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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 칼럼] 디젤의 시대, 아직 안 끝났다! 독일이 디젤차를 붙잡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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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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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2년 사이 전기차는 자동차 시장 주류로 확실히 편입된 듯합니다. 새로 나올 전기차에 대한 뉴스가 거의 매일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전기차에 들어갈 배터리 문제를 놓고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기업 간의 헤게모니 다툼이 치열하다는 소식들이 연일 우리에게 들려옵니다. 지구온난화 문제와 그에 따라 강화되고 있는 환경 정책은 자동차 시장의 색깔과 모양을 이전과는 전혀 다른 것으로 바꿔 놓고 있는데요. 환경친화적인 자동차를 만드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고, 속속 완성차 업체들은 전동화 브랜드로 변화를 선언하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한때 큰 붐이 일었던 디젤차에 대한 이야기는 쏙 들어가 버린 상태입니다. 환경 파괴의 주범(?)처럼 몰렸던 디젤 자동차를 지금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습니다. 괜히 디젤 이야기 꺼냈다가 시대 흐름에 역행한다는 비판이나 받지 않으면 다행이란 생각도 듭니다. 그럼에도 오늘 디젤차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정확하게는 디젤 붐을 이끌었던 독일의 현재 분위기입니다. 여전히 디젤 게이트 후유증을 앓고 있으며, 조작 사건에 연루된 인물들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독일 업계 전반이 자율주행, 디지털 등과 함께 미래의 자동차를 이끌어갈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은 전기차로 질주 중이죠. 이런 때에 왜 독일은 디젤에 미련을 못 버리는 듯한 걸까요? # 뚝뚝 떨어지던 디젤차 점유율이 주춤? 지난해 독일에서 팔린 신차(개인 자가용 기준) 중 디젤 엔진이 장착된 모델의 판매 비중은 28.1%였습니다. 이는 유럽 전체 점유율과 같은 것으로 디젤 게이트가 터진 2015년, 47.7%였던 점유율과 비교하면 40%p 이상 감소한 결과입니다. 심지어 2015년 디젤의 점유율이 60%를 넘겼던 스페인은 지난해 27.7%로 쪼그라들었습니다. 독일 신차 시장 디젤 점유율 변화 (자료=유럽자동차공업협회) 2015년 : 47.7% 연도별 변화를 봐도 디젤 게이트 영향을 본격적으로 받은 2016년부터 내리 3년간 점유율 감소폭이 컸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다 2018년과 2019년은 큰 변화가 없었는데요. 이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다시 3.9% 줄었지만 이전만큼의 낙폭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독일 자동차 전문가 일부가 2018년부터 자국 내 디젤차 점유율이 30% 수준은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비슷하게 맞아가는 느낌입니다. 위 표는 2019년부터 최근까지의 월별 연료별 점유율 변화 보여주는 것인데요. 디젤 그래프는 생각보다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작년 코로나19 영향과 전기차 보조금 정책 등으로 점유율이 줄긴 했지만 가솔린만큼 급락하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올해 들어 가솔린과 디젤의 월별 점유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최근 평균이라 할 수 있는 디젤 점유율 30%는 어느 정도 수준일까요? 독일의 연간 판매 신차가 300만 대를 넘기는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100만 대 전후로 볼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디젤이 과거의 영광을 더는 누릴 수 없게 됐지만 여전히 독일 내에서만 1백만 대 수준의 디젤차가 팔리고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숫자죠. 그렇다면 왜 이처럼 디젤차가 시장에서 버티고 있는 걸까요? # 디젤 버팀목은 업무용 자동차와 SUV 독일 신차 시장을 분석해보면 우선 작은 차를 주로 사는 개인 구매자들의 경우 가솔린 모델을 선택하는 비중이 매우 높습니다. 반면 업무용으로 쓰이는 법인, 회사차들, 그리고 그런 법인들이 많이 사는 중형급 모델들은 디젤차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많이 돌아다녀야 하는 업무 차량 특성상 연료 부담이 적은 디젤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독일 정부가 전기차로 업무용 차를 전환할 때 기업 등에 많은 혜택을 주려고 하고 있지만 충전 걱정하며 장거리를 다니는 것은 아직까지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런 업무용으로 쓰이는 중형급 자동차의 수요가 전기차 등으로 완전히 빠지기 전까지는 디젤 수요는 발생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SUV의 인기입니다. 독일은 2015년 SUV 비중이 18.7%였습니다. 그런데 불과 5년 만에 31.8%까지 SUV 판매 비중이 뛰어올랐습니다. 그리고 무거운 SUV는 여전히 디젤 엔진과의 조합을 고려합니다. 물론 소형 SUV나 4~5백 마력의 고성능 SUV의 경우는 얘기가 다르겠지만 독일인들이 가장 선호한다는 200마력대 SUV는 디젤의 수요가 여전히 높습니다. 