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10장 밖에 업로드 되지 않아 원문 링크를 걸었습니다.
볼보 궁금해 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https://m.cafe.naver.com/ca-fe/web/cafes/21377412/articles/285739?fromList=true
이하 원문 내용
The best or nothing - MERCEDES BENZ
The ultimate driving machine - BMW
Vorsprung durch technik - AUDI
브랜드마다 정체성을 나타내는 슬로건이 있습니다.
볼보의 슬로건은 무엇일까 찾아 보다가 "안전과 품질은 포기할 수 없는 볼보의 철학" 이라는 폴스타 CEO 토마스 잉엔라트의 인터뷰를 보고 이런 슬로건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안전은 볼보의 철학이고, 정체성이며, 사명이다. - VOLVO"
2020 6월 5일 출고한 V60 크로스컨트 Pro 1500km 운행기를 적어보겠습니다.
오토뷰 로드테스트팀의 실측 데이터와 사진을 사용하였음을 미리 밝힙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X6KbyGXi9g&list=PLwM2uSSObhmzAJAvPQ6len1p0FhiEqTZs&index=8
1. 외관
(사진 1-2 외관)
그냥 예쁩니다.
국내에서 인기 없는 D필러를 가진 웨건인데 어색하지 않고 날렵하게 쭉 빠졌습니다.
전고와 지상고가 세단보다는 높고 SUV 보다는 낮습니다.
많은 시승기에서 지적하듯 프론트 오버행이 짧아 후륜구동 차량과 유사한 비례입니다.
전시차로 70만원을 할인받은 스타일링 키트가 차를 더 예뻐 보이게 만듭니다.
2. 제원
(사진 3 제원)
볼보의 엔진 라인업은 출력에 따라 다양합니다.
(괄호) 는 마력
디젤 D3 (150), D4 (190), D5 (235)
가솔린 T2 (129), T3 (163), T4 (211), T5 (262), T6 (340), T8 (390), 폴스타 (405)
마일드 하이브리드 B3 (163), B4 (190~197), B5 (250), B6 (300)
디젤 150~235, 가솔린 129~390, 마일드 하이브리드 163-300, 폴스타 405 마력의 다양한 출력이지만 엔진 블록은 2000cc 하나 뿐이고 심지어 디젤과 가솔린도 동일한 엔진 블록을 사용합니다.
디젤은 가솔린에 비해 압축비가 크고 발화점이 높아 가솔린 엔진보다 높은 압력과 온도, 진동을 견뎌야 하기에 별도의 엔진블록을 사용하지만 볼보는 하나의 엔진 블록으로 디젤 엔진도 만들고 가솔린 엔진도 만듭니다.
히틀러가 탐내던 양질의 철광석과 제철 기술을 보유한 스웨덴 출신 답습니다.
혹자는 볼보를 2000cc 엔진 장인이라고 하더군요^^
기술이 없어 대배기량 엔진을 만들지 못한다는 말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볼보도 예전에는 대배기량 엔진을 만들었었고 포드에 인수합병 되기 전 볼보그룹은 초음속 전투기를 만들던 회사였습니다.
볼보는 아직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지 못했습니다.
대배기량 엔진을 찾는 소수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것 보다 생산 원가 절감을 선택했고 대배기량 엔진에 중과세를 하는 자국의 강력한 환경규제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을 뿐입니다.
참고: 볼보의 엔진 라인업
https://www.media.volvocars.com/global/en-gb
3. 가속 성능
(사진 4 제로백 7.1초)
짧은 터보랙이 있지만 밟는대로 잘 나갑니다.
제로백은 동일 세그먼트, 동일 배기량, 동일 트림의 경쟁차와 비슷합니다.
가속력이 좋다고 알려진 쉐보레 볼트와 같은 수치입니다.
0.5초 미만의 제로백 차이는 대다수의 운전자가 실감하기 어렵습니다.
스피드 광이 아니라면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성능입니다.
4. 코너링
(사진 5 무게배분 전후 55:45, 좌우 50:50)
독일 3사를 섭렵해 보지도 못했고 서킷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제가 코너링을 논할 입장은 아닙니다^^;;
사륜구동이 코너링에 도움이 된다는 전문 기자들의 시승기를 보지만 전륜 기반이냐 후륜 기반이냐, 토크 배분이 어떻게 되고 있느냐의 미세한 차이를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오토뷰의 실측 데이터를 인용하자면...
