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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제

미·중 갈등 속 기회 포착 .. 신중하면서 단호한 '대만의 매운 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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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맨8Lv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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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 분위기 속 ‘반중 선봉’ 포지션 강화 = 차이 총통은 지난 2016년 취임 연설에서 “1992년 이후 양안이 꾸준히 대화·협상을 해왔으며,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집권 전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민주진보당(민진당) 당론을 지지하면서도 이를 강조하지 않아 반대파들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모호한 태도라고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그러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대만 통일론’을 본격화하자 차이 총통은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서며 그 모호성에서 벗어나 반중 노선을 분명히 했다. 특히 그는 지난해 미국 포린어페어스 기고에서 “대만에 대한 중국의 위협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더욱 노골적이고, 더욱 확신에 찬 권위주의의 도전”이라고 규정했다. 대만 해협을 사이에 둔 양안(兩岸) 대립을 중국과 대만 간의 대립을 넘어 전 세계 ‘민주주의 대(對) 권위주의’의 대결로 재해석한 것이다. 이 때문에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이달 초 대만을 방문하는 등 미국 의원들이 8월에만 네 차례 대만을 찾아 대만 지지를 공언했고 영국, 캐나다, 일본, 독일 정치인들도 비슷한 행보로 차이 총통에 대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 차이 총통의 행보는 미·중 패권경쟁이 첨예화되면서 미국이 대만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을 잘 포착했다는 평가다. 그동안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대만에 미온적이었던 미국에 패권경쟁 속 대만의 중요성을 잘 활용, 대외적으로 어필했다는 것이다. 민진당 출신의 한 정치인은 “차이 총통은 대만의 민주주의·삶의 방식을 지키는 것을 우선하고 있고 이를 위해 우리의 지리적·지정학적 역할을 명확히 정의해야 했다”며 “차이 총통은 대만이 세계 공급망의 핵심이자 민주주의 공동체 일원임을 확실히 어필해야 우리의 안보를 지킬 수 있다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방위산업에서도 성과가 있었는데, 그동안 중국의 압력으로 무기 구매가 원활하지 않았던 대만에 신형 무기 판매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2019년 7월에는 미국이 M1A2T 전차와 각종 미사일 등 20억 달러의 무기판매를 하기로 결정했고, 이후에도 꾸준히 전투기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 지난 12일에도 대만은 25억 대만달러(약 1095억 원) 규모의 패트리엇 미사일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의회는 6월 대만에 4년간 45억 달러의 안보 지원을 제공하는 ‘대만 정책법’을 발의했고 현재 연기되긴 했지만 표결도 곧 이뤄질 전망이다. ◇강경 기조에도 ‘심사숙고’로 내부 신뢰 확보 = 대만이 세계 2위의 경제·군사대국 중국에 맞서는 것은 무모한 행위로 비칠 수 있지만 내부 관계자들은 차이 총통이 사려 깊고 오랜 기간 고민을 해가며 정책을 밟아간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차이 총통의 전직 보좌관을 인용, “차이 총통은 오랜 관료생활을 거친 정책 전문가이고, 항상 스스로 매우 자세하게 연구한다”며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는 항상 관료 및 학자의 조언을 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진당의 한 당직자도 “차이 총통은 법안을 준비할 때마다 이 정책의 반대자들과 관련 내용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를 나눴는지를 반드시 확인했다”고 말했다. 대만 전문가인 셸리 리거 노스캐롤라이나 데이비드슨대 교수는 “대만의 현 상황은 너무 복잡해 ‘정상적인’ 범주 내의 활동으론 문제 해결이 어렵다”며 “차이 총통은 현재 대만에 꼭 필요한 지도자”라고 말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차이 총통은 펠로시 의장과 같은 거물급 인사의 대만 방문을 원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오히려 양안 간 위기 고조와 같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거 교수는 “차이 총통이 원하는 방향은 펠로시 의장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만으로의 무기 판매나 무역 협상을 승인하는 방법으로 정책적 도움을 주는 것이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 같은 법안 확대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펠로시 의장의 방문을 거절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차이 총통의 성향에 내부에선 강한 신뢰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펠로시 의장 방문에 앞서 그가 보여준 철저한 보안과 준비는 야당인 국민당도 높게 평가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노력과 별개, 현실상 문제로 계획 무산 가능성 = 그러나 차이 총통의 이 같은 리더십과 노력에도 대만의 안정, 나아가서는 국가 지위 인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으로 보는 시선이 있다. 아무리 그의 외교적 협력이 강화되더라도 중국은 언제든지 대만 침공을 단행할 수 있고, 미국 또한 자국의 이익에 의해 언제든 대만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서방 외교관은 차이 총통에 대해 “그의 노력으로 실제 대만 안보가 개선될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외교안보 외 분야에서의 문제도 차이 총통의 약점으로 평가된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방역 모범국’으로 불렸던 대만은 코로나19 백신 확보가 늦은 데다 올 들어 확진자가 급증했다. 이로 인해 차이 총통의 지지율은 6월 36%로 집권 2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섣부른 탈원전 정책을 추구하다 전국에 대정전 사태를 유발하게 한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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