오스트리아의 디 프레쎄지에 따르면 오스트리아에서 판매되는 중형급 이상의 SUV의 75%, 그리고 고급 차의 80%, 또한 업무용 차들의 약 70%가 디젤 엔진이 달린 것들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2018년 연말 기사이니까 다소 변화는 있었겠지만 큰 틀에서는 이런 분위기가 아직 유지되지 않나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한때 환경오염의 주범(?)처럼 몰린 디젤차에 대한 수요가 왜 여전히 발생하고 있는 걸까요? # 유로 6d 디젤차들의 놀라운 결과 디젤차가 문제가 된 것은 바로 질소산화물(NOx) 배출량 때문입니다. 디젤 게이트는 이 질소산화물 배출값을 조작해서 벌어진 사건으로, 유로 5, 유로 6c에 해당하는 디젤차들이 실제로 도로에서 배출하는 질소산화물량은 상당했습니다. 그런데 2017년부터 시작된 유로 배출가스 기준 6d-TEMP로 이전과는 다른 양상이 벌어졌습니다. 실제 도로를 달리며 테스트(RDE)해 그 값을 적용하는 유로 6d-TEMP 디젤차들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준 것입니다. 2018년부터 2019년 초까지 독일의 운전자 클럽 아데아체(ADAC)가 13개의 유로 6d-TEMP에 해당하는 디젤차 질소산화물값을 실제 도로를 달리며 측정한 결과가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13개 디젤차 모두 RDE 기준을 통과함은 물론 혼다 시빅 1.6 모델을 제외하면 유로 6d의 최종적인 기준선인 킬로미터당 80mg을 한참 밑도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이 정도 수준은 2025년부터 시작된 유로 7 (아직 구체적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요구될 수 있는 질소산화물 배출량 30mg/km은 물론, 도달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10mg/km 요구까지도 맞출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참고로 아데아체는 2000만명의 유료 회원을 두고 있는 단체로, 제조사나 자동차가 아닌, 회원들의 권리와 이익을 위해 활동을 하는 곳입니다. 굳이 데이터를 조작하거나 제조사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할 필요가 없습니다. 최근 독일 유력지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 역시 디젤차들의 질소산화물 배출 문제를 특집 기사로 다룬 바 있습니다. 과거 300~1500 mg/km 이상 발생하던 디젤차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기준치 안으로 거의 모든 차가 들어왔다고 소개했는데요. 오펠 아스트라의 경우 13mg/km, 마쯔다 3 디젤은 76 mg/km의 질소산화물을 배출한다고 자체 테스트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유로 7로 2025년부터 배출가스 기준이 강화되더라도 제조사들(특히 독일 업체들)이 감당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BMW는 최근 그룹의 미래 비전을 밝히는 연례 회의에서 미니의 경우 2030년대 초반에 완전한 전기차 브랜드로 바꾸겠지만 BMW는 2030년까지 전기차와 내연기관의 판매 비중을 거의 반반씩 가져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당장 디젤 공장 셔터를 내릴 생각이 없음을 전한 것입니다. 실제로 뮌헨 엔진 조립 공장을 오스트리아와 영국 등으로 옮겨 계속해서 생산하겠다고 공식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2030년까지 전동화 브랜드로 돌아서겠다고 한 포드 역시 영국에서 승합차에 들어갈 디젤 엔진을 위해 공장 문을 닫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포드의 한 임원은 하이브리드나 전기차 등으로 바뀌겠지만 디젤은 (생각보다) 오래 지속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 언젠가 끝이 날 디젤, 그때까진 버틴다 앞서 전기차가 자동차 시장에서 주류로 편입되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이유는 환경때문이고, 그래서 여러 나라가 내연기관과의 결별을 준비 중입니다. 노르웨이는 이미 2025년부터로 오래전 밝혔고, 유럽 여러 나라가 2030년까지 전기차만을 판매하게 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도 2035년부터, 캐나다와 프랑스는 2040년, 코스타리카는 2050년까지 전기차만 판매할 계획을 세웠고 발표했습니다. 이렇게 의지를 드러낸 곳이 약 17개 나라 (지역 포함)나 됩니다. 그런데 이는 아직도 많은 나라가 엔진 자동차 판매를 중단할 계획을 세우지 않았거나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았다는 얘기가 됩니다. 설령 내연기관 퇴출 시기를 결정한다고 해도 짧게는 10년, 길게는 유엔이 탄소 중립의 원년으로 생각하는 2050년까지는 세상 어디선가 디젤차가 팔릴 수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트럭은 말할 것도 없겠고요. 따라서 디젤차는 원하든 원치 않든 앞으로도 한동안 소비자의 선택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이런 디젤차를 무조건 배척하고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몰아만 갈 것이 아니라, 엄연한 현실의 한 영역으로 인정하고 환경친화적 디젤차로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남은 기간 동안이라도 관심을 갖고 채찍질할 수 있어야겠습니다. 그게 엔진의 시대와 잘 결별하는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이완 칼럼] 디젤의 시대, 아직 안 끝났다! 독일이 디젤차를 붙잡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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