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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지프 랭글러 4xe '시대가 바뀌어도 영원한 오리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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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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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지프 랭글러를 보면 멸종을 앞둔 고생물을 만나는 것 같았다. 생존을 위해 늘씬하고 부드럽게 진화하는 여타 SUV와 달리 뚜렷한 정체성을 유지한 채 80여년의 긴 세월을 묵묵히 버텼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시스템을 탑재한 랭글러 4xe는 어딘가 어색하다. '하이브리드'란 단어가 좀처럼 달라붙지 않는 느낌이다. 생각해보면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카로 제대로 된 임도를 가본 적이 없다. 자칫 산길을 달리거나 강을 건너다 엄청난 수리비를 물어낼지도 모를 테니 말이다.   # 요란하지 않은 지프다움 전동화 모델이기 이전에 지프라는 오리지널리티를 강조한 걸까. 랭글러 4xe는 전동화 모델이라는 점을 애써 드러내지 않는다. 그릴을 꽉 막아둔다거나 공력 성능에 유리한 접시같은 휠을 달지 않았다. 운전석 A필러에 마련된 충전 포트와 테일램프 인근에 자리 잡은 4xe 엠블럼이 전부다. 그 외에는 기존 랭글러와의 차이점을 찾기 어렵다. 1세대 YJ부터 4세대 JL까지 변함없는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계승하고 있다. 세븐 슬롯 그릴을 비롯해 동그란 헤드램프 등 대부분 디자인 요소가 그대로다. 각진 휠 아치와 기교 없이 반듯한 루프라인, 툭 튀어나온 앞범퍼 등 공기역학 성능은 전혀 신경 쓰지 않은 모습이다. 실내도 랭글러 특유의 투박한 기조를 그대로 이어간다. 다만, 시동을 걸면 운전자를 반기는 8.4인치 유커넥트 시스템과 동력 에너지 흐름을 표시하는 모니터링 시스템, 그리고 하이브리드·일렉트릭·e세이브 등 3가지 주행 모드는 기존 랭글러와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대용량 배터리팩은 뒷좌석 시트 하단에 위치한다. 덕분에 특별히 손해보는 공간은 없다. 무려 96개의 리튬이온 배터리 셀이 더 얹어졌지만, 시트고가 높아지거나 레그룸이 좁아지지 않았다. 비교적 여유롭게 설계된 특유의 구조 탓에 가능한 패키징이다.  상대적으로 수납 공간의 활용도는 떨어진다. 컵홀더와 센터 콘솔은 전반적으로 여유롭지만, 스마트폰이나 지갑 등 개인 소지품을 둘 수 있는 공간이 마땅치 않다. 도어에 붙어있는 사이드 포켓에 소지품을 넣어두자니 문을 여닫을 때마다 떨어질까봐 불안하다. # 전기모터가 아쉬웠던 2%를 채워준다 랭글러 4xe는 최고출력 272마력, 최대토크 40.8kg.m을 내는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바탕으로 두 개의 전기모터를 구동하는 17.3kWh 배터리팩 등이 조합됐다. 시스템 최고출력은 375마력, 최대토크는 64.9kg.m을 발휘한다. 배터리는 1회 충전 시 전기만으로 약 32km를 주행할 수 있고, 배터리 완충에는 약 2시간 30분이 소요된다. 기존 랭글러보다 눈에 띄는 점은 파워트레인 응답성이다. 조금은 답답하게 느껴졌던 저속 구간에서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전기모터가 개입하니 호쾌하다. 60km/h까지 별 무리 없이 전기 모터만으로 가속할 수 있다. 재가속을 반복하는 고속 주행에서도 꾸준한 모터 개입으로 기대 이상의 가속력을 보여준다. 배터리 탓에 공차중량 335kg이나 늘었지만 전혀 체감되지 않을 정도다.  안정적인 출력은 온로드뿐 아니라 오프로드에서도 만족감을 높인다. 15도 가량의 경사로도 전기모터만으로 주파한다. 전방이 감지되지 않을 정도로 급한 언덕에서도 가속 페달의 답력만 꾸준히 유지하면, 별 무리 없이 조용하게 코스를 지날 수 있다. 백미는 일렉트릭 모드에서 만끽하는 오프로드다. 소음이 없으니 돌 구르는 소리, 물 튀는 소리,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소리만 들려온다. 오프로드에서 만끽할 수 있는 역동적인 움직임과 그에 맞지 않는 조용한 엔진음은 이색적인 감각을 선사한다. 어쨌건 엔진이 작동되지 않으니 결과적으론 주변 동물들을 놀라게 하지 않는다.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대목도 있다. 로우 기어(4L)를 체결한 상태에서 순수 전기모드로 주행해도 응답성은 한결같다. 조금은 답답하더라도 우직하게 밀고 나아가는 로우기어 특유의 '맛'이 부족하다. 배터리 효율이 떨어지더라도 특유의 강력한 토크를 끌어낼 수 있는 방향으로 바뀌었다면 어땠을까. # '조금 더! 조금 더!' 랭글러 4xe는 특유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면서도 전동화란 시대의 흐름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잘 해석해냈다. 대자연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자동차인 만큼, 전기모드 주행만으로 모험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유독 뜻깊다. 일렉트릭 모드로 30km 이상을 달릴 수 있으니, 일상에서 출퇴근은 전기만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다만, 4xe를 오버랜드 모델로만 구성한 점은 아쉽다. 이차는 랭글러다. 배터리만으로 '오프로드'를 주행할 수 있다는걸 보여주려면, 오프로드 성능에 특화된 루비콘 모델도 4xe가 반드시 나와야만 한다. 실제로 지난해 랭글러 국내 판매량 중 절반이 루비콘이다. 지프 고객들이 랭글러를 어떻게 타고자 하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근거다. 내년에는 더욱 거친 곳을 갈 수 있는 루비콘 4xe도 만나보길 바란다.
[시승기] 지프 랭글러 4xe '시대가 바뀌어도 영원한 오리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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