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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 칼럼] 폭스바겐 '골프의 시대' 끝나나…판매량 곤두박질 '내우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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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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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인들에게 폭스바겐 하면 떠오르는 자동차가 무엇이냐 묻는다면 가장 많이 나오는 대답은 아마도 골프일 겁니다. 1974년 처음 출시해 2019년까지 3400만대가 팔린 이 해치백의 교과서는 계속해서 유럽 시장 1위 자리를 빼앗기지 않고 있습니다. 기록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데요. 그러나 골프를 짙게 덮고 있는 먹구름으로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2020년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 TOP 10 1위 : 폭스바겐 골프 (28만5013대) 판매량을 보면 골프는 르노 클리오와 약 3만6000대 차이였습니다. 1위 자리에 있는 골프의 인기, 여전해 보이죠? 하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씁쓸한 현실이 보입니다. 상위 10개 모델 중 2019년 대비 30% 이상 판매량이 줄어든 것은 골프 포함 모두 폭스바겐 모델들이었습니다. 골프 : 2019년 대비 -30.6% 전년 대비 이렇게 큰 폭으로, 그것도 최상위 모델들의 판매량이 감소한 것은 이례적입니다. 당연히 코로나19 영향으로 공장이 멈추는 등, 시장이 큰 어려움을 겪었으니 이런 판매량 감소는 고려되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골프와 경쟁하는 클리오나 208 등의 전년 대비 감소량과 차이가 크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폭스바겐 브랜드 전체 판매량은 전년 대비 -23.7%로, 골프 감소 폭이 브랜드 평균보다도 더 컸습니다. 그들의 대표 모델인데 말이죠. 만약 전기차 ID. 3가 시장에 늦게 풀리느라 급한 대로 골프 전기차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판매됐고, 거기서 나온 3만3000대 수준의 판매량이 없었다면 2020년 골프 유럽 판매량은 더 끔찍한 수준으로 떨어졌을 겁니다. 도대체 왜 이렇게 급감한 걸까요? #디젤 게이트  2015년에 터진 디젤 게이트는 폭스바겐 브랜드 전체 판매량에 악영향을 끼쳤습니다. 그중에서도 골프가 받은 영향이 컸죠. 1999년 유럽에서만 70만 대 넘게 팔린 골프는 2002년 60만대 이하로 떨어졌고,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연속 40만대 판매량에 머물렀습니다. 2009년 폐차 보조금 지급으로 상승이 있었지만 2010년 다시 40만대로 떨어지죠. 그러다 7세대 골프가 본격 판매된 2013년부터 디젤 게이트가 터진 해인 2015년까지 판매량이 늘며 다시 50만대 수준을 회복하게 됩니다. 그런데 상승세는 그게 끝이었습니다. 디젤 게이트 영향을 본격적으로 받은 2016년부터 골프 판매량은 계속 줄었습니다. #폭스바겐 골프 유럽 판매량 변화 2016년 : 49만1681대 코로나19가 아니었어도 하락세를 막기는 어려웠을 겁니다. 그리고 일종의 자존심의 마지노선이라 할 수 있는 40만대 벽도 깨졌을 겁니다. 따라서 골프의 약세는 2015년부터 다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고, 이런 흐름은 오히려 2020년 극단적인 판매량 감소로 오히려 가려질 수 있겠지만 과거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SUV 열풍, 그리고 내부 경쟁자들 골프가 위기라 보는 두 번째 이유는 SUV의 열풍과 내부 대안들입니다. 해치백과 왜건의 땅 유럽에서도 SUV 판매량은 계속 늘었고, 가장 컸던 준중형 C 세그먼트의 자동차 시장 점유율도 어느 사이엔가 SUV에 1위 자리를 넘겨주고 말았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 2세대 티구안은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여기에 더해 티록(T-Roc)까지 시장에 나오며 과거 같으면 골프를 샀을 고객들이 티구안과 티록 등으로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다시 전기차 ID.3가 나왔습니다. 전기차의 골프라 불리며 단 4개월 만에 5만4495대를 팔며 유럽 전기차 시장 3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폭스바겐 입장에선 ID.3의 선전이 기쁘지만 골프는 그만큼 영향력을 잃고 말 것입니다. 골프에 집중할 수 있던 시장 환경이 이젠 골프 외에도 선택할 수 있는 모델이 많아졌고, 자연스럽게 시장 지배력이 떨어지게 됐습니다. 그것도 내부 경쟁자들로 인해 말이죠. #경쟁력을 키워온 외부 경쟁자들, 그리고 소프트웨어 오류 리콜 그렇다면 내부 경쟁자들만 골프를 위협한 걸까요? 아닙니다. 포드, 푸조, 오펠, 스코다와 같은 유럽 브랜드는 물론, 현대와 기아, 토요타 등의 아시아 경쟁자들 또한 골프가 지배하는 준중형 해치백 시장에서 치열하게 싸웠습니다. 여전히 골프 클래스라는 자부심을 보일 정도로 골프는 그 급에서 훌륭한 상품성을 가진 최고의 콤팩트 해치백이지만 경쟁 브랜드들 또한 성능을 키우고, 차의 만듦새를 다듬었으며, 디자인과  가격 경쟁력, 보증 기간 등의 자동차 외적 서비스 경쟁력을 키우며 전방위로 골프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골프 타도를 외친다고 골프의 평가가 유럽에서 퇴색되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소비자들은 다양한 선택지를 가지게 됐고, 자신들의 취향과 상황에 맞게 차를 구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 역시 골프의 지배력을 약화한 중요 요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당장 현실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2019년 12월부터 판매가 본격 이뤄졌어야 하는 골프 신형은 소프트웨어 문제로 계속 애를 먹었습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곳곳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5월 이 문제가 표면화됐고 약 3만대의 신형 골프가 리콜됐습니다. 급하게 업데이트를 했지만 올 1월에 6만대에 가까운 골프가 유럽 시장에서 다시 리콜됐습니다. 후방 카메라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에러가 일부 모델에서 나타난 겁니다. 신형 모델 판매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이유 중 하나였죠.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문제는 골프 이미지에 타격을 줬습니다. #반등 가능할까? 몇 가지 골프를 위협하는 요인을 알아봤습니다. 지난해 악몽 같은 한 해를 보낸 골프는 2021년엔 판매량 반등이 어느 정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소프트웨어 오류가 여전히 골치 아프고, 반도체 수급 문제에 발목을 잡히는 등, 어려움이 있지만 적어도 지난해와 같은 충격적 판매량을 다시 기록하진 않을 것으로 봅니다. 새로운 골프 왜건 모델이 출시됐다는 것도 희망적입니다. 하지만 과거 골프가 가진 유럽 시장에서의 강력한 존재감, 시장 지배력을 다시 찾긴 어려울 겁니다. 안팎의 강력한 경쟁자 추격이 거셉니다. 또 골프급의 다양한 전기차들이 출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너무 많은 대안들이 마련되고 있는 것입니다. 철옹성처럼 보였던, 난공불락이라 여겼던 유럽에서의 골프 지배력도 서서히 그 힘을 잃어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건 아이러니하게 폭스바겐 그들 자신입니다. 과연 폭스바겐은 골프 시대를 어떻게 마무리할까요? 그나저나 한국 시장에서 다시 골프를 만날 수는 없는 걸까요? 폭스바겐 바람을 일으킨 일등 공신이 너무 빨리 시장에서 잊힌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이완 칼럼] 폭스바겐 '골프의 시대' 끝나나…판매량 곤두박질 '내우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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