전후 무게 배분 50:50의 황금 비율을 가진 3시리즈에 비할 바는 아닙니다.
하지만 55:45면 양호한 수준입니다.
구동계는 스웨덴 할덱스사의 전륜 기반 사륜구동입니다.
독일 3사의 후륜 기반 사륜구동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심심할 수도 있습니다.
볼보도 예전에는 후륜구동 모델을 만들었지만 지금은 전륜구동과 전륜 기반 사륜구동 모델만 만들고 있습니다.
눈이 많이 오는 스웨덴의 자연 환경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볼보의 철학이 후륜구동을 버린 이유일 것입니다.
후륜구동이 좋으면 독일3사로 가는 겁니다^^
5. 서스펜션
전륜 더블 위시본, 후륜 인테그랄 액슬입니다.
인테그랄 액슬.
생소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멀티링크 구조입니다.
하지만 코일 스프링을 사용하지 않고 리프 스프링을 사용합니다.
리프 스프링이라고 해서 화물차를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헨켈 (Henkel) 의 폴리우레탄 매트릭스 수지 (Loctite MAX 2) 를 소재로 하여 벤틀러 SGL 에서 생산한 섬유 보강 합성 소재의 신개념 스프링입니다.
이 리프 스프링은 쉐보레 콜벳에 이미 들어가 있습니다.
게다가 화물차는 철판을 덧붙여 만든 스프링을 좌우에 세로로 배치하지만 볼보는 폴리 우레탄 소재의 단일 스프링을 가로로 배치하였습니다.
가로배치 덕분에 후륜 상방에 불룩 튀어나와 적재공간을 잡아먹는 불필요한 구조물이 없어져 트렁크는 직사각형으로 반듯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세팅은 단단한 편입니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출렁임 보다는 한번 툭 치고 치나거는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2차, 3차의 불필요한 거동 없이 깔끔하게 타고 넘어갑니다.
V90 크로스컨트리 인테그랄 액슬 서스펜션 참고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qFyIKUUlji0&feature=share
6. 안전 사양
볼보의 세이프티 시스템인 인텔리 세이프티는 여러가지 기능을 지원합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파일럿 어시스트
거리 경보
운전자 경보 제어
차선 유지 보조
도로 이탈 방지 및 보호
도로 표시 정보
사각지대 정보
측후방 경보
후방 추돌 경고
앞차에 가까이 붙어 따라가는 타는 편인데 가끔 AEB 개입으로 깜짝 놀랍니다^^;;
핸들과 브레이크 페달 진동, 경고음, HUD 로 확실한 알람을 보냅니다.
그 정도가 얼마나 확실한지 마치 잘못을 한 후 자동차 선생님에게 혼나는 느낌입니다.
그 불쾌감이 싫어 속도를 미리 줄이게 되더군요.
볼보의 인텔리 세이프티는 운전습관을 고쳐줍니다. ㅎㅎㅎ
7. 옵션
많은 분들이 옵션 혜자라고들 하십니다.
수입 D-E 세그먼트 수준에서 갖출 것은 다 갖췄습니다.
열거하자면 손가락이 아플 정도.
전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제일 편했습니다.
8. 오디오 시스템
Pro 트림에는 Bowers and Wilkins 오디오 시스템이 들어가 있습니다.
클래식을 좋아하고 오케스트라 연주곡을 특히 즐겨 듣는데 스피커의 해상력이 좋아 다양한 음역과 음색을 갖춘 여러가지 악기 소리가 잘 구분되어 들립니다.
특히 예테보리 콘서트홀 모드로 들으면 신세계입니다.
프리미엄 D, E 세그먼트 중 탑 수준이고 1억 이상의 F 세그먼트에 들어가도 손색 없는 오디오 시스템이라고들 하네요.
오디오 만으로도 Pro 트림을 선택할 가치가 충분히 있습니다.
XC90 오디오 리뷰
https://www.youtube.com/watch?v=av4mCDsiTp0
9. 시트
시트 설계에 정형외과 전문의를 참여시킨다는 볼보의 시트.
내 몸에 딱 맞는 소파에 앉아서 운전하는 느낌입니다.
시트만 떼어서 자기 차에 달고 싶었다는 시승기를 본 기억이 나네요. ㅎㅎ
1,2열 열선과 1열 통풍, 1열 마사지 기능을 갖췄습니다.
