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美 '전기차보조금'에 민관 원팀 꾸린다는 정부, 뒷북대응 아닌가

미국이 한국산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한 데 대한 정부 대응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북미에서 조립된 전기차에만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발효된 건 지난 17일이다. 일본은 입법 전부터 미국 의회에 로비를 펼쳐 자국 이익을 지킨 반면, 한국 정부는 법 발효 후에야 동분서주하고 있다. 정부는 25일 자동차 업계와 간담회를 갖고 "민관이 원팀을 꾸려 대응하겠다"고 했지만 미국 상하원을 통과한 법을 뒤늦게 고치는 건 매우 어렵다. 시행령에라도 한국 이익을 반영하겠다고 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자동차산업연합회는 "연간 10만대 이상의 전기차 판매가 줄어들 것"이라고 하니 입법 전부터 우리 이익을 관철하지 못한 게 안타까울 뿐이다. 당초 바이든 행정부가 IRA의 첫 버전으로 내놓은 '더 나은 재건법(BBB)'에는 일본 도요타에 치명적인 내용이 포함됐다. 노조가 있는 기업이 만든 차에만 4500달러의 보조금을 주겠다는 조항이었다. 도요타는 미국에 10여 개 공장이 있지만 노조가 없다. 하지만 도요타는 조 맨친 민주당 상원의원 등 정관계 핵심 인사들을 접촉해 설득했다. 그 결과 맨친 의원은 BBB에 반대했고 해당 보조금 조항은 삭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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