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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제

호박, 요리의 주연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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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Lv 103
조회 수846

“이것 좀 먹어봐, 정말 맛있어.” “응 아니야, 아빠나 많이 먹어.” 고기를 소금장에 찍던 아이는 냉정했다. 하지만 난 흔들렸다. 밭에서 난 채소들을 듬성듬성 잘라, 버섯과 함께 볶기만 했을 뿐이다. 간은 소금과 후추만 했고 들기름을 훌훌 둘렀다. 그런데 이럴 수가 있는가. 이렇게 쉽고 빠르고 무성의하게 했는데 맛있는 음식이 갖춰야 할 모든 요소를 충족할 수 있단 말인가. 브로콜리가 뭉그러지지 않고 씹혔다. 입안에서 가볍게 부서지는 맛이 아삭하다 못해 고소했다. 버섯의 쫄깃함이야 두말할 나위가 없고, 들기름의 풍미야 워낙에 확실한 것이지만 놀라움은 호박에서 폭발했다. 이 맛이라면 가히 어떤 음식이라도 받쳐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농사지으며 어쩔 수 없이(!) 가장 많이 먹은 것은 고기다. 7년 전 처음 한 이랑을 얻어 텃밭을 시작했을 때, 뇌피셜(?)로 이해했다. 사람이 왜 염소를 키워왔는가. 아무리 먹어치워도 소용없었다. 사람은 워낙 나약한 존재이기에 제 밭에서 나는 푸성귀를 홀로 다 소화할 수 없다. 그래서 마을을 이루고 이웃과 관계를 맺고 사회성을 습득하지 않았을까. 다 농사를 지었기 때문에.

호박, 요리의 주연이 되다호박, 요리의 주연이 되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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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맨8Lv 116

아빠나 먹어 ㅠㅠ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