에어컨은 5단, 통풍 시트는 3단에서 소음이 꽤 있습니다.
마사지 기능은 그리 시원하지는 않습니다.
졸릴 때 주의 환기를 위해 써볼 만 합니다.
10. 정숙성
(사진 6 아이들링 39.5, 시속 80km 시 59.6 dBA)
터보차저의 영향인지 그리 조용하지는 않습니다.
엔진음은 처음 들으면 디젤로 착각할 수 있는 음색입니다.
아이들링이 지속되면 소음이 줄어들긴 합니다.
진동도 꽤 있습니다.
링컨이나 렉서스 같은 NVH 를 기대하면 실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디젤의 소음과 진동에 비할 바는 아닙니다.
11. 제동 성능
(사진 7 시속 100→0km 제동거리 34.18m)
2019 6월 자료이니 그 사이 랭킹 변화가 있을 수 있습니다.
34.18m (제조사 발표 35m)
후덜덜...
보통 중형 세단이 38~42m 정도 나옵니다.
V60 크로스컨트리 위에는 AMG GT S 하나밖에 없습니다.
테스트를 반복해도 35미터를 넘지 않는 내구성과 재현성도 합격점이었습니다.
제동 성능은 업계 탑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안전은 볼보의 철학이고, 정체성이며, 사명이다. - VOLVO"
12. 연비
(사진 8 100km/h 주행 연비 17.0km/l)
이건 좀 가슴이 쓰립니다.
시내 출퇴근 누적 연비가 8.0km/L 가 채 안되네요.
2000cc 가솔린 터보 엔진의 한계인가요.
19인치 휠도 나쁜 연비에 일조합니다.
게다가 고급유만 넣다 보니 주행 시 Eco 모드를 선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ㅠㅠ
그래도 고속도로 주행은 14km/L 정도까지는 찍어 봤습니다.
13. 서비스 센터
청주에 센터가 없어 대전까지 가야 합니다.
때문에 집 근처에 센터가 있는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 링컨도 기웃거려 봤습니다.
S80 에서 X5 + A6 로 넘어간 위층 사장님이 볼보 서비스는 좋은 편이라고 했던 말을 위안 삼습니다.
14. 단점
진동과 소음
낮은 연비
아직은 눈에 콩깍지가 덮혀 더 타봐야 알 것 같습니다.
15. 총평
(사진 9, 10 총평)
볼보가 프리미엄인가?
이 질문에는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제기합니다.
저는 Niche premium 이라 생각합니다.
전통의 강자 독일 3사가 선도하는 프리미엄 시장에 막 뛰어든 신예 주자일 뿐입니다.
사람들이 S60 를 3시리즈와, 곧 나올 S90 을 E 클래스와 자꾸 비교하는데 사실 조금 민망합니다^^;;
해당 세그먼트의 교과서인 3시리즈, E 클래스를 벤치 마킹의 대상으로 삼는다면 모를까 비교의 대상으로 삼으면 욕먹습니다.
빠가 까를 만든다는 속설도 기억해야 하구요.
하지만 재규어, 캐딜락, 링컨, 렉서스와는 비교해 볼 만 합니다.
어떤 이유든 독일 3사를 배제한 상태에서 프리미엄 수입차를 찾는다면 충분히 훌륭한 선택지라 생각합니다.
"모든 차에는 저마다의 매력이 있다."
모든 조건을 다 갖춘 차는 없습니다.
아무 매력이 없는 차 또한 없습니다.
가성비든, 연비든, 디자인이든 하나 이상은 매력을 가지기 마련입니다.
때문에 차를 고를 때는 언제나 Trade-off, 즉 하나를 얻으면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 합니다.
구매 이유, 차의 용도, 내가 추구하는 차의 이상형, 그리고 예산을 분명히 한 후 자신과의 타협을 거쳐야 후회하지 않는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Sheer driving pleasure 를 원하면 BMW
하차감이 필요하면 메르세데스 벤츠
라이트와 사륜구동 매니아는 아우디
NVH 가 중요하면 링컨, 렉서스인 거죠
전 안전과 가성비의 볼보를 택했습니다.
6000만원이 넘는 차에 무슨 가성비냐구요?
가격이 아니라 가성비 (가격대 성능 비율) 입니다.
6000만원으로 7000-8000만원대 차량의 상품성을 누린다면 가성비 있는 겁니다.
선택은 각자의 몫입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