식, 줄지어 있는 삼각형 모양의 산 등 지도식 표현이 두드러진다. 순조 태실은 충북 보은군 내속리면에 있다. 태봉도에서는 S자 형태의 경계 오른편 위에 있는 둥근 봉우리 위에 있다. 주위 배경을 여백으로 비워 놓아 유난히 돋보인다. 왼편 아래에는 여러 전각이 어우러진 속리산 법주사가 묘사돼 있다. 붉은 선으로 도로를 뚜렷하게 표시하고 필 획 반복으로 무성한 나뭇잎을 표현해 지도와 산수화의 성격이 혼합됐다고 평가된다. 헌종 태실은 충남 예산군 덕산면에 있다. 태봉도에서는 연꽃 지붕이 있는 지붕돌과 팔각 난간석, 거북 모양 받침에 세워진 표석 등으로 나타난다. 그림은 전형적인 산수화 구도다. 중경에 태실, 전경에 마을이 있다. 후경에는 봉우리와 멀리 보이는 먼 산이 간략히 표현됐다. 능숙한 필치로 산봉우리를 현실감 있게 나타냈다. 부드러운 먹색으로 입체감을 더했는데 안개 낀 모습 등을 효과적으로 구사해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문화재청은 근엄하고 정교한 장식성이 돋보이는 '건칠보살좌상'과 고려 14세기 삼존상의 특징을 갖춘 '금동아미타여래삼존상 및 복장유물', 높은 학술 가치를 자랑하는 '묘법연화경'도 이날 보물로 지정했다. 건칠보살좌상은 고려 말~조선 초 제작된 보살상이다. 머리에 화려한 보관을 쓰고 설법인을 하고 있다. 설법인은 부처가 설법의 교화함을 보이는 손가락 모습을 의미한다. 건칠보살좌상은 시무외인·여원인 자세다. 어떠한 두려움도 없애주고, 어떤 소원도 다 들어준다는 뜻이 담겨 있다. 제작에는 건칠이 적용됐다. 흙으로 소조상을 만들고, 그 위에 여러 겹의 천을 바르고 옻칠했다. 현존하는 건칠불은 약 스무 점에 불과하다. 건칠보살좌상은 높이가 124.5㎝로 큰 편에 속한다. 안정된 비례감과 중후한 신체 표현, 사람 손처럼 양감을 강조한 두 손, 자연스럽게 땋아 어깨 위로 흘러내린 머리카락, 석영 재질의 눈동자 별도 제작 등으로 사실성의 극치를 보여준다. 얼굴에서 풍기는 근엄함과 넓은 어깨에서 전해지는 장대함이 대조를 이뤄 당당한 아름다움을 전한다. 금동아미타여래삼존상 및 복장유물은 복장발원문에 1333년 조성된 사실이 명시돼 있다. 불상은 본존 아미타여래상과 좌우 협시인 관음보살, 대세지보살로 구성됐다. 시주자인 장현과 그의 처 선씨, 김진, 이겸 등이 발원자로 참여했다. 김진과 이겸은 고위관직을 지낸 인물이다. 원나라 태황태후를 하례하거나 중요 불사에 참여한 행적이 있다. 불상의 특징으로는 귀공자풍의 이목구비와 단아한 형태, 동그란 형태의 중간계주, 높은 보계, 유려하게 살아있는 신체 굴곡, 단정하게 묶은 내의의 띠 자락 등이 꼽힌다. 하나같이 14세기 유행한 불상 양식이다. 섬세한 조각과 주조기술, 금속공예 기법도 살필 수 있어 보호 가치가 충분하다고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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